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진료에 실손보험 적자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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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급여 진료에 실손보험 적자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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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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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올해 실손의료보험료가 20%가량 올랐지만 적자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비급여항목 진료가 줄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실손보험 발생손해액(보험금 지급액)은 작년 상반기(4조9806억원)보다 11.0%(5465억원) 늘어난 5조527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가입자가 낸 보험료에서 사업운영비를 뺀 위험보험료는 작년 상반기(3조7740억원) 대비 10.6%(44억원) 많은 4조1744억원을 걷었지만 보험금 지급에는 모자랐다. 상반기 보험손실은 1조4128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17.9%(2147억원) 불어났다.

올해 1월 '2세대' 상품인 표준화실손보험(2009년 10월∼2017년 3월 판매)의 보험료가 회사(손해보험사)별로 8.2∼23.9% 오르고, '1세대' 구(舊)실손보험(2009년 9월 이전 판매) 보험료가 6.8∼21.2% 인상됐지만 손실을 줄이기는커녕 늘어난 것이다.

상반기 위험손해율(위험보험료 대비 보험금 지급액 비율)은 132.4%를 기록했다. 영업보험료(사업운영비를 포함한 보험료 전액)를 기준으로 계산한 영업손해율이 위험손해율보다 10∼13%포인트(p) 낮은 점을 고려하면 영업손해율은 120∼123% 수준으로 추정된다. 보험사가 가입자로부터 보험료 1만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1만2000원을 지급한 셈이다.

실손보험 적자의 원인은 백내장, 도수치료, 비타민·영양주사 같은 건강보험 미적용 '비급여' 의료비로 꼽힌다. 10개 손해보험사의 백내장 관련 보험금은 2018년 2490억원에서 지난해 6374억원으로 불었고, 올해 상반기에만 작년 동기 대비 58.2%나 급증한 4813억원에 달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비급여의 종류와 양이 계속 늘고, 고무줄 가격 관행이 계속된다면 보험료를 아무리 올려도 적자는 늘 수밖에 없다"며 "의료비와 보험료 부담을 줄이려면 실효성 있는 비급여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출시된 4세대 실손보험의 가입률은 여전히 낮다. 3세대 '막차'를 타려는 가입자가 몰린 6월과 비교하면 각사의 4세대 출시 첫 달 판매량은 한 달 만에 30% 미만으로 쪼그라들었다. 4세대 실손은 진료비 자기부담 비율이 3세대 상품보다 높고, 비급여 이용량이 많으면 보험료가 300%까지 할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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