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제강 이운형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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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제강 이운형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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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블랑 문화 예술 후원자상 수상
[대담=컨슈머타임스 김경한 발행인] 지난 2일 서울 신라호텔에는 때마침 쏟아지는 소나기 장대비를 뚫고 수많은 정,재계 인사들이 모여들었다.

세아제강 이운형 회장의 몽블랑 문화예술 후원자상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천성적으로 남앞에 자신을 드러내기 싫어하는 이 회장의 스타일을 잘아는 터였지만 이날 만큼은 가까운 지인들과 재계, 정계, 문화계 인사등 500여명의 VIP급 리더들이 대거 참석해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의 사회로 진행된 시상식은 지금까지 세아제강이나 이운형회장 개인의 어떤 행사보다 색다른 분위기속에 성대하게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어윤대 국가브랜드 위원회 위원장, 박관용 전 국회의장, 이구택 전 포스코 회장, 신상훈 신한금융지주대표이사, 한국기업메세나협회 박영주회장, 오리온 담철곤 회장, 신도리코 우석형 회장,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양승우 회장, 아주그룹 문규영 회장, 유로통상 신용극 회장등 웬만한 중견그룹 회장급들이 대거 참석했다.

또 이번 시상식에 심사를 맡았던 한국페스티발 앙상블 박은희 음악감독과  경희대 김영목 음대학장, 홍익대 하종현 교수, 예울음악무대의 박수길 대표 그리고 소프라노 박정원씨, 테너 박현재, 바리톤 우주호씨, 메조소프라노 정수연씨등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이 축하무드를 높혔다.

인상적인 것은 중국출신의 천재 피아니스트 랑랑(Lang Lang)이 영상메시지로 이회장의 수상을 축하한 순서였다.

랑랑은 한국 문화예술계의 분위기를 높이 평가하면서 이운형 회장의 폭넓은 예술후원활동에 경의를 표하고 뛰어난 연주솜씨로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는 축하 이벤트를 선사했다.

행사는 먼저 신라호텔 다이너스티 홀 입구에서 칵테일을 나누면서 몽블랑 예술상의 히스토리 부스를 돌아보는 것을 시작으로 올해 전 세계 몽블랑 예술상 수상자 소개와 심사보고 수상 축하영상에 이어 예울음악무대의 축하공연까지 훈훈한 분위기속에  이어졌다.

이 회장은 이날 받은 상금 1만 5000 유로 문화후원금 전액을 예울음악무대와 국립오페라단에 전달하겠다고 밝혀 또 한번 큰 박수를 받았다.

시상식이 끝나고 상기된 표정의 이운형 회장과 마주 했다.

# 먼저 이상의 의미가 남다른 것 같은데 어떤 뜻이 담겨 있습니까

= 몽블랑 문화예술 후원자상은 문화예술 활동을 후원한 사람에게 주는 상으로 설명들었습니다. 매년마다 후원활동을 펼친 개인이나 단체를 선정해 각국의 문화예술 발전을 장려하기 위해 지난 1992년 독일 몽블랑 재단이 제정한 상으로 알고 있습니다.

# 평소에도 남앞에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 성격이신데 오늘은 분위기가 색다른 것 같습니다. 소감이 어떠신지요.

=저보다 더 많이 후원활동을 하신 분들이 있는데 제가 이상을 받게 되서 영광으로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수상자로 선정돼 과분하다는 느낌입니다.  철강업계에 종사하면서 특별히 공헌했다고 할만한 일이 아니고 문화예술계를 위한  대규모지원도 못했는데 이 상을 주는 뜻은 앞으로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하라는 의미 아닌가 생각되네요.

 
 

# 어떤 계기로 국립오페라단의 이사장을 맡게 되셨는지요?

= 지난 2000년 국립극장 산하의 국립오페라단이 재단법인으로 독립되면서 당시  단장을 맡고 계셨던 박수길 교수로부터 오페라단 이사장은 명예직이고 큰 부담이 없을테니 맡아줄수 있겠는냐는  제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음악에 문외한인 저에게 오페라단 이사장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강했고 기업경영에 전념하기위해서는 열심히 봉사할수 있는 위치가 못된다고 생각해 여러번 고사하다가  인연을 맺었습니다. 그 뒤 겁이 났습니다. 음악공부를 하지 않고 오페라단의 분위기를 어떻게 파악하나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이왕 하려면 제대로 준비해서 오페라도 보고 운영을 해봐야 하겠다는 생각에 공연때마다 미리 관련 오페라의 자료조사와 서적 찾기, 작곡가 연구등을 통해 저의 무식함을 조금이나마 덮어보려고 무던히 고민했습니다. 말하자면 저의 진정성을 보태야 제대로 예술감상을 할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귀도 열리고 기획스탭들의 심정도 이해가 가고 오페라도 재미있어지고 했던것 같습니다. 지난 10년동안 있었던 국립오페라단의 작은 팸플릿 하나까지 다 챙겨서 제 서재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가끔 생각날때 한번씩 꺼내보면 거기에 담긴 많은 일들이 떠오릅니다.

# 수상소감에서 후원회 맴버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고 강조하셨는데-

= 그렇습니다. 국립오페라단을 10여년동안 이끌어오면서 가장 미안한 분들이 철강업계 경영자들과 제 주변의 가까운 기업인들입니다. 이분들이 예술발전을 위해 기꺼이 동참해주지 않았더라면  아마 오늘과 같은 보람을 함께 할수 없었을 겁니다. 그분들은 그냥 재정지원만 한것이 아니라 진정성이 베어나는 후원을 마다하지 않으셨습니다.

