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식 후발주자 하림, 35년 내공 '장인라면'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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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식 후발주자 하림, 35년 내공 '장인라면' 시험대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1년 10월 28일 07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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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라면은 인스턴트 식품 아닌 요리"…가격 장벽 정면돌파
하림이 가정간편식 첫 제품으로 라면을 선택했다. 사진은 장인라면을 소개하는 김홍국 하림 회장의 모습.
하림이 가정간편식 첫 제품으로 라면을 선택했다. 사진은 장인라면을 소개하는 김홍국 하림 회장의 모습.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35년 전통의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회장 김홍국)이 가정간편식(HMR) 신사업을 앞세워 종합 식품기업으로 도약의 날갯짓을 폈다.

그 첫 주자는 20시간 우려낸 육수가 무기인 '더(The) 미식 장인라면'이다. 라면의 개념을 '인스턴트 식품'에서 제대로 만든 '요리'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가와 1개에 2200원이라는 높은 가격이 장벽이라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라면시장 규모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전인 2019년 2조3597억원에서 지난해 2조6731억원으로 11%가량 성장했다. 집밥 횟수가 늘면서 라면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다만 하림의 라면 신사업은 최근 트렌드에 따라 급작스럽게 준비한 것이 아니라 철저한 계획 하에 이뤄졌다.

장인라면은 하림이 가정간편식 사업을 위해 약 5000억원을 투입한 전북 익산의 '하림푸드콤플렉스' 내 퍼스트치킨에서 제조한다. 앞서 하림은 지난해 '하림 순라면'을 상표 출원해 라면 사업을 준비 중임을 짐작케했다.

장인라면 출시로 수면 위에 드러난 '더 미식'은 하림의 새로운 가정간편식 브랜드 이름이다. 인스턴트 식품으로 평가절하된 가공식품을 장인이나 셰프가 제대로 만든 요리로 격상시켜 가정에서도 미식을 즐기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하림은 그 첫 제품으로 가장 대중적인 음식인 라면을 선택했다. 장인라면이 '자연소재'를 강조한 하림의 식품사업 목적과 부합하는 점도 주효했다.

장인라면의 핵심은 국물에 있다. 사골과 소고기, 닭고기 등 신선한 육류 재료와 버섯, 양파, 마늘 등 각종 양념채소를 20시간 끓인 국물을 액상 스프로 농축했다. 국내 최대규모 도계장을 보유한 만큼 육수의 기본이 되는 닭뼈는 9km 이내 위치한 하림 도계장에서 바로 가져온다. 기름에 튀긴 유탕면이 아닌 건면을 사용한 것도 특징이다.

하림은 광고 모델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출연하며 월드 스타로 도약한 배우 이정재를 발탁하는 강수를 뒀다. 광고에는 단순한 맛 표현보다는 '미식생활의 시작 라면부터 갑니다' 등의 대사를 넣어 하림의 라면시장 출사표를 담았다.

물론 후발 주자인 하림이 1봉에 2200원을 책정한 점에서 가격 저항을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현재 국내 기업이 제조한 봉지라면 중 2000원대 제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1000원 후반대 제품 중에서는 농심 '신라면 블랙'과 오뚜기 '진짬뽕'이 가장 큰 성공 사례다.

이 때문에 '1봉에 2200원인 장인라면 먹어봤습니다'라는 자발적인 바이럴이 온라인 상에서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 기존 업체들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시장에서 틈새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림 장인라면의 성공 여부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2000원대 라면의 성공 사례가 국내에 없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라면은 가성비 음식이기 때문에 2000원대 가격을 책정한 점은 놀랍다"며 "제품 맛과 성분이 좋더라도 소비자들은 결국 익숙한 기존 제품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림은 일부러 '프리미엄 전략'을 앞세운 것 아니냐는 시선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제대로 만든 제품을 제 값에 책정했다는 입장이다.

하림 관계자는 "자연 그대로의 신선한 재료로 최고의 맛을 낸다는 하림의 식품 철학을 구현하려면 신선한 재료, 최첨단 설비가 필요하고 비용이 많이 들어가게 된다"며 "장인라면은 인스턴트 음식이 아닌 요리로 기존 라면과 카테고리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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