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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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정지영기자] 약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생기는 요즘, 한약으로 회귀는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자연 그대로인 한약은 웰빙 바람이 부는 현대에서 더 환영을 받고 있다.

그러나 자연에서 나는 모든 것이 다 이로운 것만은 아니다.

알려진 것처럼 버섯의 독소나 패류 독, 곰팡이 독소 등은 자연 상태에서 생긴 것이지만 사람에게 중독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아프리카 케냐에서는 곰팡이 독소의 일종인 '아플라톡신'에 오염된 식품을 먹고 1백50여 명의 사람들이 급성 곰팡이 독소 중독증으로 사망하기도 했다.

국내의 경우 사망자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2005년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유통 중인 견과류 1백16종에 대해 아플라톡신 오염 여부를 시험한 결과, 1종에서 기준치의 8배가 넘는 아플라톡신이 검출되기도 했다.

 

 


 

(실험한 한약재- 한국소비자원)

 

한약재를 대상으로 곰팡이 독소의 일종인 아플라톡신B1에 대한 테스트와 제품의 위생적 관리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한국소비자보호원이 곰팡이 수 테스트를 실시했다. 

 

시험 대상 한약재는 소비자 수요가 많은 숙지황ㆍ당귀ㆍ백출ㆍ복령ㆍ황기ㆍ산약ㆍ인삼ㆍ진피ㆍ청궁ㆍ향부자ㆍ후박ㆍ육계 등 12종으로, 서울약령시장(경동시장)과 대구약령시장에서 각 종류마다 8개 제품(포장 및 비포장 제품 각각 4개)씩 모두 96개 제품을 구입, 검사를 실시했다. 

 

96종 가운데 3종에서 곰팡이 독소 검출!

 

전체 96종 가운데 천궁 3종에서 아플라톡신B1이 검출되었다. 천궁 3종 중 가장 많이 검출된 제품이 3.97ppb(피피비), 그 다음이 2.47ppb, 1.14ppb의 순이었다. 

이들 제품에서 검출된 아플라톡신은 생약의 곰팡이 독소 기준으로 입안 예고되어 있는 10ppb에는 미치지 않았다. ['ppb(parts per billion)'는 환경 중에 존재하는 물질을 측정하는 하나의 단위로서 농도를 10억 분의 1로 표시한 것이다.

아플라톡신은 곰팡이 독소의 일종으로 자연 상태에서 생기며 입으로 섭취하는 경구 독소 중 가장 강력한 발암물질 중 하나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기구(IARC)는 아플라톡신을 인체 발암성이 확실한 제1 그룹의 발암원으로 분류하고 있다. 아플라톡신이 가장 빈번하게 검출되는 농작물은 땅콩ㆍ옥수수 등이다. 세계적으로 규제하는 아플라톡신은 B₁, B₂, G₁, G₂등이 있지만 이 중 아플라톡신 B₁이 가장 높은 독성을 나타내고 광범위하게 검출되고 있다. 

아플라톡신 B₁, B₂, G₁, G₂를 합쳐 총아플라톡신이라고 한다. 국내에서는 총아플라톡신이 아닌 아플라톡신 B₁을 기준으로 식품과 사료의 곰팡이 독소를 규제하고 있으며, 한약재는 고시 예정이다. 

한편 찌고 말리는 가공 과정을 여러 번 거치는 숙지황을 제외한 11개 종류 88개 제품의 곰팡이 수도 측정해 보았다. 그 결과 곰팡이균이 가장 많았던 제품은 1.4x106cfu/g이었고, 가장 적었던 제품은 10cfu/g 이하였다. [세균을 세는 단위인 cfu/g(colony forming unit)는 1g당 얼마만큼의 세균이 있는지를 나타냄.]

 


 

 

포장 제품과 비포장 제품의 곰팡이균 분포는 위 그래프와 같다. 비포장 제품은 106cfu/g인 제품만 있고, 10cfu/g 이하는 없었다. 포장 제품의 곰팡이균 수는 오히려 오염 수준이 높다고 볼 수 있는 104cfu/g, 105cfu/g 범위에서 비포장 제품보다 더 많았다. 오염 분포에 다소 차이가 있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오염도 측면에서는 둘 사이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루뭉실' 규정이 문제 키워

 

놀랍게도 오염된 한약재와 관련해 국내에는 이를 규제하는 규정이 없다. 현재 한약재에 대한 국내 규격은 대한약전 외 한약(생약) 규격집에 '생약은 곰팡이 또는 다른 동물에 의한 오손물 또는 혼재물 및 그 밖의 이물을 될 수 있는 대로 제거한 것으로 깨끗하게 다루어야 한다'고만 규정되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유럽의 경우 생약의 가공 형태와 살균 정도 등에 따라 각기 다른 미생물 규정을 두고 있다.


시험 결과 105cfu/g은 13개 제품, 106cfu/g은 1개 제품으로 모두 14개 제품이 1.0x105cfu/g 이상이었다. 유럽 약전상의 규정을 적용하면, 5x105cfu/g 이상은 제한 규정을 초과한 것이다. 즉 국산 황기 1개 제품과 국산 진피 1개 제품, 비포장 제품 가운데 중국산 후박 1개 제품과 북한산 복령 1개 제품 등 모두 4개 제품은 유럽 기준으로는 규정을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다. 

생약을 복용할 때는 이런 점에 주의!

 

① 생약도 약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생약을 복용할 때도 양약처럼 주의해야 함은 당연하다. 

② 자연에서 나왔다는 것이 곧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다. 아플라톡신처럼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것도 있으니 주의하자. 

③ 생약과 다른 약을 함께 복용할 경우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생약을 복용하고 있을 때 다른 약을 복용해야 한다면 반드시 의사나 약사와 상의해야 한다. 

④ 다른 약들처럼 생약도 아이들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 

⑤ 임산부나 어린이, 고령자는 생약을 복용할 때 주의해야 한다. 

⑦ 외과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면 담당 의사에게 자신이 복용하고 있는 생약을 미리 이야기해야 한다. 일부 생약은 마취제나 수술할 때 사용하는 약의 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⑧ 간질환이나 기타 심각한 질병을 앓은 적이 있는 사람은 한의사와 상담한 뒤 생약을 복용해야 한다. 

곰팡이 번식을 막으려면..

 

곰팡이 번식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습도'와 '온도'이다. 건조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곰팡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곰팡이는 습도가 높을 때 잘 자란다. 곰팡이가 잘 자라는 온도는 10~40℃인데, 그 중에서도 최적의 온도 범위는 15~30℃이다. 물론 0~4℃의 온도에서도 비록 속도는 느리지만 계속 자랄 수 있으니 주의하자. 냉장 식품에서도 곰팡이에 의한 부패가 일어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최적의 온도를 벗어날수록 곰팡이의 번식에 적당하지 않으며, 50~60℃가 되면 곰팡이가 열에 의해 죽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곰팡이 번식을 막기 위해서는 습도를 낮추고 최적 온도(15~30℃)를 벗어난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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