# 몽블랑 예술상을 우리나라에서도 수상하신 분이 있습니까

= 여러분이 받았습니다. 지난 2004년 금호그룹의 고 박성룡 회장을 비롯해 이건산업의 박영주회장, 일신방직의 김영호 회장. 신일문화재단의 이세웅회장 등이 수상하셨습니다. 하나같이 훌륭한 분들이고 지금도 박영주 회장은 기업메세나 협회장을 맡고 계시는가 하면 김영호 회장은 미술계와 음악계에 많은 후원을 하시는것으로 소문나  있을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 매년 수상자가 10여명씩 선정된다고 들었는데 올해 이회장님을 비롯해 다른 나라 분들은 누가 받았는지요.

= 행사때 안내 해드렸지만 독일 베텔스만 재단의 여성의장인 리즈 몬을 비롯해 저명한 남미 예술품 컬렉터인 안드레스 블레스턴, 스페인 고디아 재단의 릴리아나 고디아, 영국 최대 아트딜러인 앤서니 드오페이, 이탈리아의 저명한 사진예술 후원자 밥 크리거, 일본의 디자이너 후원자 준코 코시노, 중국의 웨이 두 마, 프랑스 쿠베르탱 재단의 질 드 나바셀, 홍콩의 스탠리 호등이 수상자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딱딱한 철강회사에서 예술을 적극적으로 후원한다는 얘기는 우리의 전통적 기부행위나 관습과에 비춰보면 색다른 느낌인데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더 열심히 예술을 후원해야 합니다. 딱딱한 하드웨어라고 할수 있는  철강업계가  우리사회의 소프트 웨어 부분인 문화예술계에 지원을 많이 해야 서로 상생과 조화가 이뤄지지 않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우리 세아그룹은 이익금의 1% 정도를 문화후원이나 사회공헌 비용으로 가이드라인을 잡고 있습니다.


 

이운형 세아제강 회장이 세계 10개국 문화예술활동 후원가를 선정해 시상하는 '2009 몽블랑 문화예술 후원자상'의 한국 수상자로 선정돼 지난 2일 오후 4시 신라호텔 2층 다이너스티홀에서 수상했다. James Thomas Siano_Montblanc Asia Pacific CEO(사진 왼쪽)와 이운형 회장(사진 오른쪽)

 

 

#  세아제강만 후원활동을 펼치지 않고  철강업계 전체로 이런 분위기를 확산시켜 가면 좋지 않을까요?

= 물론입니다 . 가장 거친 산업활동과 예술이 접목되는 것은 아름다운 일입니다 . 지금은 철강업계의 시황이 어려워 수익이 줄고 있긴 하지만 문화예술은 물론 사회봉사에 대한 최소한의 지원은 필요하지요. 우리 세아를 비롯해 포스코와 동국제강등 업계전체가 예술계 지원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신년인사회가 음악회로 바뀌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예술계에 대한 이러한 지원이 철강업계에서 지속되리라고 생각합니다.

# 미시간 대학에 " 운형 리 갤러리"를 만드셨다고 들었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제가 그 대학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그런 인연으로 지금 미시간대 한국 동문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만큼 경제발전을 이뤄낸데 비해 예술적으로는 아직도 할일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국제교류재단에서  미시간대에 갤러리를 만들어 한국의 문화실상을 미국사회에 알려보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이 일은  많은 동문들도 뜻있는 일이라고 격려해주셔서 결단을 내렸습니다. 한 사람이라도 한국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면 보람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몽블랑 예술후원상 수상자로 결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요

= 솔직히 고사하고 싶었습니다.  남들이 알아달라고 이일을 한것도 아니고 제 성격상으로도 수용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우리같은 기업인들이 예술을 잘 지원하면 국가의 품격도 높일수 있고 또 이런일들이 계기가 되면 좋은 국가 이미지도 만들수 있겠다는 소박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더 채찍질 하라는 의미로 이상을 준것 같은데 앞으로가 사실 더 걱정입니다.

이운형 회장은 자신의 업적부분을 질문할때마다 그 특유의 겸손한 미소로 말을 대신해 대담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았다. 몸에 베인 자기 낮추기가 여실히 느껴졌다. 그를 만난 모든사람들은 한결같고 변함없는  훈훈한 모습에 감동한다. 빈 곳을 채우고 힘든 곳에 작은 정성을 보태고 싶어하는 인간적 매력 때문이다. 노모께 매일 새벽 안부전화를 드리고 찾아뵙는 효자다. 20여년동안 골프 동반자의 스코어 기록과 승패까지 다 기록하면서 컬렉터 그 자체를 즐기는 낭만적인 멋을 갖고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회장의 삶의 자세를 닮고 싶어한다.

알차고 강한 철강기업, 세아제강은 우리나라 최초의 강관회사로 1960년 출발한 부산철관공업이 모태다. 이후 부산파이프를 거쳐 1996년 세아제강으로 거듭 났다. 세아그룹에는 세아제강외에도 상장사 세아홀딩스와 세아베스틸을 비롯해  세아특수강과 세아메탈,한국번디,세아에삼,세아이앤티,드림라인,세아네트웍스,세아로지스,강남도시가스등 20개 이상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발표 30위권의 대기업으로 2008년 매출액 5조4000억원(해외법인매출 포함)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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