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하세요?"…하이퍼로컬 플랫폼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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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하세요?"…하이퍼로컬 플랫폼이 뜬다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1년 09월 09일 0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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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 몸값 3조 '유니콘'으로…네이버도 이웃 서비스 강화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역밀착형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다. 사진은 당근마켓 신사옥.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역밀착형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다. 사진은 당근마켓 사무실 전경.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슬세권(슬리퍼를 신고 갈 수 있는 근거리 생활권), 원마일웨어(집 근처 1마일 이내에서 입는 옷)….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근거리 생활이 촉진되면서 '하이퍼 로컬'(hyperlocal, 지역 밀착형) 플랫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과 네이버 이웃톡이 대표적인 사례다. 가까운 거리에서 손쉽게 물건을 거래하려는 수요가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미국 '넥스트도어' 사례처럼 하이퍼 로컬 서비스가 국내에서도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근마켓은 2016년 시리즈A(13억원)를 시작으로 2018년 57억원, 2019년 40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지난달에는 1789억원 규모 시리즈D 투자를 유치했다.

이로써 총 2270억원의 누적 투자를 달성한 당근마켓은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당근마켓의 기업 가치는 3조원으로 평가됐다. 2015년 창업 이후 7년여 만의 성과다.

당근마켓의 월간이용자수(MAU)는 1500만, 주간이용자수(WAU)는 1000만 이상이다. 가입자 수는 약 2100만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2015년 '판교장터'로 출발한 당근마켓은 경기 판교와 용인 수지 등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를 전개했다. 전국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2018년 1월부터다.

당근은 '당신 근처'의 줄임말이다. 서비스 초기에는 거주지 반경 6km 이내 사람들과 거래할 수 있었다. 지금은 서울처럼 인구밀집도가 높은 지역은 3~4㎞ 이내, 도서·산간지역과 지방은 10㎞ 등으로 거래 범위를 조정했다.

최근에는 중고거래 뿐 아니라 이웃끼리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동네생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지역 업체 할인 쿠폰 등을 보여주는 쿠폰북 서비스와 동네 식당을 알려주는 '맛집' 카테고리도 신설했다.

올 하반기에는 간편결제 '당근페이'를 기반으로 지역 전자상거래도 강화할 방침이다. 지역 상권과 주민을 더욱 긴밀하게 연결하고 청소, 반려동물, 교육, 편의점 등 지역 업체들과 연계 사업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네이버카페 등 지역 커뮤니티 서비스 '원조' 격인 네이버도 하이퍼로컬 서비스 겨냥에 나섰다.

네이버는 올해 3월 네이버카페에 '이웃톡' 기능을 신설했다. 현재 위치 기반으로 '이웃 인증'을 마치면 자유롭게 병원, 학원, 식당 등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당근마켓처럼 중고거래도 가능하다.

네이버는 전국 80여곳 시장에서 '동네시장'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사용자 거주지 주변 동네시장에서 판매하는 먹거리를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주문 후 당일 받을 수 있다.

하이퍼로컬 플랫폼을 활용한 마케팅도 등장하고 있다.

대상 청정원의 간편식 브랜드 '호밍스'는 최근 소셜미디어(SNS) 인증샷 이벤트 참가자를 당근마켓과 네이버 이웃톡을 통해 모집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 플랫폼 역할을 하는 미국 '넥스트 도어'가 몸값 5조~6조원을 인정받는 등 하이퍼 로컬은 대세 서비스로 자리잡고 있다"며 "코로나19 장기화로 슬세권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한 만큼 국내에서도 지역 밀착형 서비스가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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