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박찬호 이그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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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박찬호 이그니스 대표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2년 05월 20일 0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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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식문화 선도 기업 위해 원재료·패키지 혁신 도전
박찬호 이그니스 대표. [사진=안솔지 기자]
박찬호 이그니스 대표. [사진=안솔지 기자]

[컨슈머타임스 안솔지 기자] 박찬호 이그니스 대표가 식품의 혁신을 넘어 식품 포장재의 혁신을 통해 사람과 환경을 위한 지속가능한 식문화를 이끌겠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이그니스는 국내 최초 개폐형 캔워터 '클룹'을 통해 포장재 혁신을 위한 첫발을 뗐다. 이를 시작으로 이그니스 전 제품의 원재료·포장재 혁신을 통해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4년 상반기 기업공개(IPO)에도 도전한다.

박찬호 이그니스 대표를 만나 지난 7년간 이그니스가 변화시킨 식문화에 대한 성과와 향후 비즈니스 계획에 대해 들었다.

Q. 지난 7년간 이그니스의 행보와 성과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 이그니스는 2014년 국내 최초 기능성 식음료 전문 기업으로 출범했습니다. 첫 제품은 미래형 식사를 표방한 랩노쉬였죠. 랩노쉬는 간편하면서도 제대로 된 한 끼를 챙기고 싶다는 바람에서 출발했습니다. 사회 구조의 변화와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통계학적 자료를 봤을 때 영양 섭취를 목적으로 하는 '기능적 식사 시장'이 반드시 커질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랩노쉬를 통해 사람이 하루에 섭취해야 하는 3대 영양소와 비타민, 미네랄을 맛있게 섭취할 수 있도록 하고자 했습니다.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고 4~5시간가량 포만감이 유지될 수 있도록요.

와디즈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첫선을 보였는데 목표 금액은 1000만원이었습니다. 그런데 국내 크라우드 펀딩 사상 역대 최고액인 1억원을 달성했어요. 간편한 건강 대용식에 대한 소비자의 뜨거운 반응을 확인한 셈입니다. 온·오프라인 채널 모두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초기 3년 동안은 매년 2~3배씩 빠른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고함량 성분으로 인해 원가율이 높고 유통 구조나 할인 정책 등으로 마진율이 낮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저희의 기획 초기 기대보다 기능성 식품 시장의 성장 속도도 더뎠고요. 마음이 조급해지다보니 더욱 대규모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통한 외연 성장에만 급급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분말형 랩노쉬 제품을 액상으로 리뉴얼 출시했어요. 비건 버전도 선보였죠. 여기에 저칼로리식을 찾는 소비자를 위한 '그로서리 서울', 즐거운 식단 관리를 돕는 '한끼 통살' 등 추가 브랜드를 론칭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습니다. 트렌드를 좇으면서도 '한 끗'의 차별화를 만들어내는 제품으로 시장에 침투하는 전략을 썼습니다. 탄탄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2020년 하반기 손익분기점을 돌파했습니다. 5월 현재 예상 매출은 50억원가량입니다.

Q. 앞으로의 이그니스는 어떻게 변화시킬 계획입니까?
== 이그니스의 '기능성' 제품에 패키지의 혁신을 통한 '친환경'이라는 옷을 새롭게 입힐 생각입니다.

현 시점에서 식품 기업이 환경에 기여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단연코 포장재를 바꾸는 것입니다. 식품 포장재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바로 플라스틱이기 때문이죠. 대체육이나 식물성 단백질 등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해 나가야 한다면 가장 즉각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포장재를 바꾸는 것입니다. 

이그니스는 지속가능성과 기능성을 두루 갖춘 혁신 제품을 통해 세상과 사람들을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식품 기업으로 나아갈 계획입니다.

Q. '넥스트' 이그니스를 위한 첫 도전은 무엇일지 궁금해집니다.
== 패키지 혁신을 위한 거대한 도전의 첫 걸음으로 '물 시장'을 선택했습니다. 물이야말로 식품 중 가장 지속적이고 반복적 소비가 일어나는 카테고리이기 때문에 작은 변화로도 큰 파급력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장성도 뛰어납니다. 2016년 7000억원 수준이었던 시장이 지난해에는 1조6000억원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해외에서는 워터 패키지 개선에 대한 시도도 이미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종이박스워터와 캔워터입니다. 두 가지 방식을 놓고 검토한 결과 종이박스워터는 실질적으로 환경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판단했습니다. 100% 종이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내구성을 위해 플라스틱 등 여러 소재가 혼합돼 재활용이 오히려 힘들기 때문이죠.

