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오범석 연속골…복병 세네갈 제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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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오범석 연속골…복병 세네갈 제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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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09년 10월 14일 2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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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골이다!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세네갈의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기성용이 선취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2009.10.14


한국 축구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무대를 향한 세 번째 모의고사에서 아프리카의 '복병' 세네갈을 제물 삼아 기분 좋은 승전가를 불렀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 오후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전반 42분에 터진 기성용의 선제 결승골과 후반 35분에 나온 오범석의 추가골에 힘입어 세네갈을 2-0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한국은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아프리카 팀을 가상한 실전에서 승리해 세네갈과 상대전적 1승1무1패로 균형을 이뤘다.

허정무 감독은 사령탑 데뷔전이던 지난해 1월30일 칠레와 평가전에서 0-1로 진 후 1년8개월 가까이 26경기 연속 무패(14승12무) 행진을 이어갔다.

한국은 다음 달 15일 덴마크와 평가전에 이어 같은 달 18일 월드컵 유럽 예선 1위 팀과 친선경기로 유럽팀 적응력을 높인다.

허정무 감독은 예상대로 박주영-이근호 투톱을 내세웠고 좌우 날개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인 박지성-이청용 듀오를 배치했다.

중앙 미드필더는 기성용과 김정우가 선발로 배치했고 3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수비수 차두리를 포백 수비라인의 오른쪽 풀백으로 세워 이영표-이정수-조용형-차두리 조합을 시험했다.

베스트 11중 골키퍼 이운재와 수비수 조용형, 미드필더 기성용, 김정우를 제외한 7명을 해외파로 기용해 유럽 전지훈련을 한달 여 앞두고 마지막으로 기량을 집중적으로 점검하려는 허정무 감독의 의중이었다.

세대교체 진통을 겪는 `테랑가의 사자' 세네갈은 젊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한국과 같은 4-4-2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쌀쌀한 날씨에도 3만1천574명의 관중이 찾아 `대∼한민국'을 외치며 올해 국내에서 열리는 마지막 A매치를 즐겼고 태극전사들은 힘찬 응원에 기분 좋은 승리로 화답했다.

한국은 중원사령관 기성용의 매끄러운 경기 조율과 몸싸움에 강한 차두리의 활발한 측면 돌파로 초반 기선을 잡았다.

경기 시작 4분 만에 왼쪽 페널티지역에서 프리킥을 허용했던 한국은 전반 7분 왼쪽 문전 깊숙이 침투한 박주영이 헤딩으로 떨어뜨려 주자 이청용이 달려들며 오른발로 강하게 찼다. 세네갈 골키퍼 체이크 은디아예는 기습적인 슈팅을 몸을 던져 간신히 쳐냈다.

이어 3분 후 기성용이 오른쪽 프리킥 찬스에서 감아 차서 올리자 이정수가 골지역 정면에서 솟구쳐 올라 헤딩을 꽂았으나 이번에도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한국은 전반 27분 아크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을 키커로 나선 박주영이 오른발로 힘껏 감아 찼지만 위협적인 슈팅이 오른쪽 골대를 맞고 튕겨 나왔다. 골대 안쪽으로 조금만 꺾였으면 선제골이 될 수 있었던 아쉬운 장면이었다.

'골대 불운'을 겪은 한국은 32분에도 이청용이 오른쪽을 빠르게 돌파하고 나서 스루패스를 찔러주자 기성용이 오른발로 강하게 찼지만 공이 발등에 얹히지 않으면서 왼쪽 골대를 벗어났다. 기성용의 발에 너무 힘이 들어가는 바람에 마무리가 부족했다.

한국은 마침내 전반 42분 굳게 닫혀 있던 세네갈의 골문을 열었다. 애타게 기다리던 선제골은 두 달 전까지만 해도 FC서울에서 찰떡 호흡을 과시했던 `젊은 피 듀오' 기성용과 이청용의 합작품이었다.

이청용은 오른쪽 미드필더 지역을 단독 드리블로 돌파한 뒤 문전으로 뛰어드는 기성용의 발끝을 보고 수비수 사이로 절묘한 스루패스를 배달했다. 왼쪽 페널티지역 왼쪽에 있던 기성용은 공을 한 번 멈추더니 왼발로 강하게 찼다. 빨랫줄 같은 궤적을 그린 공은 반대편 골망을 세차게 흔들었다. 골키퍼가 제대로 손을 쓸 수 없는 시원한 득점포였다.

지난 6월6일 아랍에미리트(UAE)와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6차전 이후 4개월여 만에 골맛을 본 기성용의 A매치 개인통산 4호골. 프리미어리그에서 세 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렸던 이청용의 어시스트도 빛이 났다.

허정무 감독은 후반 들어 김정우-기성용과 이근호를 빼고 조원희-김남일 듀오와 설기현을 투입해 4-2-3-1 전형을 실험했다.

박주영이 원톱으로 나서고 박지성이 중앙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기는 한편 설기현과 이청용이 좌우 측면을 맡았다. 이운재와 조용형을 뺀 무려 10명이 해외파로 채워졌다.

후반 12분 세네갈 스트라이커 뎀바 바의 슈팅을 골키퍼 이운재가 잘 막아내 위기를 넘긴 한국은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한국은 3분 후 설기현이 왼쪽 측면을 파고든 뒤 땅볼 패스를 문전으로 찔러줬다. 박지성이 쇄도하면서 오른발을 갖다댔지만, 몸의 중심이 흐트러지는 바람에 공은 오른쪽 골대를 비껴갔다.

후반 22분에는 박지성의 패스를 받은 박주영이 아크 정면에서 강한 왼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공이 골키퍼를 뚫지 못했다. 박주영은 A매치 3경기 연속 골 사냥에 도전했지만 끝내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하고 후반 30분 염기훈으로 교체됐다.

차두리도 활발한 오버래핑과 안정적인 수비로 복귀전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뒤 후반 32분 오범석과 임무를 교대했다.

1-0의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한국의 두 번째 골은 수비수 오범석의 발끝에서 터졌다. 오범석은 후반 35분 이청용이 오른쪽 측면으로 공을 살짝 밀어주자 달려들어 가면서 오른발 슈팅을 때렸다. 공은 수비수를 맞고 굴절되면서 반대편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오범석이 A매치 28경기 출장 만에 쏘아 올린 마수걸이 축포였다. 이청용은 혼자 2도움을 기록했다.

패색이 짙어진 세네갈은 거센 반격으로 만회골을 노렸지만 중앙수비수 이정수-조용형이 주축인 한국의 포백 수비진과 `거미손' 골키퍼 이운재가 철벽 방어로 2점차 승리를 지켜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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