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KT의 4G 시장 진출 '합격'은 소비자에 달렸다
상태바
[기자수첩] KT의 4G 시장 진출 '합격'은 소비자에 달렸다
  • 강윤지 기자 yjkang@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11월 21일 08시 13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컵라면이 익는 3분을 못 기다려 과자처럼 바삭한 라면을 먹는 남자. 로맨틱한 '사탕키스' 순간에 사탕을 '아드득' 깨물어 먹는 여자. KT의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광고에 등장하는 '성질 급한 한국 사람'들이다.

최근 KT는 '성질 안 급한' 사람들을 설득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3G나 4G 전환을 거부하는 2G 가입자들 때문이다.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는 지난 8월30일 주파수 경매에서 각각 800㎒와 1.8㎓, 2.1㎓ 대역을 확보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경우 800㎒대역에서 LTE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아직 LTE 전용 주파수가 없는 KT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LTE 서비스의 국제표준으로 주목 받고 있는 1.8㎓ 대역을 놓친 데다가 800㎒를 LTE로 사용하기에는 표준화 문제 등 다소 시간이 걸린다.

이런 이유로 KT는 1.8㎓ 대역을 사용하는 2G 서비스를 폐지하고 LTE 망을 구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KT는 지난 4월과 7월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2G 서비스 폐지 신청'을 두 번이나 퇴짜 맞고 LTE 시장 진출이 유보된 상황이다.

2G 서비스를 폐지하기에는 가입자가 많다는 이유였다. KT의 2G가입자수는 11월 현재 약 15만명이다. 지난 8월기준 34만명에서 크게 줄은 수치지만 갈길이 멀다. 

그 사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LTE 시장을 선점하고 본격적인 4세대 통신을 상용화했다. LTE 가입자 수도 SK텔레콤은 26만명, LG유플러스는 20만명에 달하는 등 매달 1만명 이상씩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LTE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네트워크시스템업체 '시스코'의 향후 글로벌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 예측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은 연평균 92%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때문에 이동통신3사가 앞다퉈 LTE 서비스를 시작하려는 것이다. 기존 3G로는 이 많은 양의 데이터 트래픽을 감당할 수 없고 정체되는 속도도 해결할 방법이 없다.

LTE는 3G보다 무선 인터넷 속도가 5~10배 이상 빠르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LTE 스마트폰에서는 700MB 영화 한 편을 1~2분 만에 다운로드 할 수 있을 정도다.

시민사회에서 약자 보호가 당연한 것처럼 '디지털 약자'가 된 2G 가입자들도 보호받아야 마땅하다. 다만 기업과 소비자의 공생관계를 고려했을 때 '쓰던거 쓰겠다'는 식의 무조건적인 '몽니'는 곤란하다. 2G 가입자들이 대승적 태도로 KT에 후한 배려를 해야 할 때라는 얘기다. 

소비자가 무조건 손해를 보는 것도 아니다. KT는 지난 4월 2G서비스 종료 계획을 공식 선언하면서 3G 전환 가입자에게 아이폰4, 갤럭시S2 등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파격 보상안을 제시했다. 2G 가입자들의 불만을 줄이기 위한 노력임에는 분명하다. 2G 가입자들도 변화되는 환경에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지금 보다 더 편리하고 쉬운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KT는 이번 주 중 '2G 서비스 폐지 신청'에 세 번째 도전을 한다. 11월 2일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개인적 의견으로 밝힌 16만3000여명의 2G 잔여가입자 기준도 맞췄다.

KT의 4G 시장 진출 '합격' 여부는 소비자들의 현명한 선택에 달렸다.

컨슈머타임스 강윤지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