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류열풍, 이제 '내일'을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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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류열풍, 이제 '내일'을 준비하자
  • 김한나 기자 hanna@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09월 05일 0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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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are you from? (어느 나라에서 왔니?)"

"I'm from Korea. (한국에서 왔어.)"

"Wow! '안녕~'?"

여름 휴가차 최근 태국을 찾았던 기자가 현지에서 만난 한 외국인과의 대화내용이다. '한국에서 왔다'는 말에 '안녕'이라는 한국말이 기다림도 없이 튀어나왔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같은 대화 후 '북한사람이냐, 남한사람이냐'는 질문을 받았던 것과는 크게 다른 분위기다.

여행 기간 내내 슈퍼주니어, 씨엔블루, 2ne1(투애니원) 등 연예인이 광고하고 있는 홍보물들을 수도 없이 접했다. 또 그곳 청소년들은 2PM, 비스트, 포미닛 등 한국 아이돌 가수의 노래와 춤을 따라했다. 방송에서도 'K패션', 'K팝', 'K뷰티' 등 한국 문화를 쉴 새 없이 전달했다.

현지 젊은이들이 많이 모인다는 '핫'한 거리에는 '에뛰드하우스' 등 한국형 저가화장품 샵들이 즐비해 한국거리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식료품을 사기 위해 방문한 한 대형마트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한국의 전통 고추장, 된장, 쌈장이 한국이름과 표기가 그대로 된 채 잘 보이는 곳에 비치돼 있었다. 한국 아이스크림은 따로 모아둔 냉장고가 있을 정도였다.

특히 한국식료품이 상대적으로 비싼 탓에 "한국 아이스크림인 메로나를 먹으며 길을 걷는 것이 부의 상징"이라는 현지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한바탕 웃었던 기억도 있다.

기분 좋았다. 동남아시아에 한정돼 있긴 하나 세계 속에서 한국의 입지가 커졌다는 것을 일정 정도 방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 속의 IT강국'이라는 자랑과는 달리 실제 삼성전자의 휴대전화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현지인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자동차 역시 혼다 등 외제차가 즐비한 중에도 국산차는 단 한대도 보지 못했다.

'한류열풍'이 대단한 것처럼 언론에 보도되고 있지만 방송, 연예, 문화 등에 집중돼 있는 탓에 '속 빈 강정'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이유다. 아이돌들의 인기에 치중한 듯 편향되고 단편적인 이런 흐름을 '한류열풍'이라고 칭해도 될 지 의문일 정도다.

실제 이러한 분위기는 1990년대 H.O.T 등을 필두로 중화권에 불었던 바 있다. 그러나 지속적이고 다변화되지 못했던 탓에 금새 사그라졌다. 그런 당시 분위기를 현재에 와서는 '원조' 한류열풍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현재의 '신한류'가 과거 '원조한류'를 답습하는데 그친다면 한때 '유행'인듯 '반짝' 이슈로 끝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예쁘고 춤 잘 추는 아이돌 가수들 덕에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 나라'라는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세계 속 한국의 인지도는 많이 상승했다.

단순하게 아이돌들을 모델로 채용하는 것을 넘어서 외국인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한국의 엔터테인먼트와 삼성, LG, 기아, 현대 등 기업들의 '협업(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구매욕을 자극하고 이슈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눈앞에 보이는 1차적인 이익을 쫓는 것이 아닌 가전, 자동차 등 소비재 등으로 한류의 질을 더욱 높여 수익창출 극대화를 노려야 한다. 이런 과정들은 차차 국가 이미지 제고와 연결돼 지속적 한류가 가능해지도록 할 것이기 때문이다.

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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