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카페베네 '방귀 뀐 놈이 성 낸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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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카페베네 '방귀 뀐 놈이 성 낸다더니…'
  • 문유진 기자 eugene@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06월 18일 0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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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최근 전화 한 통을 받았다. 한껏 격앙된 목소리였다.

목소리 주인공은 "기사를 이렇게 쓰면 어떻게 하느냐"고 쏘아 붙였다. 카페베네 측 홍보담당자였다.

바퀴벌레 이물 사건으로 몸살을 앓은 카페베네의 미흡한 사후 처리를 지적한 기사에 대한 항의전화였다. 그는 통화 내내 "기사가 잘못 됐다"는 주장을 되풀이 했다. 근거는 이물과 관련한 조사 결과서 한 장.

그들이 제시한 자료에는 '바퀴벌레가 나올 수 없는 환경'이라는 주장만 있을 뿐 유입경로 등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청소가 미흡한 틈새 부분은 있지만 바퀴벌레와 같은 유해생물이 서식한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는 문구만 반복됐다.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을 정도의 구체적인 해명은 내놓지 못한 상태. 허술하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페베네 측은 조사를 의뢰했고, 결과도 공개 했으니 할 도리를 다했다는 '배째라'식의 반응이다.

그의 불만은 또 있었다. "기사 쓴다"는 말도 없이 자신의 발언을 기사화 했다는 것.

카페베네 홍보담당자는 "외부에 나가있을 때 통화한 내용을 그대로 기사화 하면 어떻게 하느냐"라며 "기사를 쓸려면 쓴다고 말을 해야지 그 내용을 그대로 쓰면 안되지 않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가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홍보담당자의 해명을 듣고 기사를 쓰는 것은 통상적인 일이다. '엠바고'나 '오프더레코드'가 대화중 언급되지도 않았다. 이해할 수 없는 '생 떼'에 불과하다. 

소비자들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극한의 의지, 혹은 추후 유사사고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는 등 발전적 해명이 있었고 이 내용을 중심으로 기사를 작성했다면 어땠을까. 그때도 "허락없이 썼다"고 아우성을 칠까?  

그는 통화 말미에 언론사에 '강경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다려 볼 일이다. 

다만 소비자들이 바퀴벌레가 나오는 음료수를 또 다시 먹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카페베네의 위생관리에 초점을 맞춘 '강경 조치'를 먼저 취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컨슈머타임스 문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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