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경의 금융맵] 종신보험, 팔고 나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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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경의 금융맵] 종신보험, 팔고 나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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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보험사들이 10대·20대에게 종신보험을 저축성보험으로 속여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 문제가 되고 있다.

종신보험은 본인이 사망할 경우 남겨진 가족들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기 위한 보장성 보험으로, 주로 40~50대 가장이 가입한다. 저축성 보험보다 공제액도 높아 저축 목적에 적합하지 않다.

그러나 일부 설계사들은 앞뒤 가리지 않고 종신보험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타 보험 대비 판매 수당이 높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불완전 판매 행위로 인해 수많은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실제로 보험 가입자 10명 중 4명은 가입 2년째에 손해를 감수하고 해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빅3' 생명보험회사의 25회차 보험계약 유지율은 평균 60.2% 수준으로 나타났다. 가입자 10명중 4명은 2년이 지난 시점에 해약한다는 뜻이다.

또한 작년 하반기 금감원에 접수된 보험 불완전 판매 민원 가운데 종신보험 비중은 69%로 가장 높다. 이 가운데 10대와 20대 비중이 무려 37%를 차지한다.

불완전 판매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보험사가 인센티브를 통해 설계사들의 과열 경쟁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철새 설계사'를 낳고, 보험 계약자의 담당 설계사가 사라지는 '고아 계약'으로까지 이어진다.

보험 해지에 따른 원금 손실 피해는 오로지 소비자의 몫이다. 특히 종신보험의 경우 위험 보험료(사망보험금 등)와 사업비(모집인 수수료)가 높게 책정되므로 해지 시 소비자들이 돌려받을 수 있는 환급금이 적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여전히 '종신보험 간편가입' 상품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가입 과정을 대폭 줄여 팔아치우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최근에는 간편가입을 더 간소화한 '초간편가입' 보험까지 나왔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달라진 게 없다. 보험사들은 그토록 강조하는 '소비자보호'를 최우선으로 여겨 완전 판매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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