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연의 요리조리] 예쁘면 그만? 굿즈 마케팅 명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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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연의 요리조리] 예쁘면 그만? 굿즈 마케팅 명과 암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1년 07월 21일 0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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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아침 커피 한 잔'은 우리나라 직장인의 필수 루틴이 된 지 오래다. 전 연령대로 확대해서 보면 더욱 유별난 커피 사랑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인의 1인당 커피 소비량은 2018년 기준 353잔으로 세계 평균(132잔)보다 2.7배 많았다. 국민 1인당 매일 1잔씩의 커피를 마시는 셈이다. 그 뿐만 아니다. 지난해 한국의 커피 수입량은 17만6000톤으로 세계에서 3번째로 많았다.

길거리에는 한집 건너 한집 꼴로 카페가 즐비하다. 스타벅스나 블루보틀 같은 해외 유명 브랜드부터 메가커피, 더리터 등 저가 브랜드까지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특정 브랜드에 호감을 느끼는 단골 손님들도 생겨났다. 이들은 해당 카페의 감성을 입힌 일명 '굿즈'라 불리는 기획상품(MD)에 열광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연말 시즌에는 다이어리나 달력을, 여름 시즌에는 캠핑 용품을 기획해 특정 조건을 충족한 소비자에게 증정하는 것이 암묵적인 룰이 됐다.

원조는 국내 1위 스타벅스다. 스타벅스가 2003년부터 시작한 연말 다이어트 증정 행사가 히트를 치면서 연례 행사로 자리잡았다. 여름 굿즈 이벤트의 시작도 스타벅스가 알렸다. 2018년 선보인 '마이 홀리데이 매트'를 시작으로 2019년 서머 스테이 킷, 지난해 서머 레디백, 올해 서머데이 쿨러까지 연타석 홈런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나 이번 여름에는 커피 전문점뿐 아니라 식음료 제조사까지 너나 할 것 없이 캠핑족을 겨냥한 굿즈를 선보이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근교에서 차박이나 캠핑을 즐기려는 수요를 공략한 마케팅이다.

업체 입장에서는 아이스 음료 성수기를 맞아 소비자들의 성원에 보답하고 매장으로 손님을 끌어모으는 효과를 창출할 수 있겠다.

하지만 우리는 환경적인 측면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굿즈를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플라스틱 양이 얼마나 많은지, 잔여 폐기물들은 다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플라스틱 컵 대신 사용하는 텀블러는 3000번 이상 사용해야 환경보호 효과가 발생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물론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라는 뜻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힘들게 얻은 여름 굿즈의 품질이 떨어져서 실망했다"는 불만도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증정품은 그저 증정품일 뿐이다. 고가에 판매되는 캠핑 상품과는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굿즈가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인지 혹은 모방 소비인 건지 꼼꼼히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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