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의 이름에는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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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의 이름에는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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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허드/김영사/1만7800원

[컨슈머타임스 박현정 기자] 사람에게는 이름이 있고 우리는 이름을 부르며 개개인을 구별한다. 이름은 환경과 역사를 표현하는 수단이고 정체성을 부여해주는 중요한 요소다. 그럼 동식물에는 어떻게 이름이 붙는 걸까.

생물의 학명으로는 라틴어를 주로 사용한다. 외계어 같기도 한 이름 중에는 사람 이름을 딴 학명에도 있다. 어떤 과학자는 생물의 이름을 통해 박물학자, 탐험가, 영웅에게 존경을 표하기도 하고, 해리포터나 펑크 음악의 팬으로서 명명권을 행사하기도 한다. 선동 정치가나 독재자를 향해 멸시를 표현하는 과학자도 있다.

학명은 종의 외형을 따서 짓는 경우가 많다. 미국미역취의 학명인 '솔리다고 기간테아(Solidago gigantea)'는 아주 큰 미역취라는 뜻을 지닌다. 딱정벌레종 중 하나인 '아그라 바티온(Agra vation)'은 '짜증하게 하다'를 의미하는 단어 'aggravation'을 변형한 것이다.

'생물의 이름에는 이야기가 있다'는 사람의 이름을 딴 생물의 학명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생물다양성에 집중한다. 저자는 마다가스카르의 키린디 해안부터 아마존 우림과 안데스 산맥까지 누비며 이러한 생물들을 관찰하고 면면을 꿰어 책을 완성했다.

저자는 책 말미에 자유와 평등을 담은 달팽이를 소개한다. 달팽이 '아이기스타 디베르시파밀리아(Aegista diversifamilia)'는 다양한 가족이란 의미의 라틴어 '디베르시파밀리아(diversifamilia)'를 종소명으로 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장난끼와 열정 넘치는 과학자들이 후대에 남기기 위해 고심한 작명이 눈에 들어온다. 혹시나 자신의 이름을 남겨보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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