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우 한화자산운용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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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우 한화자산운용 사장
  • 김한나 기자 hanna@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11월 21일 0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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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최초 한국형 헤지펀드 준비…자산운용업계의 '개척자'되고파"
   
 

1958년 10월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달과 행성들을 탐사하기 위해 '파이오니어(Pioneer)'를 쏘아 올렸다. '개척자'라는 뜻이다.

그로부터 11년 후 NASA는 아폴로 11호를 통해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했다. 파이오니어가 11년 동안 부지런히 아폴로 계획을 지원하는 데이터를 모은 덕분이었다.

국내 증권가에 "'자산운용업계의 파이오니어'가 되겠다"며 자신감을 피력하는 이가 있다.

바로 한화자산운용의 강신우 사장이 그 주인공. 그는 한화그룹이 '푸르덴셜 자산운용'을 인수해 기존 '한화투자신탁운용'과 합병하면서 지난 9월 새롭게 태어난 회사의 첫 CEO다.

이미 업계에서는 서스펜더(멜빵)로 대표되는 패션센스와 '펀드매니저 1세대'로 잘 알려진 그가 '개척자' 포부를 담아 '업계 1호 헤지펀드'를 준비 중이다. 그 이야기를 들어봤다.

◆ "한화자산운용의 투자원칙은 꾸준한 수익"

Q. 새로 출발하는 한화자산운용의 선장이 되신것을 우선 축하합니다. 업계 최초로 한국형 헤지펀드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업계 1호 헤지펀드를 우리 회사가 출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헤지펀드를 회사 전략사업 중 하나로 보고 있지요. 인가신고 업무가 끝나고 각종 제도적 사항이 완료되면 적기에 출시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입니다.

헤지펀드는 우선 주식의 롱과 쇼트를 주 전략으로 범아시아 주식에 투자할 생각입니다. 초기에는 일본 홍콩 한국 대만을 중심으로 지역별 롱쇼트 전략을 추구하고, 추후 아시아 전체 국가들을 섞는 전략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롱쇼트 기준은 밸류에이션, 모멘텀, 퀄리티 등을 계량화해 종목을 평가하는 '퀀트 어프로치'에 의해 유니버스 내 종목 간 매력도를 측정하고 이를 통해 매수∙매도할 종목을 선정한다는 것입니다. 좀 전문적인 내용이간 합니다만 이것이 선진 금융기법상 꼭 필요한 내용이고 지금쯤은 우리가 선도해야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상대가치형(Relative Value) 전략을 비롯해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들이 발생했을 때 그 기회도 활용할 수 있도록 전략에 유연성을 높일 예정입니다.

주식 롱쇼트는 일정한 변동성 안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므로 과도한 레버리지가 필요 없다고 보고 레버리지는 약 1배 수준에서 운용한다는 내부계획도 세워 놨습니다.

Q. 한화자산운용이 공식 출범한지 두 달 가량 흘렀습니다. 다른 운용사와 차별화하는 포인트가 있을까요.

2005년부터 국내 퀀트모델을 연구개발해 2007년부터 실제 펀드 운용에 적용해 발전시켜 왔고, 인력도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2010년에는 퀀트모델을 적용하는 일반 액티브 주식 펀드뿐 아니라 롱쇼트 전략을 활용한 공모펀드와 사모펀드들을 내놓아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과 기록을 유지하고 있고, 실제 차입 매도에 노하우를 축척해 왔습니다.

범아시아 지역으로 유니버스를 넓히는 헤지펀드 전략을 위해 최근 데이터와 시스템에 많은 투자를 했고 한화투신운용과 푸르덴셜자산운용 간 합병으로 헤지펀드 운용과 리서치 인력 자원이 풍부해진 것도 강점이지요.

이러한 배경은 더 체계적으로 퀀트 롱쇼트를 수행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고 있으며 국내 자산을 넘어 글로벌 투자에 대한 자신감을 높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고객의 이익을 최고로 생각하는 원칙을 항상 가슴에 담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금융시장 환경에서 다변화된 고객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다양한 운용 솔루션을 적기에 제공할 수 있는 자산운용업계의 파이오니어가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Q. 프라임브로커 선정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특정 회사에 한정하지 않고 프라임브로커 풀을 구성해 운용 자산이나 지역 등 펀드상품 특성에 따라, 그리고 서비스 질에 따라 프라임브로커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현재 1호 펀드 프라임브로커를 포함한 풀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인데 주식 대여와 외국 주식 중개능력, 기타 프라임브로커 서비스 기능들의 체계성과 시스템화 정도를 기준으로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한화자산운용의 투자원칙은 크지 않더라도 꾸준하게 수익을 얻는 것입니다.  기존의 두회사를 합쳤다고 해서 통상적으로 진행되는 구조조정이나 ?또  외부 인력의 수혈은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안심하고 업무에 전념할수 있도록 이미 내부 정지작업은 마무리 단계입니다.  적절한 보상과 평가를 통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지요.

