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박준홍 핸드허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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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박준홍 핸드허그 대표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1년 11월 01일 0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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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리크루·아카이브 볼드 성장축…내년에는 3배 더 성장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1990년대 유행하던 키치한 감성의 다이어리가 다시 등장했다. 다이어리 꾸미기, 일명 '다꾸'라는 신조어가 널리 사용되는 이유다.

젤리크루는 다꾸에 필요한 다이어리, 스티커 등 '가심비(가격보다 심리적 만족을 추구)' 아이템을 보유한 크리에이터 플랫폼이다. 귀엽고 갖고 싶은 상품이 많다는 점에서 '넥스트 카카오프렌즈'라는 수식어도 따라 붙었다.

젤리크루를 전개하는 스타트업 핸드허그는 이 같은 성장성을 인정 받아 사업 시작 6년여만에 31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금은 패션 사업에도 손을 뻗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어쩌면 당신도 이 회사의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아카이브 볼드'를 알고 있을 수 있다. 브랜드 상징인 '939' 로고가 박힌 스웨트 셔츠는 최근 아이돌, 댄서 사이에서도 잇템이다.

핸드허그를 창립한 박준홍 대표는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이자 삼성전자 시스템LSI에서 커리어를 처음 시작한 인물이다. 디자인 상품과 패션 브랜드를 구상하게 된 이유가 궁금했다. 컨슈머타임스는 박준홍 대표와 만나 핸드허그의 두 사업 주축에 대한 청사진을 들었다.

◆ 핸드허그의 대표 서비스는 젤리크루일텐데요. 평소에도 디자인 상품에 관심이 많았나요?

== 특별히 디자인 상품에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창업할 당시에는 '콘텐츠가 커머스와 연결될 것이다'라는 대전제만 두고 다양한 아이템을 시도해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지적재산권(IP) 홀더와 생산자를 연결하거나, IP 홀더와 유통사를 연결하는 플랫폼 사업을 시도했는데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계속 퇴짜를 맞다 보니 '차라리 우리가 직접 만들어서 팔아보자'라는 생각으로 프로야구 구단 굿즈 라이선스를 우여곡절 끝에 받아서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번의 피봇팅(사업방향전환) 끝에 지금의 사업 구조로 자리 잡게 된 것은 2019년이었습니다. 세상에 처음으로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들이 커머스와 연결되는 것을 목격했죠. 그래서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를 상품과 연결하고자 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크리에이터들이 만든 상품 또는 크리에이터 브랜드들을 묶어 판매하는 커머스 플랫폼으로 사업 아이템이 귀결됐습니다.

◆ 6년여만에 31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젤리크루가 성장성을 인정 받은 이유는 어디에 있나요?

== 젤리크루의 차별점은 크게 3가지 입니다. 먼저 입점 브랜드의 차별화, 플랫폼을 사용하는 고객의 균질성,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는 '옴니 채널'이라는 점입니다. 젤리크루는 '크리에이터가 만든 브랜드'만 모아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브랜드가 없는 상품, 크리에이터와 연결되지 않는 상품은 입점 자체가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품이 곧 콘텐츠이고, 상품을 구경하는 것 자체가 콘텐츠가 됩니다.

두 번째로 타 플랫폼과 비교해 저희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은 굉장히 균질합니다. 고객의 96%가 여성이고, 그 중에서 10~20대가 90%입니다. 이는 저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서 더욱 뾰족하고 빠르게 성장해야 한다는 반증이 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상위 크리에이터 브랜드들과 별도 계약을 통해 상품 기획과 대량 생산, 대량 유통 협업의 기회를 제공하는 게 특징입니다. 이를 제공하기 위해 8개의 오프라인 직영점도 운영하고 있고요. 온라인에서 시작한 크리에이터들의 상품이 백화점과 대형 서점 등 전통적인 유통 채널에서 소비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 오프라인 매장 운영의 경우 임대료, 인건비 부담이 있을 것 같은데요.

== 오프라인 운영은 난이도가 높지만 저희처럼 크리에이터와 협업하는 기업들에게는 필수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에게는 상품 구매자 뿐만 아니라 입점 크리에이터들도 고객이기 때문입니다. 크리에이터들이 직접 할 수 없는 오프라인 판매 공간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주고 이를 통해서 크리에이터 브랜드들이 사람들의 일상에 침투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다행히 지금 운영 중인 매장들의 수익성도 긍정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최근에 론칭한 신세계 대전 아트앤사이언스점에서는 저희가 아더에러, 젠틀몬스터, 샤넬뷰티 등과 나란히 입점돼있어요. 이는 10~20대 고객들에게 저희 젤리크루가 가지는 위상과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젤리크루가 10~20대 고객들의 사랑을 받는 서비스로 자리잡을 때까지 수익에 있어서는 보수적이지만 인프라에 있어서는 부족하지 않도록 오프라인 채널을 확장해 나갈 예정입니다.

