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기관 합의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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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기관 합의 '급물살'
  • 김한나 기자 hanna@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11월 04일 0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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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비자 보호기관을 신설하는 문제를 두고 대립해 온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합의를 함에 따라 보호기관 설립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금융소비자 보호기관을 설치하는 금융소비자보호법(소보법) 제정과 관련해 "최근 양측 간부들이 배석한 가운데 소보법 제정에 대부분 합의했다"고 말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도 "몇몇 세부적인 내용이 남아있긴 하지만 큰 방향에서 의견일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이 합의한 소보법 제정안에 따르면 금감원은 금융소비자 보호 조직을 떼어내 인사·예산에서 독립성을 지닌 금융소비자 보호기관을 내년 초 설립한다.

기관장은 금감원 부원장급으로 두며, 금감원장의 추천을 거쳐 금융위가 임명한다. 기존의 금감원 부원장 직제(총괄·보험, 은행·비은행, 금융투자 등 3명)는 유지된다.

각 금융권역의 법에 흩어진 영업행위 규제 위반에 대한 제재권을 금융위가 갖도록 소보법에 일괄적으로 규정하고, 시행령을 통해 일정 수위 이하의 제재만 금감원에 위임하는 방안은 백지화됐다.

금융소비자 보호기관은 금감원과의 권한 상충을 피하기 위해 검사·제재권을 갖진 않는다.

금융위는 이르면 오는 16일 열리는 정례회의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소보법 제정안을 수정 보고한 뒤 입법예고와 부처협의 등 후속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그동안 소보법 제정을 두고 극한 대치하던 금융위와 금감원이 접점을 찾으면서 두 기관 간 갈등이 풀리게 될지 주목된다.

기관 명칭의 경우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하는 애초 방안을 두고 금감원이 완전 별개의 조직으로 분리될 가능성을 우려해 '금융소비자보호처'를 제안, 금융위가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정부부처 가운데 기능별 조직을 뜻하는 '처(處)'라는 명칭을 붙이는 게 부적절할 수 있다고 법제처가 제동을 걸면서 다시 논의는 원점으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기관장 역시 금융위는 금융소비자 보호기관인 만큼 외부 공모를 통해 민간에서 영입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인 반면 금감원은 내부 발탁의 가능성도 배제해선 안 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부에서 노조와 1~12년차 젊은 공채 기수를 중심으로 금융소비자 보호기관의 법제화 자체에 반대하고 있다"며 "직원 설득이나 입법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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