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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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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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컨슈머타임스 김경한 발행인]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만나면 먼저 그 온화함속에 숨겨진 예지에 놀라게 된다. 

지난해 하반기 몰아닥친 금융위기때 모두들 상황이 최악으로 가는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지만 해가 바뀌면서 우리은행과 계열사들이 플랜을 설정하고 내부 컨센서스를 이뤄내면서 시너지를 높혀가는것을 지켜보고 걱정이 기우였음을 환기 시켜주고 있다.  

이팔성 회장은 지난해 몰아닥친 금융발 경영위기를 맞아 휴일을 반납한채 일본출장을 수십번 다녀오는가 하면 주말 임원회의를 통해 중기 목표설정과 위기관리를 직접 챙기면서 신선한 발상으로 현상황을 함께 타개하자고 직원들의 등을 두드려 왔다.

온화함속에 숨겨진 예지력이  돋보이는 경영행보라는 평가를 받는 대목이다.

또한 도광양회, 즉 빛을 감추고 미래를 준비하는 철저한 정신이 온 몸에 베어있음을 느낄수  있다. 

이팔성 회장은 누구를 만나든지 절대로 먼저 물어보지 않고 다 들어준뒤 상대가 필요로 하는 정확한 멘트와 진단을 해준다. 

오랫동안 은행에서 영업으로 잔뼈가 굵은 뱅커의 몸가짐이다.
 
목소리는 크게 내지 않으면서도 온화한 미소로 분위기를 풀어준뒤 핵심에 접근한다. 

구수한 경남 하동 사투리를 듣고 있으면 이웃집 친한 아저씨같기도 하고 또 미래의 비전을 설정하고 밀어부치는 모습에  서는 큰 나무 뿌리같은 깊이를  보는것같다. 

주변 사람들은 세월 좋을때 다 지나고 가장 어려워진 다음 최고 경영자의 자리를 맡아 고생이 많겠다고 위로의 말들을 하지만 정작 자신은 "그렇게 힘들때 능력발휘 하라는 것 아니냐" 며 오히려  걱정하는 사람들을 머쓱하게 만든다.

최근 우리금융 창립 8주년을 맞아 회현동 집무실에서 이회장을 만났다. 산적한 금융난제들로 머리가 복잡할텐데  표정은 어느때보다도 밝다.

 # 안개가 조금씩 걷혀 가는것으로 보이시는지요?
   
  =아직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환율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돌아오는것 같고 해외시장에서  우리나라 자체에 대한 평가를  긍정 적으로 내리는 사인들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어렵지만 이런 변화들이 은행경영에 도움이 될것으로 봅니다.

 # 최근 열린 우리금융 창립 8주년 기념식에서 사실상 정부지원을 또 받은것에 대해 뼈저린 반성을 하자고 촉구하셨는데-

   =우리은행과 경남은행 그리고 광주은행이 사실상의 공적자금을 받았습니다. 
자본확충과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정부 지원을 받을수 밖에 없었던 사실을 우리는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고 봅니다.

    10년전 공적자금을 받은데 이어 또 다시 정부 지원을 받게 된 근본적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분명하게 밝히고 재발방지를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다시는 이런 과오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물론 이런 결과가 초래된데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도 적지 않아서 변명의 여지가 없는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우리의 과오가 큽니다. 그런 반성속에서 교훈을 찾아야지요. 

  내부의 문제를 철저히 도려내야만  새살이 차오르듯이  이런 반성의 시간속에서 엄숙하게  자기혁신의 기회를 갖고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합니다.

 # 그동안에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좀 더 체계적인 반성의 기회가 없었다는 말씀이신지요

   =그럴 겨를이 없었다고 봅니다. 

    하지만 강바닥의 물이 완전히 빠져야 침전된 오물이 드러나듯이 어떤 조직도 큰 어려움에 직면해봐야 그동안 몰랐던  내부의 문제점을 파악할수 있게 됩니다.
 
   일단 문제들이 나오면 그것을 과감하게 도려내야 조직이 건전해지는 겁니다. 

이팔성 우리금융회장이 서울 종로구에 있는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점심을 제공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 은행에서 부채담보부 증권(CDO)과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투자로 1조5천억원의 손실을 봤는데 이부분에 대해 우리금융지주의 자체감사가 진행되고 있지 않습니까?

  = 그렇습니다. 

