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여성 인력, 언제까지 '비주류' 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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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여성 인력, 언제까지 '비주류' 인가요?
  • 김한나 기자 hanna@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08월 20일 0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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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게는 남자가 갖지 못하는 숨겨진 힘이 있다. 앞으로 여성인력을 중시하겠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 4월에 한 말이다. 여성들의 고위직 진출을 막는 회사 내 보이지 않는 장벽인 '유리천장'을 혁파하겠다는 내용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그렇다면 여성직장인들에게 실제 승진상한선 같은 것이 존재할까? 통계 자료를 보면 아쉽게도 '그렇다'. 최근 금융감독원과 통계청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의 등기임원 813명 중 여성임원은 12명에 불과했다. 1.5%에 해당한다.

100명이라고 본다면 단 1명에 불과한 여성임원의 수치가 당황스럽기만 한데 자세히 들여다 보니 실상은 거의 0%에 가깝다.

현직 여성임원 가운데 현대상선과 현대증권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있기 때문에 여성 임원은 11명에 불과하다.

여기에 실제 경영에 참여하는 여성 등기 임원은 현 회장을 포함해 이화경 오리온 사장, 신영자 롯데쇼핑 사내이사 등 3명에 그친다. 전부 오너 일가다. 이들마저 제외하면 여성 전문경영인은 전혀 없고 대학교수, 시민사회단체 출신과 같은 사외이사뿐이다.

사회의 인식이 조금씩 달라 지지만 여성에게 아직도 뛰어넘기 어려운 유리벽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아울러 여성의 사회진출과 달리 복지나 일의 질 개선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여성은 여전히 여러모로 사회의 비주류 인 셈이다.

여성의 경제활동을 발목 잡는 것은 일과 가정의 양립 문제일 것이다. 양육 등 소위 '가정일'이라고 불리는 것들이 이젠 '남녀 공동책임'이라는 공감대는 형성한 것으로 보이나 이 역시도 개개인 가정사로 들어가면 녹록하지 않다. 여전히 여성의 몫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배경 탓에 여성들은 출산과 육아 등이 집중되는 30대에 잠시 사회에서 물러나게 된다. 승진 기회 라던지 경력은 단절된다. 여성인력이 활용되지 못하는 악순환이다.

여성은 인적자원이다. 생산 가능인구로 활용도가 높을 수 있지만 가정과 육아, 기업 내 유리천장등에 막혀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국가적으로도 자원낭비가 아닐까 싶지만 아직 정부 차원의 제도적 뒷받침도 여성이 마음껏 일하기엔 효과가 미미한 실정이다.

한 경제전문가는 미래 경제성장의 원동력을 '여성'으로 꼽은 바 있다. 여성의 사회진출을 돕고 잠재력을 활용한다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여성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세상을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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