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소문난 잔치' 종편 '그 나물에 그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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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소문난 잔치' 종편 '그 나물에 그 밥'
  • 김한나 기자 hanna@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11월 28일 0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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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일 종합편성채널(종편)이 베일을 벗는다. 시청자들을 끌어모으기가 수월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컨텐츠 빈약' 우려가 핵심이다. 

채널A(동아일보), TV조선(조선일보), JTBC(중앙일보), MBN(매일경제신문) 등 4개 종편은 개국에 앞서 준비한 콘텐츠를 속속 공개하며 벌써부터 시청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아이돌'부터 스타MC, 유명 개그맨들이 종편에 전격 포진돼 있다. 스타 캐스팅에 사활을 건 듯 면면은 화려하기 그지 없다.  

채널A는 신동엽∙이수근∙탁재훈∙이영자∙김성주 등 '최고MC군단'을 모아뒀다. 중견노장 배우인 최불암과 유호정 주연의 드라마 '천상이 화원' 등 드라마도 빠지지 않았다.

TV조선은 브라운관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배우 황정민과 김정은의 '한반도', 임하룡∙심현섭 등이 출연하는 시사 풍자 코미디 쇼 '10pm'을 기대작으로 점 찍었다. 가수 박정현을 내세운 신개념 음악프로그램도 마련했다.

JTBC는 오디션 프로그램 '메이드 인 유'에 우승상금 100만달러(11억원)을 내걸어 배포를 과시했다. 대형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 멤버 전원이 출연하는 쇼도 진행한다.

이외에 배우 정우성과 한지민이 주연인 드라마 '빠담빠담', 송일국∙박진희 주연의 '발효가족', 콩트와 토크쇼를 접목한 '개구쟁이' 등을 대표 프로그램으로 내세웠다.

MBN은 최초로 공채개그맨 15명을 선발해 '개그콘서트'를 뒤이을 자체 제작 예능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신동엽과 김수미가 주축인 '뱀파이어 아이돌'과 '너 때문에 미쳐' 등 시트콤을 두 개나 준비 중이다.

하나같이 예능프로그램과 드라마, 시트콤 등에 치중한 편성이다. 스타급 연예인들을 모셔와 시청 소비자들의 '눈길 끌기'에 급급함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단순하게 시청자를 자극하는 소재와 스타들은 넘쳐나는 반면 상대적으로 장기적인 투자와 문제제기 등이 필요한 프로그램은 찾기 힘들다.

그렇다고 지상파 프로그램과의 차별성도 보이지 않는다. 스타를 앞세워 시청률을 낚는 방법은 이미 지상파에서도 연일 해왔던 행보다.

그 과정을 보고 있자니 역시나 '예상됐던' 우려가 고개를 든다. 스타에 치중한 캐스팅은 '몸값인플레'를 일으킬 것이고 불어난 몸값으로 인한 부담은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콘텐츠 제작으로 연결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일단 공개된 종편편성을 보면 애초 이명박 정부가 국내 미디어 산업의 세계화∙선진화를 내걸며 종편시대를 열었던 것과 연관성을 찾기 힘들다.

기존 지상파 3사와 종편 간의 경쟁이 완성도 높은 방송 콘텐츠의 대량 생산과 시청 소비자들의 채널선택권을 향상시킬 것이라는 '장밋빛 미래'와도 거리가 멀어 보인다.

'후발주자'로써 어쩔 수 없는 '악선택'이었을 것 같다는 추측이다. 시청자들의 원초적 본능을 자극하는 프로그램들은 시청률과 홍보효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일종의 도구다. "너 어제 그 프로 봤니?"로 시작하는 대화의 주제가 종편이길 바라는 것이다.

걱정스런 대목은 시청자들은 이미 지상파 덕분에 자극에 충분히 길들여져 있다는 점이다. '후발주자'가 가질 수 있는 참신성과 다양성으로 승부를 걸지 않으면 승산 확률도 크게 떨어진다는 얘기다.  

새로운 주장은 아니다. 채널A, TV조선, JTBC, MBN이 과거 저마다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내세웠던 종편의 '차별화 포인트'를 다시 한번 짚은 것에 불과하다. 소비자들의 기대가 크다.  

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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