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소비자 등치는 연예인 백지영 쇼핑몰
상태바
[기자수첩] 소비자 등치는 연예인 백지영 쇼핑몰
  • 박효선 기자 phs@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07월 16일 08시 36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비자를 '봉' 취급 했네요."

연예인 쇼핑몰 '아이엠유리'의 단골 고객인 대학생 권모(24)씨의 하소연이다.

권씨는 평소 좋아하던 연예인 백지영이 운영하는 쇼핑몰에서 '상품평'을 참고해 의류를 구매했다. 칭찬 일색인 옷을 골라 사도 제품에 만족하는 경우보다 실망감이 더 컸던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며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상품 후기 조작 등으로 소비자를 속인 연예인의 쇼핑몰을 무더기로 적발했다. 가수 유리와 백지영이 운영하는 '아이엠유리', 황혜영이 대표로 있는 '아마이', 김준희의 '에바주니' 등이 대표적이다.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의 연매출을 올리는 쇼핑몰들이다.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이유다. 이들 쇼핑몰은 교환∙환불 막기, 특정 고객에만 경품증정, 상품평 조작 등 온갖 행태로 소비자를 우롱했다.

일부 쇼핑몰은 지각 등 근무수칙을 위반한 직원에게 의무적으로 사용후기를 5회 작성토록 한 것으로 드러나 '조작의 극치'를 이뤘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정보가 되는 '상품평'이 지각한 직원들의 벌칙으로 전락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저지른 것이다.

이들 인기 연예인 이름을 믿고 찾은 소비자들을 속여가며 번 돈이라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연예인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사랑 혹은 신뢰를 '돈 벌이 수단'으로 악용했다는 점에서 실망감은 분노로 바뀐다.

공정위 적발 이후 이들의 태도는 더욱 가관이다. 일부 연예인 쇼핑몰 운영자는 허위 후기를 게재해 '미안하다'는 뻔뻔스러움으로 일관했다. 소비자들의 피해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보상하겠다는 등의 계획은 빠져있었다.

다른 업체들은 아예 입을 다물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겠지'라는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염려된다.

쇼핑몰을 운영하는 연예인들이 간과해서는 안 될 사실이 있다. 높은 인지도로 단기간에 쇼핑몰을 키우고 돈을 번 만큼 그 인지도는 독이 되어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다.

연예인이 운영한다는 이유로 가졌던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 소비자들은 일종의 '배신감'을 느끼며 등을 돌릴 것이다.

쇼핑몰 경영에 있어서 연예인이라는 수식어가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스스로에 달려 있다.

추락한 연예인 쇼핑몰에 대한 믿음이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의 신뢰와 사랑을 '기만 행위'로 되돌려 주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서다.

소비자 신뢰를 등에 업고 사기친 이들 연예인 쇼핑몰들의 끊임없는 자정노력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컨슈머타임스 박효선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