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소셜커머스 '달콤한 공약'보다 '신뢰 회복'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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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소셜커머스 '달콤한 공약'보다 '신뢰 회복' 부터
  • 강윤지 기자 yjkang@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03월 05일 0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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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자는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티몬)를 통해 유명 레인부츠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했다. 판매 종료 후 7일 이내 배송이 원칙이지만 10일이 넘도록 상품은 '준비중'이었다.

업체에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한참 울린 뒤에야 통화가 가능했다. 직원은 내용을 확인하더니 대뜸 "품절로 배송을 못 하고 있다"고 했다. 황당했다. 제품 주문 당시 아무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 직원은 "이유를 알아 보고 배송 가능한 날짜를 확인해 연락 하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연락은 오지 않았다. 그러나 '품절'이라던 상품은 바로 다음 날 배송됐다. 해당 상품 문의게시판에는 기자 외에도 배송 지연과 하자 물품 등 업체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소비자들이 넘쳐났다. 업체는 약 250여건의 항의글 가운데 일부만 골라 답변하는 태도로 더욱 불만을 키웠다. 정확한 배송 지연 이유도 언급하지 않았다. 아직 물건을 받지 못한 소비자들은 '사기를 당했다'며 정신적 피해를 호소했다.

특히 업체와 계약을 맺은 '티몬'은 판매업체를 대신할 공지는커녕 업체와 소비자간 중재조차 시도하지 않았다. 고객상담센터에 연락을 취해 이 같은 내용을 귀띔했지만 며칠이 지나도 '티몬' 차원의 대응은 없었다. 사태 파악에 무성의한 태도를 보인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2010년 3월 첫 등장한 소셜커머스는 지난 한 해 동안 급성장하면서 많은 잡음을 발생시켰다.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에 따르면 소셜커머스 소비자 피해는 2010년 35건에서 2011년 1761건으로 4931%나 급증했다. 상담건수도 같은 기간보다 25.9%나 증가했다.

실제 '위메이크프라이스'(위메프)는 지난해 6월과 7월 '뉴발란스' 운동화와 '키엘' 수분크림 위조품을 팔다가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을 받았다. 또 다른 소셜커머스 업체 '티켓서치'는 짝퉁 라코스테 티셔츠를 정품으로 속여 팔다가 국내상표권자인 동일드방레가 '위조상품'으로 확인하면서 들통났다. 현재 이 업체는 폐업한 상태다.

이 외에도 할인율을 허위로 표시하는 과장광고, 배송 지연 문제, 판매업체의 태도, 구매후기와 판매개수 조작 등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터져 나왔다.

소비자들은 소셜커머스 업체를 '믿고' 구입해놓고도 속을 태우는 상황을 반복적으로 경험해야 했던 것이다. 결국 2년 만에 소셜커머스는 '짝퉁 천국' 등의 오명을 안고 '위기론'까지 맞닥트린 상황이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쿠팡과 티몬, 위메이크프라이스, 그루폰 등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최근 '소비자 만족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자체적인 물류창고 운영으로 배송지연에 대한 문제를 해소하고, 가품 판매 시 구매가를 보상해주겠다고 약속했다.

또 올 상반기 중 판매업체 신용검증 시스템 등을 도입해 불량업체에 대한 불안 요소를 없애겠다고 밝혔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자정노력'이 성공할 수 있을지 소비자들의 기대가 모아지는 부분이다.

소셜커머스를 통한 '반값 쇼핑'은 이제 소비자들의 새로운 쇼핑 형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실천없는 '공약'만 내세우면 소비자들은 등을 돌리기 마련이다. 철저한 판매업체 관리와 빠른 사태 파악으로 소비자 피해를 줄이는 데 적극 나서야 할 때다. '반값'이 아닌 즐거운 소비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을 때, 소셜커머스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는 다시 살아날 것이다.

컨슈머타임스 강윤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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