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도 대출 규제 '고삐'…차주 어깨 무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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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도 대출 규제 '고삐'…차주 어깨 무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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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주담대 2년새 5조5000억 증가…가계부채 관리 압박
보험사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커지자 정부가 규제를 가할 전망이다(사진=연합뉴스).
보험사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커지자 정부가 규제를 가할 전망이다(사진=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올해 상반기 제2금융권에서의 가계대출 증가 폭이 예상보다 커지자 정부가 보험사 대출 문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차주들의 부담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26일 금융감독원 금융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가계 주택담보대출(주담대)채권 잔액은 각각 32조4603억원, 18조916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7%, 6.2% 증가한 수치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가장 많이 증가한 보험사는 삼성생명이다. 삼성생명의 부동산담보대출은 2020년 3월말 18조2381억4800만원에서 올해 3월말 21조3923억600만원으로 3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이어 삼성화재의 부동산담보대출은 지난해 3월말 9조5095억5400만원에서 올해 3월말 10조8184억1000만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 역시 4조2537억2500만원에서 4조9084억2800만원으로 늘었다.

이처럼 대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주담대가 증가한 이유는 은행이 정부 정책에 따라 대출 문턱을 높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험사들이 원활한 자금운용을 위해 대출 금리를 낮추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실제로 삼성생명 주담대 이율은 최저 2.83%~5.67%다. 삼성화재는 2.55%~4.43%, 한화생명은 2.73%~4.43%다. 이는 국민은행 2.44%~3.64%, 하나은행 2.59%~3.89%과 비슷한 수준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은행이 주담대를 조이자 보험사 주담대로 넘어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보험사뿐만 아니라 제2금융권 전체로 대출 수요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은행권과 비은행권 사이의 규제 차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주문했다.

도규상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15일 '1차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 TF(태스크포스)' 회의에서 "비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된다고 판단될 경우 은행권과 비은행권 간 규제차익을 조기에 해소해나가는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보험사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한다. DSR은 모든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것으로, 이 한도가 작아지면 대출 여력도 줄어든다. 현재 2금융권의 차주 단위 DSR 한도는 60%로 은행보다 높다.

만약 보험사에 DSR 40% 규제가 적용될 경우 보험사들은 자산운용 전략에 타격을 입게 된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차주) 입장에서도 대출에 대한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주담대를 포함한 가계대출 규모를 축소할 경우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들이 제도권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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