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관광후진국(?) 코리아, 말로만 "웰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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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관광후진국(?) 코리아, 말로만 "웰컴"
  • 김한나 기자 hanna@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07월 09일 0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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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자는 중학교 재학시절 수학여행으로 찾았던 경주를 다시 방문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경주는 환상적인 도시였다.

불국사와 석굴암, 첨성대, 안압지 등으로 이어지는 유적지 등을 통해 신라시대 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 

아침이슬이 맺힌 숲 속 길을 가볍게 걸어 당도한 석굴암의 위용은 실로 대단했고 나란히 서있는 불국사의 다보탑과 석가탑은 아름다웠다. 또 밤에는 조명으로 고즈넉한 모습을 드러낸 안압지의 풍경에 설렘을 느끼기도 했다.

풍요로운 볼거리와 즐길거리 등 인프라와 콘텐츠의 품질만 놓고 봤을 때 세계 어느 관광지에 견주어도 비견될 수 없을 만큼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 잡을 만한 것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곳에서 일어났다. 유적지 마다 지불해야 하는 입장료는 카드결제가 불가능했다. 현금 영수증 발급도 물론 불가능했다. 

주자창 입구에서는 유니폼 등을 갖춰 입지 않은 중년 남성이 다짜고짜 주차료로 1000원을 요구했다. 불과 100m를 지나자 유사한 분위기의 남성이 똑같이 주차료를 요구하는 식으로 주먹구구식 운영이 속속 포착됐다.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외국어 안내나 해설, 표지판 등도 부실했다. 안압지의 야경을 보고 연신 "판타스틱(Fantastic)"을 외쳤지만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통에 택시를 부르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관광객도 보였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관광지로 꼽히는 경주의 관광 시스템 실태였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내 관광산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국내관광 편의를 제고해 내수관광 수요 확대를 위한 기반을 조성한다는 내용이었다.

한마디로 내수경기 진작을 위해 휴가철 국내여행 권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도 바가지요금 근절, 유자격 가이드 확충 등을 개선 과제로 삼았다.

문광부의 계획이 실질적인 관광수입 증가 등으로 실효성 있는 성과를 거두려면 아직도 후진적인 구태, 악습의 관행 등이 우선 개선돼야 할 것이다.

외래관광객 1000만명, 관광수입 120억 달러 시대를 맞이 했다는 자랑보다는 명실상부한 관광대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대대적 의식변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올해도 기자의 꽤 많은 지인들은 해외 여름 휴가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이번 문광부의 관광산업활성화 바람이 이뤄져 기자를 포함한 이들의 여름휴가 계획이 향후 몇년 내에 국내관광으로 바뀔지 기대해 본다.

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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