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원화 약세는 원자재·중국 의존도 높은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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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원화 약세는 원자재·중국 의존도 높은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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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사진=픽사베이).
달러(사진=픽사베이).

[컨슈머타임스 박현정 기자] 지난해 원화 가치가 다른 통화보다 유독 더 떨어진 것은 국내 경제의 대외 리스크 요인과 환율 상승 기대에 대한 시장 반응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 원화 약세 원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원화는 미국 달러화 외에도 달러인덱스 및 주요 신흥국 대미 환율에 비해 상승하는 등 여타 통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 상승률(8.2%)은 달러인덱스(6.3%) 및 신흥국 대미 환율(2.7%) 상승률을 상회했다. 이는 미국의 테이퍼링 기대, 중국의 경기 부진 등 달러 강세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던 지난 2012년 12월부터 2013년 7월 시기 대비 원달러 환율 상승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한은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국제원자재 가격 △중국 경제 의존도 △포트폴리오 투자 △현·선물환 연계를 통한 환율기대 강화 4가지를 뽑았다.

한국 경제는 해외 원자재 의존도가 높아 국제원자재가격 상승은 교역조건, 경상수지 악화 등을 통해 상대적으로 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러한 우려가 반영됐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더구나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 지난해 중반 이후 중국 부동산개발기업 헝다그룹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 등으로 중국 실물경기 둔화 우려가 심화되자 통화 절하율이 상대적으로 확대된 경향이 있다고 분석됐다.

한국의 대중 교역 의존도는 2020년 기준 24.6%로 동남아시아 5개국(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이 17.2%, 여타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지수) 신흥국이 13.3%인 것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또한 한은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식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과정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비중이 축소돼 투자자금이 유출되며 원화 절하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일명 '서학개미'라고 불리는 내국인의 해외직접투자 및 포트폴리오 투자자금 유출도 지난해 들어 주식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확대돼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환율 상승 기대에 따른 선물환 헤지와 투기 수요 증가도 원가 절하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국제원자재가격, 중국 경제, 투자자금 이동, 반도체 경기 사이클에 따른 국내 기업 실적 변화 등 관련 대외 리스크 동향을 상시 점검하고 글로벌 자금흐름 및 외환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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