그래서 선택한 것이 알루미늄 소재의 캔워터입니다. 음료 포장 용기로서 알루미늄 캔은 재활용률이 75%에 이릅니다. 알루미늄을 용해해 재활용하기 때문에 회수와 선별이 간단하고 원료 손실이 없기 때문입니다. 내구성이 강해 적재가 용이하다는 점도 장점이고요. 

다만 그동안은 한번 개봉하면 다시 닫히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독일 엑솔루션사가 보유한 국제 특허 리실러블 마개(resealable lid)를 적용해 개폐형 캔워터를 도입하게 됐습니다. 개폐형 캔마개는 기존 페트형 마개보다 2.5배 이상 밀봉력이 높기 때문에 세균 번식이 덜해 오랜 기간 보존이 가능합니다. 

이그니스는 기능성 음료에 개폐형 알루미늄 캔워터 패키지를 적용한 신제품 '클룹'을 이달 중 선보일 예정입니다. '클룹'이 더 큰 도약을 위한 저희의 첫 걸음입니다.

박찬호 이그니스 대표. [사진=이그니스]
박찬호 이그니스 대표. [사진=이그니스]

Q. '클룹'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 결국엔 클룹이 페트병을 훌륭하게 대체하는 것입니다. 우선은 자사몰 '에잇템'과 편의점 채널을 통해 선보이는데 향후 국내외 유수의 메이저 채널에서 유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고객이 제품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대고객 프로모션을 활발히 진행할 계획입니다. 클룹을 통한 올해 예상 매출은 100억원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물 시장'에 도전하는 클룹 라인업에 '먹는 샘물'은 없습니다. 이유는?
== 당장은 '먹는 샘물'을 타겟팅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에비앙 같은 하이엔드 브랜드 또는 트레비 같은 탄산수 시장을 겨냥한 것이 사실입니다. 

우선은 혼합음료와 탄산수를 기반으로 소비자의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킬 수 있는 플레이버 위주로 제품군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향후 클룹이 브랜드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시장에 안정적으로 자리잡는다면 제로 소다, 에너지 드링크, 크래프트 소다 맥주 등 음료 카테고리 전반으로 확장하려고 합니다. 이때는 먹는 샘물까지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Q. '첫 도전'인 클룹의 다음 단계도 계획하고 있다면요?
== 클룹을 시작으로 랩노쉬 또한 더욱 지속가능하고 기능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리뉴얼을 계획 중에 있습니다. 제품 원료 또한 동물성 단백질에서 식물성 단백질로 바꾸고 패키지도 점진적으로 지속가능한 형태를 추구하려고 합니다. 나아가 랩노쉬, 그로서리 서울, 한끼 통살은 물론 향후 이그니스가 출시하는 모든 브랜드를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바꿔나갈 것입니다.

Q. 이그니스의 향후 투자 계획이나 구체적인 비즈니스 목표도 궁금합니다.
== 이그니스는 초반 자본금 8000만원으로 시작한 기업입니다. 이후 누적 투자금 154억원을 유치했습니다. 현재 시리즈B 투자 유치를 비롯해 오는 2024년 상반기 상장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상장 후에는 전 밸류체인에 맞는 물류, 제조시설, 연구개발까지 내재화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줄어들었던 해외시장 공략을 다시금 시작하고 있습니다.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이사 등 아시아 시장 위주로 해외 진출을 하고 있고 앞으로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수출로 가져가고자 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 이그니스는 아시아에서 식품 브랜드를 가장 잘 만드는 회사가 되고자 합니다. 이그니스 브랜드를 통해 환경과 건강에 관한 메시지를 세상에 알리고 세상과 사람들을 더 건강하게 만드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박찬호 이그니스 대표는?
박찬호 대표는 서강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2011년에는 미국 공인회계사 AICPA 자격을 취득한 후 대우인터내셔널에서 투자·신사업 개발 담당으로 일했다. 이후 '마시는 간편식' 아이디어를 실현하고자 회사를 그만두고 2014년 5월 푸드테크 스타트업 '이그니스'를 창업했다. 이그니스의 첫 기능성 식품 브랜드 '랩노쉬'는 혁신성을 인정받아 2016년 상해 국제 식품 박람회에서 식품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제 박 대표는 ESG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식문화 선도 기업 '이그니스2.0'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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