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방송사 '편집조작' 시청자는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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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방송사 '편집조작' 시청자는 답답하다
  • 강윤지 기자 yjkang@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09월 26일 0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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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을 표방한 '리얼리티' TV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방송내용을 둘러싼 '편집조작' 논란이 시청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최근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시즌3의 참가팀인 예리밴드와 제작진 간에 편집조작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TOP10 자리에 올라 합숙생활 중이던 예리밴드가 제작진의 악의적인 편집을 주장하면서 자진 하차한 것이다. 이 밴드의 리더는 '악마의 편집' 때문에 '인간말종'에 '거지 같은 팀'이 돼버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제작진은 조작을 부인하며 원본영상 공개로 맞불을 놨다. 하지만 이마저도 편집조작 논란을 양산해 시청자들의 실소를 자아냈다.

다른 참가자였던 김소영도 사실과 다르게 편집됐다며 조작의혹을 제기했다. 예선탈락 후 난폭한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최아란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실이든 아니든 편집조작이 불거질 때마다 제작진은 '사실무근'으로 일축했다.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의혹과 해명의 레퍼토리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tvN 오디션 프로그램 '코리아 갓 탤런트'는 '한국의 폴포츠' 최성봉이 학력을 언급한 부분을 편집하면서 시청자들을 농락했다는 질타를 받았다. 특히 CNN등 외신들의 극찬을 받기까지 한 최성봉은 졸지에 '화제몰이'를 위해 전 세계를 속인 사람이 됐다.

지상파 방송도 '조작논란'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SBS '짝' 12기 방송에서는 '제작진이 커플 선정에 개입했다'는 주장과 함께 조작 논란이 불거졌다. 이보다 앞서 KBS 2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도 출연자들이 미션 수행 도중 지원받은 용돈에 비해 음식값이 많이 나오자 '개인 돈을 쓰고 편집으로 조작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터져 나왔다.

이뿐만이 아니다. 종영된 SBS '패밀리가 떴다'에서는 출연자가 직접 참돔을 잡지 않고 잠수부가 낚시바늘에 꿰어 줬다는 논란이 일었다.

방송에선 시청률이 곧 매출이자 성적표인 탓에 지겹도록 되풀이되는 편집조작 '소음'들이 우연처럼 느껴지지 않는 것은 과장된 의심일까. 결국 '리얼리티' 프로그램도 의도된 '방향'과 '스토리'에 맞춰진 '조작된 리얼리티'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실제 시청률조사기관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8월12일 슈퍼스타K3 첫방송 평균 시청률은 8.5%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아란의 '태도논란'이 한창 인터넷을 달군 후인 19일 시청률은 9.4%로 집계됐다.

케이블방송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청률이 약 1% 오른 것은 상당한 상승효과를 일으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자극적인 장면과 "제작진이 시켰다"는 최아란의 '조작' 주장 때문이라고 확언할 수는 없지만 사람들의 관심을 이끄는 '노이즈마케팅' 역할은 톡톡히 해낸 것으로 보인다.

'편집기술'로 만들어진 방송은 잠깐의 이슈 생산은 할지 몰라도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비결'이 될 수는 없다. '리얼리티'를 갈망하는 시청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리얼리티' 그 자체다.

제작진은 의도 여부를 떠나 더 이상 '거짓 방송'으로 시청자를 농락하는 일이 없도록 신중하게 편집방향을 찾아야 한다.

컨슈머타임스 강윤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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