  우선 자세한 결과를 봐야겠지요. 하지만 어떤 일이든지 원칙을 지키고 원칙대로, 정도대로 처리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위기를 돌파하는데는 원칙과 정도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잘못이 있으면 그것을 잘 받아들여 자기 혁신의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 이번 회기에 실적배당을 하지 못하셨는데-

  = 현재의 경영위기로 어쩔수가 없었습니다. 그점에 대해서는 주주님들에게 미안한 일이지요.  

    올해부터 또 심기일전해 좋은 경영으로 보답해야 한다고 봅니다.      

 # 우리금융의 질적성장을 기회 있을때마다 강조하셨는데 특별한 배경이 있으신지요

  = 아까 말씀드린대로 부채담보부 증권등에 투자해서 얻은 손실이 1조 이상 되고 기업구조정에 따른 충당금 순전입액 1조 8천억원 등으로 작년 순익이 4500억 수준으로 전년대비 급감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우리금융은 이제 양적성장 시대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을 해야 될때라고 보았습니다. 

  말하자면 ROA 나 NIM 등 수익지표의 실질적 개선에 중점을 둔 질적 성장에 경영의 우선목표를 두겠다는 겁니다.

  고객중심의 업무 프로세스 확립과 차별화된 혁신상품 개발등 수익성 창출을 근본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희망이 있습니다.

 # 올들어 1분기는 확실히 달라진 경영실적을 보여주셨는데-

  = 우리금융지주 전체로 올해 1분기들어 계열사들의 상황이 좋아지고 있는것은 틀림없습니다. 

    우리은행이 1500억원 정도의 흑자를 낸것으로 보고 있고 경남은행이나 광주은행도 흑자를 달성했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이어지리라고 봅니다. 

 # 해외차입은 아직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겁니까?

  = 그렇지 않습니다. 컨트리 리스크와 북핵문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시장의 시각이 조금씩 바뀌는 분위기 입니다. 

   이달들어 중장기 차입이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우선 JP모건에서 2억달러, 도이체방크로부터 1억달러 해서 3억달러를 들여왔습니다.  조금씩 해빙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앞으로 좀더 차입이 가능하리라고 봅니다.    

   그렇게 되면 전체 은행환경이 더 나아질것으로 관측합니다.

  # 먼바다에서 이미 쓰나미(해일)가 다가오고 있는데 그동안 경영진들이 한가하게 해수욕장에서 일광욕을 즐겼다는
말씀을 하셔서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데-

  = 예상들을 제대로 못한거지요. 거대한 위기가 오는것도 모르고 한가하게 휴식을 취했으니 그만큼 상처가 더 깊게 다가오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어떤 개인을 비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제 과거의 잘못을 거울삼아 지금까지의 양적성장보다는 질적성장을 강조하는 것이고 또 고객중심의 영업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과거에 잘못을 잘 받아들여서 앞으로 잘하도록 하면 더 좋아질것으로 믿습니다.

이회장은 경남 하동군 진교면에서 초.중.고교를 마치고 고려대를 졸업한뒤 
한일은행의 은행원이 되었다. 한일은행에서 초임시절을 거쳐 지점장과 본점부장 이사를 거친뒤 외환위기때 상업은행과 통합된 한빛은행에서 임원을 지냈다.그리고 한빛증권(지금의 우리투자증권) 사장을 거쳤다. 

아쉬움속에 증권사 대표를 끝낸뒤 금융분야의 경영능력을 평가한 서울시의 간청으로 서울 시립교향악단 사장을 수락했다. 

이미 알려져 있다시피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의 뜻을 받아들여 기꺼이 오케스트라라는 낯선 음악계의 경영자가 된것이다. 

하지만 그때 이회장은 오히려 그의 경영능력과 친화력,예지력이 한껏 빛을 발했다.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을 상임지휘자로 독창적인 스폰서 구조를 확립하고 기업과 오케스트라가 접목할수 있도록 전혀 새로운 차원의 예술경영을 펼쳐 보인것이 만년적자였던  서울시향의 모습을 근본적으로 탈바꿈시켰다. 

그리고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맡아 다시 금융이라는 친정집으로 돌아온 셈이다.

혹자는 이회장을 MB측근으로 분류하기도 하지만 사실상 그는 객관적 검증을 거친 우리금융계 최고 리더중 한 사람이다. 

그의 이력에서 보듯이 거칠만큼 거쳤고 두드릴만큼 두드려 잘 담금질 된 CEO 다. 

지금의 금융발 경제위기를 풀어나가는데 이팔성 회장의  해법과 예지력을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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