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현 현대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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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현 현대옥 대표
  • 김재훈 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08월 06일 0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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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의 세계화는 필연적…위상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
   
 

콩나물 국밥. 콩나물을 우려낸 국물에 밥을 넣고 새우젓으로 간을 한 뒤 고명을 얹은 전라도 지방의 음식.

애주가들의 쓰린 속을 풀어주는 대표 '해장국'이자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먹어 봤음직한 대표적인 점심메뉴 중 하나다.

그렇다고 다 같은 콩나물 국밥 쯤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1979년부터 전라북도 전주 지역 재래시장에서 명성을 쌓아온 양옥련 할머니의 '현대옥'이 미식가들 사이에서는으뜸으로 꼽힌다.

지난 2009년 이 같은 '손맛'을 인수한 오상현 현대옥 대표는 '맛표준화' 작업을 진행함과 동시에 세계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어 외식업계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

전국적으로 성업중인 영업점만 벌써 67개. 그간의 성공스토리와 향후 계획을 오상현 대표로부터 직접 들어봤다.

Q. 콩나물 국밥 프랜차이즈 '현대옥'의 출발 일화가 재미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그렇습니다. 현대옥은 1979년 전북 전주 재래시장에서 장사를 시작한 조그만 국밥집이었습니다. 전주에서는 맛있다고 정평이 난 집이었습니다. 이후 주인이자 창업주인 양옥련 할머니로부터 2008년 브랜드와 노하우를 인수받았습니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많은 않았습니다.
농협에 근무하다 나이 40에 희망퇴직을 하고 전주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다 우연한 기회에 현대옥을 만났습니다. 무릎관절염을 심하게 앓고 계셨던 양옥련 할머니의 눈에 제가 들어온 거죠. 현대옥을 인수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몇 있었는데 운이 좋게도 제가 낙점됐습니다. 삼겹살집을 운연한 경력이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자칫 맥이 끊길뻔했던 현대옥의 콩나물 국밥 노하우를 제가 전수받게 된 거죠.

Q. '현대옥'의 전국 가맹점수가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전국적으로 67개의 영업점이 성업 중입니다. 현대옥 프랜차이즈가 공식적으로 설립된 것은 2009년입니다. 우리는 '2세대 현대옥'이라고 부릅니다. 단기간에 빨리 성장한 케이스죠.

Q. 우리나라 식도락가들 사이에 독특한 패턴이 있습니다. 번거로움을 감수하고서라도 이른바 '원조집'을 찾는 것인데요. 원래 그대로의 맛을 찾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프랜차이즈는 '원조집'의 맛을 유지하기 힘들지 않겠습니까?

== 한식 조리기술의 한계로 볼 수도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레시피화가 덜 됐다는 것입니다.
사람의 손맛이 음식맛을 좌우한다는 거죠. 하지만 우리는 콩나물 국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국물의 레시피화를 이뤘습니다. 전국적으로 맛에 대한 표준화 작업을 완료했다고 보면 틀림 없습니다. 전국 어디서도 전주 현대옥의 그 맛을 느끼실 수 있다는 얘깁니다.

Q. 일종의 경쟁사라 할 수 있는 군소 콩나물 국밥집이 전국적으로 많습니다. 현대옥만의 차별화 포인트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장인들에게는 나름의 비법이 있습니다. 말씀 드렸듯 콩나물 국밥은 국물이 핵심인데요. 전주지역에서만 생산되는 콩나물, 표고버섯, 헛개나무를 비롯해 여수산 멸치 등 좋은 재료들만 활용해 국물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수많은 콩나물 국밥집이 중국산 식재료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현대옥은 다르다고 분명히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실제 우리가 사용하는 콩나물은 전주시로부터 친환경 인증을 받기도 했습니다. 현대옥이라는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핵심가치이기도 합니다.

   
 

Q. 최근 일부 프랜차이즈 식당을 중심으로 위생논란이 거세게 번지고 있습니다. 반찬 재사용이나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등의 사례가 대표적인데요. 매장수가 늘면서 생기는 일종의 부작용같습니다.

== 현대옥은 반찬재사용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고 위생교육을 철저하게 하고 있습니다. 가맹점계약조항에 음식물을 재활용하다가 적발되면 계약을 파기하게끔 강력한 패널티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콩나물국밥 자체가 애초 밥알이 들어가 있어서 재활용이 불가능한 메뉴입니다. 반찬 가짓수도 적어 (반찬) 재사용이 경영적인 도움에 크지 않다는 것을 업주들이 잘 알고 있습니다.

Q. 최근 전주대학교와 장학금 후원 MOU를 체결했습니다.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해 나간다는 취지외에 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 개인적으로 대학시절 부유한 환경에서 생활하지 못했습니다. 다행인건 장학금 혜택을 받으면서 대학을 마쳤다는 것이죠. 그때 깨달은 것이 바로 대학시절 장학금은 누군가의 인생에 자양분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사업을 하면서 금전적으로 여유가 생겨서 장학금 후원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전주 지역에 본사가 있다보니 전주대와 그런 인연을 맺게 됐습니다. 2010년에는 전북대학교 식품영양학과에 2400만원을, 올해에는 동물자원학과에 2400만원을 각각 지원했습니다. 전주고등학교 학생 2명에 대한 1년분 장학금도 300만원을 기탁했습니다.
지역사회에서 받은 고마움을 다시 돌려주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장학금은 식품 관련 학과 학생들에게 지급하고 있습니다. 음식과 관련된 사업은 향후 부가가치가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 작은 식당을 크게 만드는 외식산업분야만 해도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얼마든지 열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향후 사업계획과 소비자들에 대한 당부의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 한식의 세계화는 필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가수들이 세계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는 것을 보세요. 비빔밥이나 김치, 갈비와 같은 우리나라 음식들도 세계시장에서 점차 훌륭한 맛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위상이 커가면서 한국의 음식문화도 자연스럽게 위상이 올라간다고 봅니다. 현대옥 콩나물 국밥도 그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이미 중국에는 서비스 특허가 등록된 상태입니다. 단계적으로 다른 나라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끝으로 한말씀 드리자면, 식당쪽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극심한 감정노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손님 앞에서 자신의 기분을 함부로 드러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간혹 실수를 했다 하더라도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봐 주셨으면 합니다.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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