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역대급 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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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역대급 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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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허리띠 졸라맸는데"…수수료 인하 압박 여전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카드사들이 올해 상반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그러나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박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카드사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6일 각 카드사에 따르면 KB국민카드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528억원으로 전년 동기(1638억원) 대비 54.3% 급증했다. 우리카드는 121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796억원) 대비 5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의 당기순이익은 367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3025억원)보다 21.4% 늘어났다. 삼성카드는 2822억원으로 전년 동기(2226억원) 대비 26.7% 증가했다.

카드사들이 이 같은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건 지난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어서다. 또한 법정최고금리 인하(24%→20%)에 따른 카드 대출 이용 증가, 사업비용 절감 등의 영향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드사들은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실정이다. 카드사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비춰짐에 따라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올 3분기 가맹점 수수료율 협상을 앞두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율은 3년마다 적격비용을 재산정하는데, 지난 2019년까지 12년간 총 13차례에 걸쳐 인하됐다. 현재 최대 수수료율은 2.3%다.

하지만 올해 역시 가맹점 수수료율이 인하될 것이란 시각에 무게가 실린다. 코로나19로 자영업자들의 수익이 크게 줄어든 데다 카드사들의 수익이 급증한 점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카드업계는 '역마진'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비용 절감 등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에서 수수료율이 더 낮아지면 버티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수익은 꾸준히 낮아지는 추세"라며 "수수료율이 추가로 인하되면 신용판매 수익을 내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8개 전업 카드사(신한·국민·하나·우리·삼성·현대·롯데·BC카드)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지난 2018년 7조9112억원에서 2020년 말 기준 7조848억원으로 2년 만에 1조원 가까이 줄었다.

특히 올 상반기 신규 신용카드 가맹점은 20만3000곳으로 지난해 상반기 20만6000곳보다 1.5%(3000곳) 감소했다.

이 관계자는 "수수료 수익을 내지 못하면 다른 부분에서 대신해야 할 것"이라며 "혜택이 많은 '알짜카드'를 단종시키는 등 소비자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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