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환의 시선] 테슬라는 자동차 회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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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환의 시선] 테슬라는 자동차 회사인가?
  • 김준환 폴라리스 대표 변호사 admin@cstimes.com
  • 기사출고 2021년 05월 13일 0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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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해 우리나라 전기 자동차 시장을 테슬라가 장악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열풍을 빗대 동학개미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을 많이 샀다. 동학 개미에 대응하는 말로 서학개미도 등장했다. 서학개미들이 주투자종목이 테슬라다.

테슬라 주가는 작년 한해 엄청난 상승을 기록했다. 올해에도 랠리를 이어 나가다가 지금 잠시 주춤하다. 테슬라의 미래를 두고 낙관론과 비관론이 팽팽하다. 필자는 테슬라 주식을 산 적이 없다. 테슬라의 미래에 대하여 낙관론도 아니고 비관론도 아니다. 다만 '테슬라'라는 회사를 좀 더 다른 측면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테슬라 주가에 대한 비관론자들은 테슬라를 전통의 자동차 회사처럼 판단한다. 테슬라가 도요타나 폭스바겐에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반면 주가가 너무 높다는 것이다. 자동차 회사의 측면에서 본다면 지극히 타당한 지적이다. 테슬라는 자동차를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전통의 자동차 회사들의 축적된 기술과 역사를 따라잡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전통의 자동차 회사들도 얼마든지 전기 자동차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고, 실제 그들이 만들어 낸 전기 자동차들의 품질 수준은 아주 훌륭하다. 판매량만 보더라도 테슬라 자동차의 판매량은 아직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량에 턱없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시가 총액은 이미 전통의 자동차 강자들을 넘어선지 오래다. 그런데 이는 테슬라를 자동차 회사로만 보는 오해에서 비롯된다.

애플이 삼성(삼성의 휴대폰 사업부)처럼 핸드폰을 만드는 회사인가? 애플은 핸드폰 기기에서도 강자이지만 IOS 운영체제로 수익도 막대하다. 마치 삼성 휴대폰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 돈을 버는 구글처럼 말이다. 즉 애플의 휴대폰 사업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두가지로 이루어 졌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은 그 반쪽의 강자 고 구글은 나머지 반쪽의 강자이며, 애플은 두 시장에서 모두 강자인 것이다.

테슬라는 3종류 시장에 참전하고 있다. 하나는 하드웨어 자동차 시장이다. 이 시장에서는 선전하고 있지만 다른 전통의 자동차 회사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고 힘든 싸움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테슬라가 집중하고 있는 것은 다른 두 시장이다. 배터리 시장이다. 배터리 데이라는 행사를 통하여 자사의 슈퍼 전도체 배터리를 발표하기도 했다. 전기 자동차의 핵심 부품 중의 하나인 배터리 기술에 있어서 타사를 압도하는 것이다. 마치 애플이 자사 핸드폰의 비 메모리 반도체를 직접 만드는것과 비슷하다.

또 하나의 시장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이다. 테슬라는 자동차 기종과는 상관없이 자사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탑재하고 싶어한다. 마치 구글 안드로이드가 애플을 제외한 모든 휴대폰에 탑재되는 것과 같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에 있어서도 테슬라의 기술은 월등하다.

이제 다시 테슬라의 주가를 생각해보자. 만약 테슬라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만약 미래에 벤츠에서 훨씬 더 좋은 전기 자동차가 출시되어 세계 점유율 50%를 차지했다. 라는 뉴스를 보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폭스바겐에서 초 고효율 배터리 개발이라는 뉴스를 접하거나 구글에서 가장 진보된 자율주행 시스템 구축이라는 뉴스를 접한다면 슬슬 매도 버튼을 만질 때다.

마찬가지로 머스크는 왜 그토록 화성에 가고 싶어할까? 화성에 가면 돈이 나오나? 아니다 머스크는 그저 로켓 기술을 발전시켜서 인공위성시장과 네트워크 시장(미래의 인터넷은 위성으로 구현)의 강자가 되고 싶을 뿐이다./김준환 폴라리스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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