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미용으로 둔갑한 '위험천만' 양악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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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미용으로 둔갑한 '위험천만' 양악수술
  • 최미혜 기자 choimh@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07월 15일 0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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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연예인 수술'이라고 불리는 '양악수술'이 화제다. 인터넷, 잡지, 지하철 광고판에는 누구나 수술만 하면 연예인처럼 예뻐질 수 있다는 식의 광고가 넘쳐나고 있다.

최근 양악수술 이후 '달라진' 연예인들의 모습이 잇따라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있다. 수술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는 1등 공신이다. 개그맨 임혁필, 개그우먼 김지혜, 탤런트 김성은, 방송인 이파니, 배우 신이에 이르기까지 양악수술로 외모를 바꿨다는 연예인들의 이름을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다.

특히 신이의 양악수술 전후 비교사진을 접한 소비자들은 놀랍다는 반응이다. 개성 있는 얼굴에서 청순한 이미지로 180도 변했다는 평가가 많다. '변신에 성공했다', '예뻐졌다'는 긍정적인 의견도 있지만 본인만의 색깔이 흐려진 것 같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실제 기자 주변에도 양악수술을 통해 외모변신을 꿈꾸는 연예인 지망생들이 있다. 실행에 옮긴 경우도 있다. 걱정스러운건 양악수술이 뼈를 잘라내는 큰 수술이라는 점이다. 위험성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간단한 미용술' 정도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 우려를 자아낸다. 양악수술만 하면 완벽한 외모를 가질 수 있다는 환상을 부여한 언론에 책임이 크다.

양악수술은 불규칙한 치아를 교정하거나 턱의 위치, 모양을 바로잡기 위한 교정술이다. 윗턱인 상악과 아랫턱인 하악을 함께 수술하는 경우 양악수술이라 칭한다. '미용'이 아닌 '치료'를 위한 의료행위라는 얘기다.

물론 고통에 시달리는 '환자'들이 받는 양악수술을 미용 목적의 수술과 한데 묶어 도매금으로 취급하면 곤란하다. 음식을 씹거나 삼키는 데 어려움이 있거나 만성적인 턱관절의 부정교합으로 인한 통증과 두통이 있는 사람에게는 경우에 따라 치료에 꼭 필요한 수술이기도 하다.

사람의 얼굴에는 목의 좌우측면에서 뇌로 이어지는 얼굴동맥과 정맥, 턱에는 상악동맥과 각종 신경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건드리지 않고 수술을 끝내야 한다. 전신마취를 하는 수술의 특성상 마취과 전문의가 환자의 호흡이나 혈압, 맥박수 등을 체크해 대량출혈이나 쇼크 등에 철저히 대비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러한 위험성은 수술의 드라마틱한 미용효과에 철저히 가려져 있다. 외모지상주의에 젖어있는 사회가 치료 목적의 수술마저 '미용 성형'으로 둔갑시킨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 '예쁜 얼굴'의 기준처럼 여겨지는 갸름한 턱, 작은 얼굴을 갖기 위해 수술이 가진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지는 않은지 소비자 스스로 냉철히 따져봐야 한다.

'예쁜' 외모 기준에 들이대는 잣대 보다 더욱 엄격하고 냉정하게 말이다.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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