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희 '원어데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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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희 '원어데이' 대표
  • 최미혜 기자 choimh@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04월 02일 0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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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없는 농산물 100%환불…실속 제품 지구상에서 제일 싸게 파는것이 목표"
   
 

"선주문 후생산 방식으로 제품 가격을 시중가의 절반으로 낮추겠습니다."

"맛 없는 농산물 100% 환불해드립니다."

"1만원 이상의 상품을 무작위로 담은 '원박스'를 1000원에 판매합니다."

온라인 쇼핑몰 '원어데이'의 이준희 대표는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신선한 아이디어를 끊임 없이 쏟아낸다. 차별화된 서비스, 한발 앞선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는 그는 업계 관계자들의 주요 관심 대상이기도 하다.

하루에 한가지 제품만 판매하는 쇼핑몰 '원어데이'에 이어 선주문 후생산 방식을 도입한 쇼핑몰 '지메이크'를 새롭게 선보인 이준희 대표. 그를 직접 만나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법'을 들어봤다.

◆ 선주문 후생산 '역발상' 쇼핑몰에 접목

Q. 최근 문을 연 쇼핑몰 '지메이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짧게 소개해 주신다면요.

== 세계 최초로 선주문 후생산 방식을 채택한 쇼핑몰입니다. 이미 생산된 제품을 판매하는 기존 방식을 뒤집어 제조와 판매의 순서를 바꾼 것이죠. 생산자는 주문량 만큼만 생산하면 되기 때문에 재고에 대한 부담이 없습니다. 소비자는 원하는 상품을 정상가 절반 이하 수준의 파격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Q. 지메이크의 차별화 포인트는 선주문 후생산 방식입니다. 단순해 보이는데 누구도 쇼핑몰에 도입하지 않아 오히려 신선해 보입니다.

== 주문을 받고 제품 생산에 들어가기 때문에 소비자가 제품을 받아보려면 상당 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예전부터 선주문 후생산 방식을 고민했지만 소비자를 기다리게 해야 한다는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품질이 좋고 가격이 싸다면 소비자들이 충분히 기다린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몇 번 제품을 생산하다 보니 생산기일을 줄이는 방법도 찾아냈습니다. 처음에는 생산에 40일 걸리던 제품을 20일 내로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화장품 같은 경우 처음 용기를 디자인 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이후에는 일주일 내로 생산이 가능해집니다. 화장품 가격의 거품을 조금 빼는 정도가 아니라 원료 값보다 조금 더 받는 수준에서 제품을 판매할 계획입니다. 8만원짜리 화장품과 같은 성능의 제품을 7000원에 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Q. 농산물에는 '맛 보증제'를 도입하신 것으로 압니다. 맛에 대한 판단은 주관적인데 품질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하면 될까요.

== 농산물은 같은 브랜드라고 해도 맛이 다릅니다. 성주참외를 예로 든다면 대표브랜드는 성주참외지만 재배 농가마다 맛의 차이는 있습니다. 우리는 농장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더 맛있는 참외를 찾아내는 작업을 합니다. 쉽지 만은 않은 일입니다. 농민들을 직접 만나고 신뢰를 쌓아야 하죠. 일정한 맛과 품질의 농산물을 판매하는 것이 다른 쇼핑몰과 차별화된 점입니다.

아직 맛이 없다고 반품한 사례는 없습니다. 지켜봐야겠지만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면 계속 '맛 보증제'를 유지할 계획입니다.

   
 

Q. 상품기획자(MD)들의 역량에 따라 판매 상품의 질이나 가격이 크게 달라질텐데요. 원어데이 MD들에 대해 소개해 주신다면요. 

== 18명의 MD가 일하고 있습니다. MD가 새로 들어오면 고참 MD가 일정기간 같이 생활을 합니다. 처음부터 업체와의 거래를 성사시키기는 어렵습니다. 다른 쇼핑몰 MD나 홈쇼핑 MD들은 제품을 팔아달라고 찾아오는 사람들을 관리하는 정도지만 우리 MD들은 제조사를 일일이 찾아 다닙니다. MD 한 명당 관리하는 업체가 100곳 정도 됩니다. 농산물 담당 MD들은 일주일에 한번은 출장을 갑니다. 현장에 가보면 사무실에서 얻는 정보와는 다른 점들이 많습니다.

