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공공의료데이터 활용 실패…헬스케어 사업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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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공공의료데이터 활용 실패…헬스케어 사업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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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공공의료데이터 활용이 좌초되면서 보험사들이 헬스케어 사업에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헬스케어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공공의료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공단 국민건강정보 자료제공 심의위원회는 지난 14일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KB생명, 현대해상 등 5개 보험사의 공공의료데이터 사용 신청을 승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서는 보험사의 공공의료데이터 사용 신청을 승인했지만, 건보공단에서 막혔다"라며 "심평원과 건보공단은 별개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별도의 데이터 이용 신청 및 승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보험사들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심평원으로부터 개인정보를 비식별 처리한 데이터를 받아 상품 개발에 활용해왔다. 그러나 개인정보유출과 이에 따른 보험차별을 유발할 수 있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정보제공이 중단됐다.

해외 보험사들은 이미 의료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보험사가 의료데이터 분석을 통해 희귀질환 고위험 환자를 사전 예측하고 조기 치료로 연결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간 보험사는 공공의료데이터 활용에 대해 강력히 촉구해왔다. 헬스케어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서다. 보험업계에서 헬스케어 사업은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어 보험과 건강은 밀접하게 관련된 부분인 만큼 더 이상 따로 구분 지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보험사들은 올해 상반기부터 헬스케어 자회사 설립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달 초에는 보험사가 헬스케어 서비스 운영을 위해 선불전자지급업무를 겸영업무로 영위할 수 있도록 보험업법 시행령과 감독규정이 개정됐다.

KB손해보험은 디지털 헬스케어 자회사 KB헬스케어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KB헬스케어는 건강관리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포인트를 활용해 보험사업과 적극적으로 연계한다는 구상이다. 고객의 건강관리 노력에 따른 자체 포인트를 지급하고 보험료에 이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신한라이프도 AI(인공지능) 홈트레이닝 플랫폼 'HowFIT(하우핏)'과 오프라인 거점 기반의 '필요 영양소 분석 서비스', 실제 나이가 아닌 신체나이를 산출하는 '건강나이 서비스' 등 다양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최근 헬스케어 서비스 기업인 창헬스케어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서비스 연계 △헬스케어 신규 사업 공동 개발·이행 △건강 데이터 확보 △질환·질병 유발 분석 등을 활용한 협업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처럼 보험사들은 공공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존 보험에 헬스케어 서비스를 결합한 혁신 보험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의료데이터 활용 승인이 좌초되면서 헬스케어 사업에 난항을 겪게 됐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공공의료데이터를 통해 다양한 질환에 대한 보장범위가 확대되고, 보험료가 낮아지는 등 소비자 편익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며 "하루빨리 의료데이터 활용이 가능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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