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욱 농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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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욱 농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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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소리 직접 응대 '파격' 행보…올해 '3Ten 경영' 꼭 달성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고객님 어디 불편한 점 있으십니까? 농심 회장 손욱입니다." 

손욱 농심 회장의 경영스타일을 짚어볼 수 있는 한 단면이다.

 

손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순번을 정해 매달 한 번씩 40여분간 콜센터에서 고객들의 전화를 응대한다. 이른바 '핫라인 제도'. 사내 고위 임원들이 고객 불편을 직접 체험하게끔 손 회장이 직접 만들었다. 그야말로 '파격'이다.  

손 회장에게는 '한국의 잭 웰치', '6시그마 전도사'등의 수식어도 늘상 따라 붙는다. 이 역시 '파격'을 바탕으로 한 기업혁신 및 변화의 선봉에 손 회장의 발자취가 깊게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 손 회장의 올해 목표는 지난해 1조7000억 원이었던 매출을 올해 2조 원까지 끌어올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 '3Ten 경영'(10% 성장, 이익 10% 달성, 원가 10% 절감) 달성이라고 한다.  

손 회장에게 직접 이를 비롯해 경영철학과 전략, 위기관리법 등을 들어봤다. (이하 인터뷰 전문) 


Q. '한국의 잭 웰치', '6시그마 전도사'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경영철학과 관련한 특별한 사연이 있는지요.

 

== 30여 년 동안 삼성에서 혁신과 변화의 선두에 여러 훌륭한 리더들과 함께 일했기 때문에 그런 별명을 갖게 되었습니다. 70~80년대 일본에서 혁신 방법론이 소개되었고 90년대에는 미국에서 프로세스 혁신 등이 도입되어 그 현장에서 함께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혁신을 체득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삼성 SDI 시절 프로세스 혁신과 6시그마를 동시에 시행했고 그것이 성공을 거두면서 그런 별명을 얻게 된 것 같습니다. 변화와 혁신을 바탕으로 한 실천이야 말로 그곳이 전자업계이든 식품업계이든 혹은 다른 곳이든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을 경영하는 원리는 업종에 상관없이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CEO는 비전을 세우고 자기 역량을 발휘해서 그것을 달성하는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자기만의 고유한 경영철학과 리더십을 가지고 구성원들의 구체적인 행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경영원칙만 지킨다면 어떤 업종이든 성장시킬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Q. 고객의 전화를 직접 응대하는 '핫라인'이 사내외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지난해 제품 이물질 사건으로 위기를 맞았을 때 첫 번째로 생각한 것이 현장경영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농심을 한층 발전된 모습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칫 소비자의 불신을 살 위기상황을 정면돌파하며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농심'을 각인시키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같은 취지로 '농심은 안심'이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된 고객안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작한 것이 핫라인 입니다. 고객과 함께 소통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것이죠.

매일 오후 1~3시까지 저를 비롯한 경영진들은 고객의 불만 전화를 직접 받는 '핫라인'을 개설하고 고객과 직접 대화를 시도, 경영에 반영하는 등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2008년 5월부터 올해 9월까지 을 포함해 연인원 100여 명의 임원진이 1000여 건의 전화상담을 실시하였습니다.

 

Q. 업계간의 경쟁이 날이 갈 수록 치열해 지고 있습니다. 향후 생산제품을 비롯 농심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중장기 전략은 무엇입니까?  

==농심은 '고객과 함께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는 글로벌 식품기업'이라는 2015년을 향한 비전을 달성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비전 2015'의 기치 아래 2015년까지 매출 4조원, 이익 5000억원을 이루어 낼것입니다.그중에서도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하여 비전2015의 목표 중 25%를 해외에서 올린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시장이 중국과 미국시장입니다. 중국에는 10년전에 진출한 공장이 3개 있습니다. 저는 2015년까지 중국내에서 1조원의 매출을 달성하자고 얘기하고 있습니다.미국에서도 미국인들의 기호를 잘 살리고 히스패닉 시장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면 1조원의 매출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라면의 글로벌화가 앞으로 농심의 가장 중요한 전략이라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Q. '한국의 맛'이 세계속에 급속히 전파되고 있습니다. 토종브랜드인 '농심' 역시 이에 편승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인의 입맛을 공략할 특별한 무기가 있다면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신라면 세계화'에 정성을 쏟은 결과 현재 세계 7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습니다.

또한 올해 초 신라면으로 각 나라의 물가지수를 확인하는 '신라면지수'를 발표하고 글로벌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작년이 '신(辛) 브랜드의 세계화'라는 목표 아래 전략을 체계화하는 시기였다면, 2009년은 중국을 필두로 전세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것입니다.

