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파우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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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 파우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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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09년 04월 07일 09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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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청은 시중 유통되는 베이비파우더와 어린이용 파우더 등 탈크 성분이 함유된 파우더제품 30종을 수거검사한 결과 12종에서 석면이 검출됐다고 1일 밝혔다. 사진은 석면이 검출된 파우더 제품.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국내 유통 중인 일부 베이비파우더 제품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됐다고 밝힌 이후 화장품, 제약업계로 파장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특히 소아과에는 베이비파우더를 계속 써야 할지를 묻는 부모들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한다.

베이비파우더는 주로 기저귀발진, 땀띠 등을 예방하기 위해 목욕 후 흔히 바르는 제품으로, 신생아부터 소아청소년까지 널리 사용되고 있다.

소아청소년과 개원의사회 민정혜 공보이사는 "베이비파우더에서 석면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부모들의 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며 "베이비파우더는 거의 모든 아이가 쓰는 제품이어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베이비파우더를 꼭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학적 타당성은 부족하다는 게 소아과의사회 소속 전문의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피부의 습기가 많은 부위에 발라서 피부를 보송보송하게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땀구멍을 막아 오히려 땀띠를 유발하는 단점이 있다는 것이다.

◇ 석면 상관없이 베이비파우더 호흡기 유입 조심해야 = 석면은 폐의 섬유화를 가져오는 `석면폐증'과 `폐암', 흉막이나 복막에 생기는 `중피종'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석면에 있어서만큼은 노출되지 않는 게 좋다는 얘기다.

석면의 유해성을 따질 때 종류에 따른 차이를 얘기하는 경우가 있지만, 모든 석면은 유해하다고 봐야 한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사용되는 백석면의 경우 그 유해성이 황석면이나 청색면에 비해 적다고 하지만 모든 석면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이번 베이비파우더에서 문제가 된 것은 보송보송한 가루를 만들어주는 탈크 성분이다. 하지만 베이비파우더 원재료인 탈크에 섞여 있는 석면형 섬유는 피부를 통한 흡수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석면이 피부에 노출돼 암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를 먼저 해야 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볼 수 있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석면 함유 여부와 상관없이 베이비파우더의 미세입자가 호흡기로 들어갔을 때를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석면이 없다고 해도 각종 호흡기 질환과 잦은 기침, 천식 등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민정혜 공보이사는 "실제로 베이비파우더 통이 엎어지면서 미세가루가 대량으로 입에 들어가 질식사고가 일어난 경우도 있었다"면서 "만약 베이비파우더를 쓴다면 미세한 가루 성분인 만큼 사용할 때 항상 얼굴을 가리고 호흡기로 유입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석면 성분이 들어있는 베이비파우더라면 호흡기로 유입됐을 경우 더 큰 위험성이 있다.

한국산재의료원 직업성폐질환연구소 최병순 소장은 "어린아이들은 폐가 아직 완전히 발육하지 않았기 때문에 몸 안에 들어온 석면을 제거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면서 "또한 매우 어릴 때부터 일찍 석면에 노출됐다면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석면에 의한 각종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소아청소년과 전문가들은 베이비 파우더 사용이 땀띠예방을 위해 꼭 필요한 조건이 아닌 만큼 목욕 후나 기저귀 교체시 꼭 쓸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자연바람에 잘 말려주기만 해도 베이피 파우더를 사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목욕 후 마른 수건으로 겨드랑이, 사타구니, 팔꿈치, 무릎 등의 접히는 부위를 잘 닦아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소아과 전문의들은 조언했다.

◇ 이미 석면에 노출된 아이들은 어떻게 할까 = 석면에 한번 노출되면 배출되거나 잘 용해되지 않는다. 따라서 앞으로 석면 노출을 더욱 예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석면이 사용되는 작업장이나 석면이 사용된 건물 등을 피해야 한다.

또 흡연에 노출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권고한다. 석면에 의한 폐암은 흡연과도 많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담배를 피우는 경우 석면에 의한 폐암빈도가 크게 증가하는데 비흡연자에 비해 100배 차이가 난다는 보고도 있다. 이에 따라 석면에 노출된 아이에게는 흡연과 간접흡연을 모두 제한해야 한다. (연합뉴스)

   하지만 석면 노출에 따른 어린이 건강의 위해성에 대한 연구는 거의 전무한 상태라 이에 대한 연구활동도 더 필요할 것으로 소아과학회는 보고 있다.

   한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남수 교수는 "우리나라에는 유해물질, 환경오염 등으로 인한 어린이 건강의 위해성에 대한 연구가 많이 부족하다"면서 "미국, 유럽 등은 석면 같은 유해물질에 대한 규정이 엄격한데 비해 국내에는 규정은 물론 위해성을 정확하게 밝힐 연구자료도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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