다른 소셜커머스 업체 같은 경우 제품 생산업체와 거래의 지속성이 없다 보니 MD가 많이 필요할 것입니다. 어쩌다 한 번 싸게 나오는 제품을 매일 찾아 다녀야 하는 것이죠. 우리는 어렵지만 한번 거래를 성사시키면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 "아이디어의 원천은 끊임 없는 상상"

Q.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대표님의 아이디어는 업계에서도 이미 정평이 나있는데요. 어디서 영감을 얻는지 궁금합니다.

== 원어데이나 지메이크 콘셉트, 원박스 판매 등 대부분 제 아이디어지만 남들보다 머리가 좋은것은 절대 아닙니다. 더 많이 생각을 합니다. 다른 업체들을 보고 벤치마킹 하는 경우도 있죠. 이런 제품을 팔면 어떨까, 이런 방식을 도입하면 어떻게 될까 끊임 없이 상상을 합니다.

대학 때 물리학을 공부하면서 상상하는 법을 배운 것 같습니다. 현미경으로도 볼 수 없는 전자의 움직임을 계산하고 머릿속으로 상상해야 하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Q. 티켓몬스터, 쿠팡 등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성장세가 무섭습니다. 하지만 아직 수익구조는 탄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향후 온라인 쇼핑몰 시장 변화에 대한 대표님의 생각도 궁금합니다.

== 과거 원어데이에서도 쿠폰을 판매해봤습니다. 문제는 물건처럼 품질 관리가 안 되는 것이죠. 쿠폰은 상당시간 유효기간이 있어서 그 기간 동안 고객상담센터 등의 인프라가 필요할 것입니다. MD와 고객만족과 관련한 인력을 어떻게 줄이느냐가 중요한 문제입니다.

소셜커머스는 성장가능성이 있는 시장입니다. 하지만 비용을 어떻게 줄여나갈지 고민해야 합니다.
소셜커머스 시장이 국내보다 먼저 형성된 미국의 경우도 적자입니다. 외국투자자들을 여러 번 만나봤지만 한결같이 하는 얘기는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입니다.

온라인 쇼핑몰은 한 단계 진화 할 것입니다. 소비자 자체가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생산에도 참여하는 것이죠.

   
 

Q. 원어데이와 지메이크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해 나갈지 궁금합니다. 대표님의 계획을 공개해주신다면요.

== '서제스트(suggest) 게시판'을 운영합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제시하면 생산으로 연결시켜 판매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소비자 스스로가 MD가 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지메이크는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제안하는 색다른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소비자들의 과거 제품 구매 내역을 파악해 연관된 제품들을 추려 메일을 발송합니다. MD가 청소기를 등록하면 과거 청소기나 관련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에게만 메일이 가도록 했습니다. 또 소비자가 반품, 교환 등을 시도할 때 다음 프로세스에 대한 가이드 메일을 보내 직접 상담원과 통화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것입니다.

Q. 대표님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지메이크 방식을 세계에 퍼트리기 위해 현재는 대만과 미국에서 고객도 공유하고 판매상품도 공유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고 있습니다. 원어데이가 지분의 51%를 갖고 현지 회사가 49%를 갖는 방식이 되겠죠.

이 지구상에서 실속 있는 제품을 가장 싸게 판매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 이준희 대표는?

1997년 오픈마켓 '옥션'을 창업했다. 1998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구매자보호시스템인 '에스크로제'를 개발했다. 2001년 옥션을 미국 이베이에 매각한 후 동영상 공유 플랫폼 업체 '디오데오'를 설립했다. 2007년에는 온라인몰 '원어데이'를 국내 오픈, 2012년 3월에는 '지메이크'를 론칭했다.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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