Q. 자산의 운영계획은 어떻습니까.

우리나라 증권업계를 돌이켜보면 90년대 후반부터 바이코리아 펀드, 인사이트 펀드, 자문형 랩어카운트 등 세 차례의 열풍이 있었는데, 한국은 유독 쏠림현상이 심했습니다. 강세장에서 상승하는 주식에만 집중하면 어김없이 큰 후유증을 낳는다는 투자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것입니다. 강세장에서라도 저평가된 주식에 분산투자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리타분해 보일지 몰라도, 결국 이 이론이 맞는 겁니다.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큰 시장이 예상되지만 경쟁력 있는 국내기업이 많아 장기적으로 한국 시장의 매력이 높아질 것입니다.

   
 

◆ "스마트폰 보급, 주식시장의 새 지평"

Q. 유럽발 재정위기, 미국 경기 둔화 등 세계 경제가 불안한 상태입니다. 이런 분위기가 우리 경제에도 불안요인으로 꼽히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10월엔 유럽연합(EU)이 '그랜드 플랜'이라는 이름의 합의를 끌어내는 데 성공하자 시장은 빠르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 줬습니다. 그러나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재정 악화 국가들의 마지노선이라고 여겨지는 7% 선을 최근 상향 돌파하자 다시 우려감이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했습니다.

유럽은 문제 해결을 위한 총론은 이끌어 냈지만 각론 부분에서 합의가 나오기까지는 여전히 험난한 길을 걸을 것입니다. 경제적인 문제 외에도 정치적 리더십 문제, 그리고 EU 각국 간의 상이한 역사적인 배경 등까지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 해결의 핵심은 유럽 은행들의 자본 확충 문제와 레버리지(차입)를 활용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확충 문제입니다. 이것이 제대로 해결되기 위해서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이 보여준 것처럼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실행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 해결을 대부분 시장에 맡겨 놓은 상태고, 그나마 정치적 이해의 차이로 실행력이 미지수인지라 상당기간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어려울 것입니다.

결국 지금의 시장이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의 일시적 반등)'라는 점은 분명해졌다. 따라서 당분간 시장의 반등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해결을 위한 큰 발걸음이 시작됐고 시장은 점차 이에 대해 내성을 갖기 시작했으므로 이 문제가 전보다는 악재로서의 위력이 크지 않을 것입니다.

Q. 최근 주식시장의 트렌드는 어떤지요.

불안한 와중에도 주식시장에서는 미묘하나마 의미 있는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주목됩니다. 과거 자본시장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성장이 약화되거나 후퇴할 때 신기술을 통한 생산성 향상 모색이 돌파구가 됐습니다. 최근 시장에서도 그러한 현상의 일단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우선 스티브 잡스의 독특한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비즈니스 생태계의 모바일화'가 바로 그것입니다. 모바일 체계로의 진화가 결국 생산성의 향상을 비약적으로 가져다 주는 것임을 감안한다면 지금은 비록 전 세계가 저성장의 어두운 터널에 갇혀 있지만 성장의 희망마저 버릴 상황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최근 소셜쇼핑(온라인 공동구매) 업체 중 하나인 '그루폰'이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됐습니다. 상장 초기의 시가총액이 무려 165억 달러로 대표적 정보기술(IT) 기업인 야후의 시가총액에 육박했습니다.

또 조만간 소셜네트워크게임(SNG) 업체인 '징가' 역시 상장될 예정인데, 시가총액이 2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애플로부터 촉발된 폭발적인 스마트폰 보급을 통한 모바일 세상으로의 급격한 변화는 새 비즈니스의 지평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주식시장에서 이와 관련해 거품의 우려가 있긴 하나 모든 신기술이 초기에는 거품을 통해 성장의 토양을 만들어왔음을 감안하면 그리 놀랄 일은 아니라고 보입니다.

Q. 과거와 달리 자본시장에서도 소비자들의 주권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업계에선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지요.

펀드 선택의 주도권은 소비자에게 이미 넘어갔습니다. 기본(수익률)이 갖춰진 운용사는 꽤 있으니까 이제 소비자의 선호를 읽고 '차이'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당분간 시장의 변동성이 클 테니, 고점과 저점을 예상하기보다 시점을 분산해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이겠지요. 그렇게 하다보면 소비자들이 옥석을 가려내시리라 믿습니다.

◆ 강신우 한화자산운용 사장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지난 1988년 한국투자신탁에 입사한 이후 굿모닝투자신탁운용 상무, 한국투자신탁운용 부사장을 거쳤다. 현대투자신탁운용에서는 바이코리아 열풍을 주도했고 옮기는 회사마다 펀드운용의 실력자로 인정받아 자본시장이 공인하는 '시장고수'로 활발한 강연과 기고, 자문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 9월부터 한화자산운용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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