◆ 젤리크루 입점 방식과 인기 상품군이 궁금합니다.

== 젤리크루 입점은 저희 상품기획자(MD)들이 영업을 하거나 크리에이터들이 직접 제안하는 2가지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저희는 현재까지 누적으로 약 100만건의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내부적인 입점 기준을 갖고 있습니다. 수수료는 매월 판매되는 매출의 일정 부분을 수취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아무래도 문구류와 잡화류 입니다. 최근에는 리빙 제품인 우산, 러그 등 다양한 기획 상품도 선보이고 있는데 이 상품들도 빠르게 재고가 소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 '넥스트 카카오프렌즈'라는 수식어가 언급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사실 카카오프렌즈와 젤리크루는 다른 점이 많습니다. 카카오프렌즈가 단일화된 IP를 플랫폼을 통해 전달한다면 저희는 크리에이터에서 시작한 다양한 IP들이 순환하는 플랫폼적인 서비스입니다. 유사한 점이라면 취급 상품에서 문구, 잡화, 봉제 등의 소비재들이 많다는 점, 귀엽고 아기자기한 상품이 많다는 점, 대형 서점과 백화점 등 유통처가 유사하다는 점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 저희는 주력 카테고리 외에도 패션 소품, 잡화, 뷰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확장할 예정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저희만의 차별화가 분명해질 것이라고 봅니다.

◆ 유명인들이 '아카이브 볼드' 의상을 입은 모습이 자주 보이던데요. 패션 사업은 론칭 초반이지만 분위기가 좋은 것 같습니다.

== 피봇팅 과정에서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하는 브랜드 사업도 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이를 실행하게 된 것이 패션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앞으로 젤리크루의 크리에이터들과 패션 사업을 연계하면서 수익성과 매출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시너지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디렉터인 장윤석 디렉터가 면밀하게 마케팅 채널의 데이터를 보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유명 아티스트나 댄서들이 '939' 스웻 팬츠나 후드를 착용한 콘텐츠가 최근 많이 보인다는 얘기를 듣곤 하는데요. 사실 작년부터 여성 댄스 크루들이 저희 제품을 많이 착용하기 시작했고 그러한 콘텐츠들이 SNS 상에서 반응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그러한 변화를 포착하고 많은 댄서분들과 협업하면서 저희 브랜드가 노출될 수 있도록 집중했죠. 이 같은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 활동이 지금의 좋은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전개하되 그 시도에서 얻어지는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해서 브랜드를 성장시킬 예정입니다.

◆ 해외에서 아카이브 볼드 러브콜은 없었나요?

== 이미 아카이브 볼드는 9월부터 해외 판매가 시작됐습니다.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퀄리티 있으면서도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는 브랜드로 만들면서 글로벌 사업까지 빠르게 확장하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입니다.

◆ 각 사업 부문별 매출 증가율 등 성장세가 궁금합니다.

== 현재 핸드허그는 플랫폼 사업인 젤리크루와 패션 사업인 아카이브 볼드가 주력입니다. 젤리크루는 지난해 1월 이후 매월 평균 10%씩 매출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거래액도 동반 상승하고 있고요. 곧 월 매출 1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콘텐츠 기반의 자체 서비스로의 큰 업데이트도 예정하고 있습니다.

아카이브 볼드는 올해 초와 비교해 현재 3배 가까이 매출이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둘 다 부족한 매출이기 때문에 내년까지는 성장에 주력하면서 볼륨을 키우는 것에 주력하려고 합니다. 향후에도 이 두 사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시도를 통해 브랜드를 론칭할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 앞으로 핸드허그의 목표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 핸드허그는 젤리크루를 10~20대들이 사랑하는 놀이공간이자 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고자 하는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현재로서는 지금의 빠른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집중하려고 합니다. 오프라인을 통한 인프라는 단단히 가져가되 온라인 기반의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아카이브 볼드도 패션 업계에서 주목할만한 브랜드로 자리 잡고 고객들의 사랑을 받는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고 다양한 크리에이터들과의 협업도 준비하려고 합니다. 최근에 타투이스트 'SSUN'님과 콜라보레이션 라인을 준비해 론칭했습니다.

해외에서는 다양한 협업 제안과 진출 제안이 있어서 우선은 플랫폼 자체는 두고 상품 판매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미 중국과 일본에는 일부 판매가 이뤄지고 있고요. 내년에는 올해보다 3배 이상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준홍 핸드허그 대표는?

전남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대학 재학 당시 총학생회장을 맡았던 특이한 이력으로 유명하다. 2013년부터 2년여간 삼성전자 시스템LSI(S.LSI) 사업부에서 전략기획 업무를 담당하다 2015년 지금의 핸드허그를 창업했다. 현재 크리에이터 플랫폼 '젤리크루'와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아카이브 볼드'를 주력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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