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늘자 보험사 대출 죈다…KB·DB손보, 일부 대출 중단
상태바
'빚투' 늘자 보험사 대출 죈다…KB·DB손보, 일부 대출 중단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융당국, 은행에 이어 보험사 대출 제재
보험사들이 대출 규모 조절에 나섰다(사진=연합뉴스).
보험사들이 대출 규모 조절에 나섰다(사진=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 대출을 조이자 제2금융권인 보험사에서 돈을 빌리는 이들이 늘어났다. 이에 일부 보험사들이 자의 또는 타의적으로 대출 규모 조절에 나섰다.

KB손해보험은 지난 1일자로 '스탁론' 신규·추가 대출을 일시 중단한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다. 스탁론은 증권계좌에 가진 자산을 담보로 주식투자금을 빌려주는 주식매입자금대출이다. KB손보의 경우 하나금융투자, NH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KB증권 등과 제휴를 맺고 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회사 자체적으로 대출 규모를 관리하고 있는데, 대출이 크게 늘었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당분간 잠정적으로 스탁론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DB손해보험도 지난 1일부터 신규 신용대출을 중단하고, 오는 12월 31일까지 홈페이지·모바일·콜센터 등 모든 채널에서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계획에 따라 대출 증가율을 조절하기 위해 일시 중단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DB손해보험 개인신용대출 규모는 지난 6월 기준 3157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5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보험약관대출은 2조8762억원에서 2조9143억원으로 381억원 늘었고, 주택담보대출도 8947억원에서 1조862억원으로 1915억원 증가했다.

최근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에 이어 제2금융권에도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주문했다.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대출 규모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보험사의 경우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의 목표를 전년 대비 4.1%로 제시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보험사 가계대출 잔액은 126조6000억원으로, 3개월 만에 1조7000억원 늘었다. 1분기 증가액(1조8000억원)보다는 증가폭이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상당한 수치다.

특히 2분기 주택담보대출은 49조8000억원으로 3월 말보다 1조원 늘었다.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 증가액은 4000억원, 기타대출 2000억원, 신용대출 1000억원이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주택 매매 수요가 이어지면서 주담대가 증가했다"며 "이에 따라 전반적으로 가계대출 관리가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한국은행이 지난달 26일 연 0.5%였던 기준금리를 0.75%로 인상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신용융자거래나 신용대출을 통해 투자금을 마련했던 개인투자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졌다. 신용융자거래란 개인이 증권사로부터 주식매수 자금을 빌려서 하는 거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8개 국내 증권사가 올해 상반기 개인의 신용거래융자를 통해 얻은 이자수익은 총 85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640억원의 2.34배에 달한다.

이처럼 빚을 내서 주식이나 주택에 투자하는 '빚투족'이 늘면서 다른 보험사들도 대출 규모를 축소할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삼성생명의 경우 올 상반기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연간 총량 목표치를 넘어선 상황이다. 삼성생명의 6월 말 기준 가계대출 채권은 39조6012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조6625억원, 4.4%(1조6625억원) 증가했다. 이는 연간 가계대출 총량 증가 목표치 4.1%보다 0.3%포인트 초과한 수준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 있으므로 대출 중단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