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대기업, 크라우드 펀딩에 몰리는 이유는?
상태바
식품 대기업, 크라우드 펀딩에 몰리는 이유는?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1년 05월 07일 07시 56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식 데뷔 전 '팬덤 형성' 목적…"소비자 반응 실시간 확인 가능해 긍정적"
롯데칠성 '음료학교' 레크레이션 활동 모습(사진제공=롯데칠성)
롯데칠성 '음료학교' 레크레이션 활동 모습(사진제공=롯데칠성)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롯데칠성 '흑미숭늉차 까늉', 오비맥주 '리너지바'.

이들 제품은 '크라우드 펀딩'에서 소비자들로부터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펀딩은 정식 출시 전 제품을 소개하고 소비자들의 선주문이 모이면 자금을 확보해 생산하는 방식이다. 정가보다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보다 합리적인 세트 구성으로 소비자들의 환심을 산다.

펀딩은 주로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이 이용하는 시스템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입소문'이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 된 지금은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들도 펀딩을 정식 데뷔 전 '팬덤' 형성에 활용하기 시작한 모습이다.

롯데칠성음료는 펀딩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기업 중 하나다.

대표적으로 소비자 참여형 음료 개발 프로젝트 '음료학교'에서 최우수작으로 꼽힌 '흑미숭늉차 까늉'을 들 수 있다.

까늉은 '까만 숭늉차'라는 뜻으로 우리 조상들이 식후에 마시던 숭늉을 언제 어디서나 완제음료(RTD)로 즐길 수 있도록 재해석한 제품이다.

롯데칠성은 까늉 정식 발매 전 사업성 검증을 위해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한 달간 음료학교 홈페이지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다. 까늉은 목표 펀딩 금액을 454.2% 초과 달성했으며 이후 2월 한 달간 롯데마트에서 진행한 테스트 판매에서도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내며 약 72만개가 전량 매진됐다. 이에 힘입어 500mL 제품을 정식 출시했으며 향후 대용량 제품군 확대도 계획하고 있다.

이밖에 롯데칠성은 사내벤처 '프로젝트 간다'에서 아이디어를 낸 '스무디 키트', 스타트업 '바른'과 공동 개발한 구강 항균 건강기능식품 '마시는 클리닝타임 사과향'의 펀딩도 완료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말 푸드 업사이클 스타트업 리하베스트와 함께 만든 '리너지바'를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처음 공개했다.

리너지바는 '카스' 맥주박을 활용한 첫 제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목표 펀딩 금액의 10%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 후원에 사용하기로 해 의미를 더했다. 펀딩에선 더 많이 구매할수록 할인폭을 키워 소비자들을 끌어모았다.

리너지바는 목표 금액의 6332%를 초과 달성하며 당초 약속했던 기부도 완료했다. 오비맥주와 리하베스트는 지난 3월 강남복지재단에 취약계층 아동을 위한 500만원 상당의 문구용품과 리너지바를 기탁했다.

삼양사는 지난 2월 원활한 배변 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성 원료 '차전자피 식이섬유'가 들어있는 '큐원 이너코치'를 와디즈를 통해 선보였다.

롯데푸드도 지난달 30일부터 와디즈에서 식단관리 브랜드 '쉐푸드 세븐데이즈 플랜' 3종의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했다. 정상가 대비 최대 42% 할인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크라우드 펀딩은 사업성과 제품화 가능성에 대한 일차적인 검증 과정"이라며 "제품 출시 전 내부적으로도 다각도로 판단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을 더 면밀히 파악하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초기부터 관심을 모은 제품의 경우 실제 출시된 후 판매가 촉진될 수 있다"며 "정식 데뷔 전 팬덤을 모으는 느낌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