 

Q. 지난해 제품 이물질 사건 등이 터져 회사가 곤란한 처지에 빠졌으나 원만히 해결됐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를 포함한 나름의 위기 돌파 해법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농심은 안심'이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된 고객안심 프로젝트입니다.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먹을거리를 선택하도록 하기 위해 '(불만) 제로화', '고객응대 선진화', '생산공장 업그레이드', '신 관리혁신', '선진 식문화 선도', 'CSR 경영' 등 6개의 과제를 내걸었고 특히 생산공장 업그레이드에 주력, 지난 한해 250억원을 투자하였습니다.

이물질 검색기를 기존 100대에서 120대로 늘렸으며, 전 공장의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지정을 추진하는 한편 내부적으로 QA(품질보증)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소비자 인식을 바꾸는 데 적으로 나섰게 되었습니다. 고객응대 시스템도 대폭 강화하였습니다. 고객 커뮤니케이션의 전문성을 강화, 고객응대 전문가를 지역별로 배치하고 요원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빠르고 정확한 클레임 처리를 위해 '움직이는 사무실'이라는 획기적인 개념을 도입하여 클레임 접수 후 고객과 첫 대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24시간에서 4시간으로 대폭 단축시켰습니다.

농심은 고객과 소통하고 고객과 함께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는 CSR 경영활동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2009년 3월에는 후루룩 국수 판매금액의 일부를 적립해 지역사회 어려운 이웃을 돕는 '둥지은행(Donation Bank)'을 신설,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사회 복지시설의 청결한 식생활 환경 조성을 위해 '우리집 안심식탁' 캠페인을 실시하고, 방제·급식위생관리, 시설청결 활동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금도 변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으며 변화는 진정한 위기의식에서 나온다고 생각됩니다. 초심으로 돌아가 조직문화를 새롭게 하여 시스템 경영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킬 것입니다.

 


 

Q. 기업별로 핵심인재육성에대한 관심과 투자가 대대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현재 수립돼 있는 관련 정책들이 있는지요.  

== 핵심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문화와 가치관을 바탕으로 글로벌 역량을 지니고 성과를 내는 인재들을 발굴하고 훈련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시스템이 무엇보다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한 공정한 평가 시스템도 필수적입니다. 기업에 맞는 리더십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이를 실효성 있는 제도로 운영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핵심 인재는 육성되는 대상이라기 보다는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서 성장하는 자질을 지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자기주도적이고 자율적으로 공부하고 학습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농심은 독서경영을 강조하고 있고 자율 학습동아리 활동이나 상호학습을 통해서 학습문화를 정착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농심은 리더양성을 위한 리더십개발 과정을 운영하고 있는데, 교육이라기보다는 문제를 해결하면서 인재가 육성되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BI(Business Innovation)과정과 MI(Market Innovation)과정은 가치를 재창출하거나 비즈니스의 틀을 완전히 바꾸는 교육으로 과제를 해결하면서 이익을 창출하고, 그 과정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노익장을 과시하고 계십니다. 나름의 건강관리 비법을 소개하신다면 어떤것들이 있습니까?

 

== 운동이라고 할만한 별다른 운동을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국선도를 익힌 경험이 있어 평소에 책을 보거나 일을 할 때 등 단전호흡을 생활화하고 있습니다. 운동이라면 걷기 정도입니다. 틈이 나면 걷습니다. 약속 시간이 남으면 차에서 미리 내려 걷거나, 회사 근처에 있는 보라매공원 반대편에 내려서 걷는다든지 하는 것이죠.

 

손욱 회장은 1945년 경남 밀양 출신으로 1967년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1975년 삼성전자에 입사 후 30년 넘게 삼성에 몸담으면서 성장발판을 만든 공신으로 평가 받은 인물이다.  

삼성전기 전무이사, 삼성전자 부사장, 삼성SDI 대표이사 등을 역임하며 프로세스 혁신과 전사적 정보시스템 구축을 주도했다. 

 

1999년부터 5년간 삼성종합기술원 최장수 원장을 지내며 국내 최초로 시장창출형 4세대 연구혁신과 R&D부문의 '6시그마' 를 도입해 기술경영 혁신성공 모델을 만들었다.  

2004년 삼성인력개발원 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직 CEO로는 처음으로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최고산업전략과정 주임교수로 임용됐다. 현재 한국공학한림원 부회장으로 공학기술 발전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3월 농심의 대표이사 회장을 맡아 농심을 식품업계의 삼성전자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주로 현장을 누비고 있다. 

김재훈 기자  edge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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