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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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숨결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1년 09월 09일 1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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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즈키 유코/비채/1만4800원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선 굵은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힘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유즈키 유코가 처음으로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범죄 미스터리 소설을 출간했다. 작가는 그동안 야쿠자나 강력계 경찰 등 남성 위주 조직을 다룬 작품으로 찬사를 받았다.

이번 신간은 수수께끼 같은 회원제 화장품 회사 '뤼미에르'를 중심으로 화려함과 외면만을 좇는 일그러진 욕망의 면면을 다룬 사회파 범죄 미스터리다.

집안일과 육아에 지쳐 자존감을 잃어가던 주부 '후미에'는 우연히 재회한 동창 '가나코'에게서 뷰티 회사 일자리를 제안받고 혹독한 다이어트 끝에 당당히 그 자리를 따낸다. 기대치 않던 고소득 덕에 명품 쇼핑과 값비싼 음식에 익숙해가던 어느 날, 후미에는 살인사건 용의자로 긴급 체포된다. 누군가의 광기로 빚어진 사건인가, 처연한 복수인가. 혹은 그 이상의 무엇인가?

"여성이 주인공인, 여성의 서사"를 쓰고 싶었다던 유즈키 유코는 현대 여성의 욕망이자 족쇄인 '아름다운 외모'에 대한 집착을 제재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외모에 집착하게 된 인물, 그 집착을 이용하는 인물 등 개개인의 욕망 대립에 집중한 만큼 이야기는 '조직의 갈등'을 다룰 때보다 한층 섬세하고 예리해졌다.

책은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한 축으로,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듀오의 이야기를 또 다른 한 축으로 전개한다. 시간대도 중심인물도 다른 두 이야기가 교차 진행되며 한 사건으로 수렴함으로써 긴장감을 더한다. 쉴 틈 없이 전개되던 두 이야기가 마침내 한 점에서 만나 모든 복선이 깔끔하게 회수될 때쯤이면 왜 유즈키 유코가 타고난 스토리텔러로 주목받는지 절실히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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