[기자수첩] 한국소비자원이 '검사 천국'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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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국소비자원이 '검사 천국'이냐?
  • 김한나 기자 hanna@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09월 10일 0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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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문제 및 정책에 전문적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

한국소비자원장을 뽑는 공모지원 자격의 가장 첫 번째 조건이다.

그러나 제 13대 한국소비자원장에 강력부 검사 출신 정대표 변호사가 임명되면서 한국소비자원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정 신임원장의 '출신'과 한국소비자원 역할 간의 온도차가 극심해 '낙하산 인사' 의혹이 도마에 오른 것.  

정 신임원장은 올 6월 변호사로 개업하기 전까지 마약범죄 수사 등 강력부 검사로 활동해 왔다. 법조인이 한국소비자원장이 된 것은 1987년 개원이 후 처음일 정도로 그의 임명소식은 조금 '특이'하다.

강력부, 그것도 마약 범죄를 전문으로 했던 검사 출신이 '소비자 권익 제고' 및 '피해구제 확충' 등 한국소비자원의 역할을 얼마나 깊이 있게 이해하고 추진할 수 있을지 의문이 고개를 든다. 

이번 인사는 그간 3대 째 한국소비자원장에 관련 학과인 소비자학과 교수로 역임 중인 인물들이 자리를 채웠던 것과도 상반된다.

이번 한국소비자원장에는 3인이 공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에는 한국소비자원 설립부터 관여해 '소비자 전문가'로 불리는 이강현 한국소비자원 전 상임이사도 있다. 이 전 상임이사가 탈락한 이유는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한국소비자원장 추천위원회의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무늬만 공모' '낙하산 인사' '보은인사' 등의 뒷말이 무성한 이유다.

특히 추천위원회의 심사가 무뎌졌다는 지적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소비자원 내부에서 쇄신 요구도 빗발쳐왔다.

공모와 심사과정을 통해 한국소비자원장을 발탁했으나  공공기관에 대한 경영평가에서 한국 소비자원이 최하위 등급을 받으면서 1년 10개월 만에 불명예 퇴임한 사례가 불신을 키운 대표적 일화다. 

물론 정 변호사가 한국소비자원 내부의 단합과 혁신을 진두지휘하는 '당찬원장'의 역할을 기대하는 여론도 적지 않다. 실제 한국소비자원 내부 조직원들 사이에서도 비전문가가 오히려 체질개선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소비자원의 고유기능과 중첩되는 사안이 없다시피한 정 대표의 이력 앞에 한국소비자원의 내부기강은 하향곡선을 그린지 오래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지난 7월에 취임한 정병하(전 홍천지청장) 소비자분쟁조정위원장도 검사(사시28회)출신으로 오는 2015년 6월까지 임기가 보장돼 있다. 한국소비자원의 핵심축을 '검사'들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의 권익을 증진하기 위해 국가에서 설립한 전문기관이다. 한국소비자원의 위상 강화와 더불어 소비자 권익을 향상시키기 위해 정 신임원장이 '힘'을 쓸 수 있을 지 우려 섞인 시선이 적지 않다. 

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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