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코로나로 주춤했던 동남아 투자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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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코로나로 주춤했던 동남아 투자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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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신흥국 시장 선점을 위해 동남아시아로 진출하고 있다.

[컨슈머타임스 박현정 기자] 시중은행들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 속에서도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네트워크 구축을 강화하고 있다. 고금리 시장인 신흥국 시장을 선점해 수익성을 견인하려는 방안이다.

4대 시중은행 해외법인 가운데 2020년 기준 성장세를 보인 곳은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다. KB국민은행의 글로벌 순이익은 2019년 154억원에서 902억원으로 급증했다. 하나은행은 693억원에서 1437억원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시중은행은 저성장‧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국내시장의 수익성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고성장이 예상되는 신흥국 시장과 투자안전성이 높은 선진국 시장에 진출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 중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시장은 금융 포화도가 낮고 고금리로 최근 몇 년간 은행들의 해외 실적을 견인할 먹거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지난해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KB국민은행은 2008년 카자흐스탄 현지법인 실적 저하로 10여 년간 해외 투자에 소극적인 기조를 보였으나 2018년부터 적극적인 글로벌 사업을 실행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2018년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해 2대 주주로 올라선 데 이어 지난달 4000억원 한도로 증자에 참여했다. 또한 지난달 18일 캄보디아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에 대한 잔여지분 30%를 3784억원에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또한 KB부코핀은행의 여신전문금융사 부코핀파이낸스는 지난달 말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으로부터 'KB부코핀파이낸스' 사명 변경을 공식 승인받아 KB금융의 가족으로 현재 인도네시아에는 KB국민카드, KB캐피탈 등 KB금융의 계열사들도 진출해 제2의 마더마켓(Mother Market)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신남방 전략'을 추진해 베트남에서 외국계 은행 1위로 올라섰다. 그룹의 글로벌 자산은 2016년 말 24조9450억원에서 지난해 말 43조4950억원으로 74% 증가했다. 우리은행도 지난 4월 베트남 박닌 지점을 열어 베트남 내 15개 영업망을 갖췄다. 올해 말까지 5개 지점을 구축하고 내년까지 20개 이상의 영업점을 확보할 전략이다.

다만 해외 진출 시 리스크 관리가 국내에 비해 어려운 점이 단점이다. 국내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30일 국민은행의 신흥국 투자에 대해 리포트를 발간해 투자 추이와 성과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KB부코핀은행이 2018년 최초 취득 후 적자와 건전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어 국민은행의 신용도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동남아시아 투자확대가 KB국민은행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지 사정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피해를 보는 일도 있다. 지난 2일 캄보디아 현지법인 상업은행이 공식적으로 출범한 DGB대구은행은 지난해 캄보디아 현지 본점 건물로 사용하기 위한 부동산 매입 문제로 공식 매각 승인 문서(소저너‧SOR JOR NOR)를 발급하기 이전에 선금을 지급해 비자금 마련 의혹을 받았다.

해외 투자 리스크와 관련해 KB금융 관계자는 "해외사례는 환율 변동성, 현지 정치 상황 등 우리 의지와 다르게 흘러가는 경우가 많아 돌다리를 많이 두들겨가며 진행한다"며 "동남아시아 시장은 성숙한 금융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회계 기준도 한국보다 느슨해 저희 기준으로 맞추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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