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나도 감수"…보험업계, 전기차보험 규모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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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나도 감수"…보험업계, 전기차보험 규모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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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5년 새 23배 증가
충전 중인 전기자동차(사진=연합뉴스).
충전 중인 전기자동차(사진=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이달부터 모든 보험사에 전기자동차 배터리 교체비용 특별약관(특약)이 도입된다. 전기차보험은 아직 일반 자동차보험보다 손해율이 크지만, 보험업계는 다가올 전기차 시대에 미리 대비하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전기차 배터리 교체비용 특약이 전 보험사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2000원대 금액으로 배터리 교체비용 270만원가량을 전액 보장받을 수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7월 말 이미 해당 특약을 출시했다"며 "다만 효력발생일은 9월 1일부터"라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는 파손 시 부분 수리가 거의 불가능해 배터리를 교체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대다수 보험사는 기존 차량에 부착된 중고 배터리 가격만 보상액으로 인정해왔다.

이번 특약 도입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전기차 활성화를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기차 등록대수는 지난 2015년말 5712대에서 2020년말 13만496대로 약 23배 증가했다. 그러나 관련 보험이 다양하지 않았다.

기존에 개인용 전기차 전용상품이나 특약을 판매하는 보험사는 DB손해보험(전용상품), 현대해상(특약)뿐이었다.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 등은 업무용 전기차보험만 판매했다.

그도 그럴 것이 보험사 입장에서는 전기차보험 손해율이 일반 자동차보험보다 높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대형 손해보험사의 전기차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5~113%로 적정손해율인 77~78%보다 18~35%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율은 가입자가 낸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뜻한다. 적정 손해율을 80% 안팎 수준이다.

또한 2020년 기준 전기차의 평균 수리비는 164만원으로 내연기관차(143만원)보다 21만원 높았다. 전기차 평균 부품비의 경우는 95만원으로 내연기관차(76만원)보다 19만원 비싸다. 필수 부품인 배터리팩도 2000만원 이상이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보급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기차보험 규모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국제 에너지기구(IEA)의 연구 조사에 따르면 2020년을 기점으로 기존 내연기관차의 판매량이 감소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2050년에는 시장 점유율이 14%까지 급격히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 절반을 전기차로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교체비용 특약 도입에 따라 자동차보험료 상승을 우려하는 시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요율 산정 시 전기차 배터리 특약으로 인한 손해율이 반영될 수 있다"면서도 "업계 전반적으로 전기차 확대 기조에 따라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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