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홍콩 대체할 금융허브로 부상...국내 금융사 진출 잇따라
상태바
싱가포르, 홍콩 대체할 금융허브로 부상...국내 금융사 진출 잇따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나금융·KB국민은행·한화증권, 싱가포르에서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 계획
싱가포르는 국가적으로 금융허브 구축·핀테크 산업 육성에 힘써 글로벌 비즈니스의 주요국으로 성장하고 있다.

[컨슈머타임스 박현정 기자] 국내 주요 금융사 하나금융그룹, KB국민은행이 싱가포르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홍콩을 대체할 새로운 아시아 금융허브로 떠오르는 싱가포르에서 글로벌 비즈니스를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외환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홍콩과 유사한 장점과 금융 경쟁력을 지녀 오랫동안 아시아 금융 중심지 자리를 두고 홍콩과 경쟁해왔다.

지난해 5월 홍콩 국가보안법이 시행되고 미중 분쟁이 지속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홍콩 주재 글로벌 기업들이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사무실을 이전하기 시작했다. 네이버는 보안법을 피해 데이터 백업 센터를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옮겼고,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핀테크 회사 앤트그룹은 지난해 11월 홍콩과 상하이 상장에 실패한 후 싱가포르에서 디지털 은행 인가를 취득했다.

싱가포르는 전통적 금융뿐 아니라 핀테크, 이커머스 등 디지털 시장으로도 가능성이 높다. 싱가포르 정부는 아태지역 금융허브 구축과 함께 '스마트네이션(Smart Nation)'이라는 비전 아래 국가적으로 핀테크 산업을 융성하고 있다. 이에 최근 자산운용사 등 해외 금융회사들이 싱가포르로 진출하고 있다. 그 결과 싱가포르 핀테크 시장은 2020년 Global Fintech City 1위로 급성장했다.

싱가포르에는 동남아 핀테크 기업의 약 40%가 포진해 있고, '동남아의 아마존'이라고 불리는 SEA Group, 동남아 1위 이커머스 플랫폼 Lazada와 같은 이커머스 유니콘 기업의 본부가 있다. 전자상거래 시장 역시 2020년 기준 전년대비 87% 성장해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

국내 금융사들도 이러한 싱가포르의 환경적 이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 11일 하나금융그룹은 싱가포르통화청(MAS)으로부터 자산운용사 설립 예비인가를 취득했다. 하나금융은 앞으로 싱가포르 자산운용사를 설립해 핵심 금융시장과 동남아시아 핀테크 업체들과 협업하는 등 수익기반을 다변화시킬 계획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싱가포르 진출에 관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홍콩을 대신할 새로운 아시아 금융허브로 급부상하고 있는 국가인 점을 감안했다"며 설명했다.

KB국민은행 역시 지난 5월 3일 싱가포르 지점 설립 예비인가를 획득해 현지 통화 기반 리테일 업무 외 모든 업무를 취급하게 됐다. 더불어 지난 4월 설립한 아시아심사센터를 통해 기존의 홍콩, 중국 지점의 여신 심사를 전담하고 동남아시아, 인도, 오세아니아까지 범위를 확대한다.

KB국민은행은 금융 허브로 부상하고 있는 싱가포르에서 비즈니스 인프라와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 기업투자금융(CIB) 사업을 확장하고, 심사센터를 싱가포르로 이전할 계획이다.

싱가포르 시장을 노리는 금융사는 이뿐만이 아니다. 한화투자증권도 지난해 12월 싱가포르 법인 '파인트리증권(Pinetree)'을 설립해 싱가포르에 진출한 세 번째 한국 증권사가 됐다. 한화투자증권 싱가포르 법인은 동남아의 유망한 대체투자상품, 비상장회사 등을 발굴해 글로벌 사업 확장을 추진한다.

송재만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싱가포르가 홍콩을 대신할 새로운 아태지역 금융허브로 부상하고 있고, 동남아 핀테크 핵심지역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아 국내 금융회사의 싱가포르 진출은 주변국 등 글로벌 진출 확대를 위한 교두보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전망했다.

다만 "유수 글로벌 금융그룹이 진출한 상황이라 경쟁이 치열하다"며 "결국 '우수 인력'을 보유한 금융그룹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