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로 코로나'에 뷰티업계 충격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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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제로 코로나'에 뷰티업계 충격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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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LG생건 중국 의존도 50~70%…북미 확대
이니스프리 중국 베이징 매장. 사진=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중국 베이징 매장. 사진=아모레퍼시픽

[컨슈머타임스 박현정 기자] 중국이 '제로 코로나'를 위해 주요 도시 봉쇄 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국내 뷰티업계가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다. 중국의 코로나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2분기에도 매출 증진이 불투명해지자 북미·아세안 지역으로 해외 영토를 넓히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1분기 매출은 지난해 1분기 대비 9.0% 줄어든 1조2628억원, 영업이익은 13.4% 감소한 1712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자회사인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1분기 매출이 1조1650억원, 영업이익은 158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0%, 10.4% 줄었다.

특히 해외사업의 경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9.5% 축소된 421억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아시아 시장 내 매출은 3796억원으로 이 중 중국 매출 비중이 70%에 달한다.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아시아권의 매출 역시 10%가량 줄었다.

국내 시장은 온라인 매출이 20% 이상 성장해 견고한 성장을 지속했다. 그러나 중국인 관광객의 비중이 큰 면세 채널에서 매출이 하락하면서 국내 매출은 지난해 1분기 대비 15% 하락했다.

아울러 중국 현지 내 아모레퍼시픽의 성장률이 줄어들고 있어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 중국은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애국 소비(궈차오)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시장 내 성장률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2.9%에서 2020년 -4.9%로 크게 깎였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의 상반기 최대 쇼핑행사인 6.18 쇼핑 축제를 대비하기 위해 최근 중국 당국의 허가를 받아 상하이 뷰티공장 재가동에 나섰다. 해당 공장은 지난 3월 28일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상하이 전체를 봉쇄하면서 공장 가동을 멈췄다.

LG생활건강은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LG생활건강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2% 감소한 1조6450억원, 영업이익은 52.6% 감소한 1756억원으로 '어닝쇼크(시장 전망을 하회함)'를 기록했다. 중국 영향을 제외해도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자재값이 급격히 뛰면서 영업이익은 5.6% 감소했다.

지난 11일 LG생활건강의 1분기 실적이 공시된 이후 주가는 연일 하락했다. 지난 13일 주가는 장중 68만원까지 급락하면서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LG생활건강 역시 15일부터 상하이법인의 유통망을 재개한다고 지난 12일 밝혔으나 증권사 16곳이 목표주가를 낮췄다. 삼성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115만원에서 63만원으로 45.2% 하향 조정하고 투자 의견도 '매수'에서 '중립'으로 변경했다.

특히 화장품 부문의 매출은 6996억원, 영업이익은 69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9.6%, 72.9% 감소했다. LG생활건강의 경우 중국 의존도가 50%에 달한다.

반면 뷰티뿐 아니라 패션과 리빙, 온라인 등 사업 다각화 전략을 펼치고 있는 신세계인터내서날은 1분기 영업이익 331억원으로 전년 동기 55.4% 증가하며 '어닝 서프라이즈(시장 전망을 상회함)'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실시한 자체 브랜드의 사업효율화 작업이 결실을 맺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가운데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중국 내 온라인 점유율을 높이고 북미·아세안 지역의 비중을 늘려 중국 의존도를 낮출 계획이다. 양사 모두 중국의 럭셔리 전략과 달리 북미에서는 스킨케어 중심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 1분기 북미 매출은 전년 대비 63% 성장했다. 설화수, 라네즈를 필두로 세포라 입점을 확대하고 아마존 입점도 추진해 채널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중국 현지의 오프라인 지점을 절반으로 줄이고 이커머스에 집중해 고객 접점을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8월 LG생활건강은 미국 MZ세대 타깃 비건 헤어케어 브랜드 알틱폭스의 모회사 보인카의 지분 56%를 인수했으며 지난달 20일 크렘샵의 경영권과 지분 65%를 인수했다. 아울러 지난 13일 일본 홋카이도에 마이크로바이옴 센터를 설립하면서 사업 본격화 소식을 알렸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도 중국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은 지속되지만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내 설화수 브랜드력 제고가 확인되고 있어 하반기 점진적인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전망"이라며 "LG생활건강은 하반기 중국의 정상화가 가시화될 경우 펀더멘탈과 주가 센티먼트 회복도 빠르게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저희에게 중국 시장은 굉장히 중요한 시장이고 아직 중국에서 충분한 역량을 키웠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면서 "오프라인 매장 정리를 통한 매장효율화와 이커머스 역량 강화로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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