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IMF구제 신청…'데킬라 위기'후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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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IMF구제 신청…'데킬라 위기'후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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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09년 04월 02일 0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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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가 국제통화기금(IMF)이 갓 개설한 단기외화자금 대출제도의 첫 수혜국이 됐다.

블룸버그와 로이터에 따르면 멕시코 중앙은행과 재무부는 1일(이하 현지시각) 성명을 내고 IMF의 '신축적 신용공여제도'(FCL)로 470억달러 차입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멕시코는 이와 함께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 협정을 체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멕시코는 지난 90년대 중반 이른바 '데킬라 위기'로 불린 환 위기 극복을 위해 IMF 구제를 받은 바 있다.

IMF는 지난달 24일 집행 이사회를 열고 금융 위기로 인한 외부 위험으로 인해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몰린 '우량' 회원국이 IMF 구제 금융의 엄격한 조건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간 운용해온 '단기 유동성 지원 창구'(SLF)를 없애는 대신 FCL을 도입했다. FCL은 위기예방 차원에서 제공되는 신용 라인으로 IMF가 경제 기초 체질과 정책 건전성, 그리고 정책 이행 실적이 양호하다고 판단하는 회원국에만 제공된다.

금융위기 극복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시작된 SLF를 이용한 회원국은 없다.

IMF는 당시 달러 통화 스와프 채널로 SLF를 개설하면서 한국과 멕시코 등 주요 신흥경제국을 대상으로 염두에 뒀으나 이들 국가가 `또다시 IMF 구제 금융을 받는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우려해 지원을 요청하지 않음에 따라 SLF보다 대출기간과 인출시기, 그리고 지원금 규모가 훨씬 자유로운 FCL로 대체했다.

기예모 오르티스 멕시코 중앙은행장은 기자회견에서 "(유동성 위기) 예방 차원에서 IMF 및 FRB에 지원을 요청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IMF 지원에 1년가량 기댈 것임을 시사했다. IMF와 FRB의 지원이 멕시코가 원하는 수준으로 이뤄질 경우 멕시코의 보유 외환이 두배 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멕시코의 조치는 외환시장에 즉각 영향을 미쳐 지난 2주 사이 폭락장에서 헤어나지 못해온 멕시코 페소화가 이날 오후 1.7% 반등해 달러당 13.9387페소에 거래됐다.

불틱 증권의 채권투자 책임자 알베르토 베르날은 블룸버그에 "이번 조치가 페소화에 굿 뉴스"라면서 "평상시 같으면 IMF에 손을 내미는 것이 나쁜 소식일지 모르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치가 멕시코를 겨냥한 환 투기를 주춤하게 만드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BNP 파리바 애널리스트도 "지원이 이뤄지면 분명히 멕시코에 매우 반가운 소식일 것"이라면서 "저리에 공여 조건도 자유로운 FCL이 멕시코의 달러 부족 등 유동성 위기 극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도 1일 이메일 성명에서 "멕시코의 거시 경제가 지난 10년간 견고해졌다"면서 따라서 "FCL이 멕시코의 위기 극복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G20 런던 정상회담 소식통은 1일 로이터에 "IMF 재원을 3배 늘리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이처럼 출연을 대폭 늘리는 대가가 '신통치 않다'는 점이 최대 장애로 부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이와 관련해 팀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이 앞서 IMF에 5천억달러를 추가 출연해 기금을 모두 7천500억달러로 늘리자고 제의한 점을 상기시켰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언론은 이날 G20 정상들이 IMF의 특별인출권(SDR)을 최대 3천730억달러 규모로 승인해 중앙은행들이 경기 부양을 위해 그만큼의 돈을 더 찍어내지 않도록 하는 방안에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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