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해외 상륙' 다시 고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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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해외 상륙' 다시 고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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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09년 07월 16일 0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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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로 중단됐던 국내 은행들의 해외 진출 계획이 속속 가시화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가 다소 완화되자 일부 은행들이 최근 2~3년 간 추진해오던 해외 현지법인이나 사무소 설립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는 새로운 해외 진출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 중국 등 현지법인 설립 잇따라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달 중 일본 내 3개 지점들을 현지법인으로 전환하는 본인가를 받아 9월에 출범시킬 계획이며 연내 베트남 호찌민 지점도 현지법인으로 전환키로 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이미 캐나다와 카자흐스탄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영업을 개시했다. 신한은행의 현지법인은 미국, 홍콩, 카자흐스탄, 중국, 캐나다, 캄보디아, 베트남, 독일 등 8개 국가에 설립돼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기존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전략에 따라 현지법인을 설립해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현지에서 소매영업을 주력해 인지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도 이달 초 홍콩에 투자금융(IB) 전문 현지법인인 '환은아세아재무유한공사(KEB Asia Finance Limited)'를 설립한 데 이어 연내 중국 현지법인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현재 중국감독당국으로부터 심사를 받고 있어 이르면 연내 중국 법인 설립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현지법인은 톈진시에 본점을 두고 현재 중국 내 4개 영업점과 출장소를 법인 소속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기업은행도 최근 중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중국 5개 지역 내 지점들을 현지법인인 중국유한공사로 전환하는 본인가를 받아 업무를 시작했다. 이는 1997년 10월 텐진에 첫 중국 지점을 개설한 이후 처음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법인 전환으로 중국 기업과 개인을 대상으로 예.수금업무와 신용카드, 대출 등의 현지 소매 금융영업을 할 수 있으며, 현지에 진출한 국내 중소기업들에 대해서도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또 기존에 진행해오던 현지 은행 인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5월 국내 기업들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캄보디아은행의 지분 51%를 100억 원에 인수했다. 또 현재 30.5%의 지분을 보유한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딧은행(BCC)의 지분도 2011년 초까지 50.1%로 늘려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경제.금융상황이 나빠진 만큼 BCC와 투자 조건 등을 변경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조만간 구체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미국, 인도네시아 등 수익성이나 시장 이해도가 높은 국가에서는 시장상황을 봐가며 현지 은행에 대한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역시 장기적으로 현지에서 인수.합병(M&A)을 통해 외형을 늘리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 아직 '눈치보기'…브라질 등에 사무소 설립
은행들은 그러나 일부 국가에서는 우선 현지 시장 조사 등의 차원에서 사무소나 지점 설립만 추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 2월에 UAE 두바이사무소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사무소를 신설하고 오는 8월 중 브라질 상파울루에도 사무소를 개설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브라질은 풍부한 천연자원 등으로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며 "일단 사무소를 운영해 시장환경 조사 등을 거쳐 영업점으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베트남 호찌민사무소와 UAE 두바이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이외 하나은행은 순수 홍콩계은행 중 최대 규모인 동아은행(Bank of East Asia)과 포괄적 업무제휴(MOU)를 체결했다. 하나은행은 동아은행과 중화권에 상품을 소개하는 등의 협업을 추진하고 필요시 신용공여한도(크레디트라인) 개설 등의 협력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작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아직 남아 있어 새로운 해외 진출 전략을 적극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며 당분간 국내외 상황을 봐가면서 현지화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 초 글로벌 금융위기로 시달렸기 때문에 당장 새로운 해외 진출 사업을 추진하기는 어렵다"며 "시간을 두고 국내외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해외 진출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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