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은정의 증권톡] 외국계 증권사 LG화학 혹평에도 국내는 '칭찬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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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은정의 증권톡] 외국계 증권사 LG화학 혹평에도 국내는 '칭찬일색' 
  • 전은정 기자 eunsjr@cstimes.com
  • 기사출고 2021년 06월 01일 0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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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전은정 기자] LG화학이 주식시장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의 매도 보고서로 주가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지난 21일부터 5거래일 동안 11.44% 주가가 하락, 90만원대이던 주가는 70만원대로 내려갔다. 특히 25~26일 이틀 만에 날아간 시가총액은 약 7조원에 달했다. 코스피 시총 순위도 4위 자리를 네이버(NAVER)에 내주고 5위로 밀려났다.

LG화학의 주가 급락은 CS가 내놓은 매도 리포트의 영향이다. 보고서는 LG화학의 목표주가를 기존 130만원에서 68만원으로 47.7%나 하향 조정했다. 투자의견도 매수(아웃퍼폼)에서 매도(언더퍼폼)으로 내렸다.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이슈가 하향 조정의 계기가 됐다. 2차전지 사업부문인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한다면 LG화학도 할인율을 적용받아야 한다는 논리다. 특히 CS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을 앞둔 시점에서 투자자들이 큰 폭의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모회사를 살 이유가 없다며 업종 내에서 가장 '비선호 종목'으로 꼽았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 리포트의 분석은 완전히 달랐다. 최근 발표한 국내 리포트의 제목을 살펴보면 메리츠증권 'undervalued hybrid player(저평가 종목)', 하이투자증권 '운송수단의 저탄소화에 있어 가장 뛰어난 경쟁력 확보', 이베스트투자증권 '공격적인 증설, 또 한 번의 성장', IBK투자증권 '모든 것이 사상 최대', 흥국증권 '좋아진 실적, 더 좋아질 예정', 키움증권 '아들에게 사주고 싶은 주식' 등이었다. 투자의견은 모두 '매수'이며 목표주가는 115만원에서 최고 140만원까지 제시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경우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IPO)의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긍정적 전망은 여전한 것으로 분석했다. LG화학의 배터리 기술력, 공격적인 북미 투자, 원통형·파우치형 2차전지 중심의 고객 포트폴리오 다변화, 투자를 위한 자금력 등 투자 매력도가 높은 기업이라는 것이다.

LG화학 뿐만 아니라 국내 증권사의 경우 매도 리포트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20대 증권사 가운데 지난 1년간 매도 리포트를 낸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NH투자증권 등 3곳에 불과했다. 이들 증권사의 경우도 전체 리포트 중 매도 리포트의 비중은 1% 내외였다.

반면 외국계 증권사들은 매도 리포트 비중이 10%를 넘었다. CLSA와 메릴린치인터내셔날증권의 경우 20~25%에 달하며 맥쿼리증권과 모간스탠리인터내셔날증권도 15% 내외를 기록했다.

국내 증권사의 경우 매도 리포트를 내놓을 경우 해당 기업에 대한 탐방이 거절되고 법인 영업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또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도 리포트로 주가가 급락하면 손실을 입는다.

하지만 이런 행태가 계속 이어진다면 기업 가치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저해할 수 있다. 국내 리포트에 대한 신뢰는 더욱 떨어질 것이고 외국계 리포트에만 의존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 주식시장에 대한 냉철한 판단과 성숙한 투자 문화가 하루 빨리 자리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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