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4' 코인 거래소, 원화 마켓 독과점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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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4' 코인 거래소, 원화 마켓 독과점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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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점유율 99.9% 눈앞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66개 가상자산(코인) 거래소 가운데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빅4' 거래소에서만 원화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이들 회사로 투자금이 쏠릴 전망이다.

29일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지난 24일까지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접수를 마감한 결과 전체 66개 가상자산사업자 중 총 29개사가 신고를 마쳤다.

특정금융정보이용법(특금법)에 따라 ISMS(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을 획득하지 못한 37개 거래소는 폐업 수순을 밟게 됐다. 미신고 영업을 하면 5000만원 이하 벌금 또는 5년 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살아남은 29곳 가운데 현금으로 코인을 매매할 수 있는 곳은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뿐이다. 이들 거래소는 실명계좌를 확보해 원화 마켓을 유지한 채 사업자 신고를 접수한 상태다. 업비트의 경우 신고 수리까지 완료됐다.

반면 사업자 신고 마감일까지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한 거래소들은 줄줄이 원화 마켓을 종료해야 한다. 지난 24일 원화 마켓을 종료한 고팍스의 경우 해당 사실을 공지한 직후부터 코인이 하락세를 보였다.

고팍스에 따르면 24일 아라곤은 전 거래일 대비 57.21% 급락한 채로 마감했다. 아라곤은 빅4 거래소 원화 마켓에 상장되지 않은 코인이다. 마찬가지로 빅4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은 브이엔엑스엘유(-55.58%), 마이크로투버(-55.19%), 크립토캔디(-53.70%), 랜드박스(-42.06%), 베리(-31.96%) 등도 낙폭이 컸다.

고팍스는 현재 운영 중인 원화 마켓을 종료하고 비트코인 마켓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고팍스와 같이 ISMS 인증을 받았지만 실명 입출금 계좌를 확보하지 못한 다수의 거래소는 원화마켓 운영을 임시 종료하고 BTC 마켓 등 암호화폐 마켓만 운영하는 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에 따라 살아남은 '빅4' 거래소를 중심으로 투자금이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한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도 빅4 거래소의 점유율은 전체 시장의 95%에 달했다"며 "이후에도 원화 거래량이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거래량이 적더라도 꾸준히 이용자를 보유한 거래소들이 있었는데, 원화 마켓을 종료하게 되면서 줄폐업할 위기에 처했다"고 우려했다.

FIU에 따르면 ISMS 인증을 취득한 29개 가상자산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21일 기준 99.9%다. 그러나 이 중 25개사가 원화마켓 영업을 종료하게 되면서 살아남은 빅4 거래소가 사실상 시장을 독과점할 전망이다.

한편 빅4 거래소들은 트래블 룰(Travel rule)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는 등 후속 작업에 돌입했다. 트래블 룰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가상자산 전송 시 송·수신자 정보를 모두 수집할 것을 사업자(거래소)에 부과한 규제다.

업비트를 제외한 빗썸, 코인원, 코빗은 트래블 룰 구축을 위한 합작법인 코드(COnnect Digital Exchanges, CODE)를 공식 출범하고, 내년 3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업계 1위 업비트는 독자적으로 트래블 룰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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