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소주는 쓰고 독하다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소주 저도화 추세를 이끌어 온 주류업체들이 최근 MZ세대를 겨냥해 이전에 없던 독특한 맛을 가미한 이색 소주를 출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활짝 연 '홈술' 트렌드 속에 색다른 음용 경험을 제공하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려는 전략이다.
무학이 지난달 출시한 '좋은데이 민트초코'는 온라인 상에서 화제를 모으며 한 달 만에 100만병 판매를 돌파했다. 민트초코 맛에 대한 호불호를 가르는 놀이문화를 겨냥해 '민초, 주류가 된다'라는 콘셉트를 앞세운 것이 적중했다는 평가다.
무학은 당초 동남아시아를 겨냥해 수출용으로 제품 개발에 착수했지만 한국의 젊은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
이 제품은 실제로 출시 소식만으로 '민초단'과 '반민초단'의 논쟁거리(?)가 됐으며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자발적으로 시음 후기를 남기면서 지금까지 화제를 모으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는 민트초코 소주 관련 검색량이 증가하면서 7만건 이상의 게시물이 등록됐다.
하이트진로는 빙그레의 장수 아이스크림 '메로나' 맛을 가미한 '메로나에이슬'을 한정 판매한다.
앞서 출시된 '아이셔에이슬'이 상큼 짜릿한 맛을 강조했다면 메로나에이슬은 메로나 특유의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더했다. 알코올 도수는 12도로 자몽에이슬 등 기존 과일 리큐르 제품보다 1도 더 낮다.
출시 소식이 전해진 후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소주에 메로나를 녹여 먹는 '메로나주'가 연상된다는 반응이 많았다. 소비자들의 요청으로 일반 식당은 물론 편의점과 마트에도 입점시켰다는 설명이다.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10월 오리온 아이셔와 손잡고 출시한 '아이셔에이슬'은 펀슈머 트렌드를 타고 인기를 끌었다. 올해 4월 앵콜 출시된 이후 또 다시 완판되면서 인기를 재확인했다.
대선주조는 달콤한 맛이 극대화된 포도 신품종 샤인머스캣과 대선소주를 결합한 리큐르 '대선 샤인머스캣'을 출시했다. 도수 12도로 여름철 부담없이 음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샤인머스캣혼합농축액과 샤인머스캣향을 첨가해 특유의 상큼함과 달콤함을 극대화시켰다.
보해양조는 MSG와 당 대신 천일염으로 쓴 맛을 줄인 '보해소주'를 새롭게 선보였다. 신안 토판염과 히말라야 핑크 솔트, 안데스 레이크 솔트를 최적의 비율로 가미한 게 특징이다.
개발과정에서 소비자들과 내부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보해소주에 첨가된 소금은 짠맛 보다는 깔끔하면서도 식욕을 돋우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입증됐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게 당연시됐던 주류 문화가 최근 몇 년 사이 기분 좋게 마시는 방향으로 변화하면서 소주도 저도화 등 많은 변화를 겪었다"며 "여기에 '재미'가 음식을 고르는 기준이 된 것을 고려해 이전에 없던 플레이버를 가미시키려는 노력을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