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령의 상생유통] 다시 돌아온 '최저가 전쟁'…납품사 '총알받이' 될까
상태바
[김아령의 상생유통] 다시 돌아온 '최저가 전쟁'…납품사 '총알받이' 될까
  • 김아령 기자 kimar@cstimes.com
  • 기사출고 2021년 05월 04일 07시 51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컨슈머타임스 김아령 기자] 최근 대형마트들이 소셜커머스 등 대형사들을 상대로 한 가격 경쟁을 확대하고 있다. 쿠팡이 무료배송으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자 반(反) 쿠팡 연합인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이 최저가로 맞불을 놓으면서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됐다.

유통업계는 최저가 경쟁을 통해 피해를 보는 가격 출혈도 감수하겠단 것으로 보인다. 10원이라도 더 싸게 판매하는 것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소비자들은 행복의 비명을 지르고 있지만 납품업체들의 표정은 어쩐지 불안한 듯 보인다.

앞서 쿠팡은 기간을 정하지 않고 '로켓배송'을 모든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한다고 선포했다. 이마트는 쿠팡의 선제공격 5일 만에 '최저가 보상제' 카드를 내놓으며 응수했다. 경쟁사 상품 가격보다 더 비싸면 차액을 현금처럼 쓸 수 있는 e머니로 돌려주겠단 것이다.

이에 지지 않고 롯데마트도 맞불을 내놨다. 이마트와 똑같은 제품을 똑같은 가격으로 판매하고, 포인트 적립률도 5배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이커머스가 급부상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하는 대형마트가 반격을 나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도 대부분 가격 경쟁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저가 경쟁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기껏해야 10~100원 정도 싼 터라 거기서 거기라는 얘기다. 게다가 정작 할인이 필요한 고가의 가전제품, 주방용품이 아닌 대부분 가공식품과 생활용품이다. 이 용품들은 대형마트와 이커머스에서의 가격 차가 그리 크지 않다.

대형마트에 물품을 공급하는 납품업체는 최저가 경쟁 부활에 불안해 하고 있다. 소비자 가격 인하분을 누군가는 떠안아야 하는데 그것이 자신들에게 화살로 돌아올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미 10년 전에도 대형마트들은 이른바 10원 전쟁을 치른 바 있다. 과도한 출혈 경쟁과 납품업체의 단가 깎기 등의 부작용이 지적되며 끝났다.

대형 유통업체의 불공정행위는 매년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단가 후려치기, 할인행사 비용 떠넘기기, 판촉비와 인건비 등 종류도 다양하다. 다만 대규모 유통업자와 거래하는 납품업자·매장 임차인들의 최근 1년간 유통거래가 이전의 관행보다 개선됐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개선됐다고 하더라도 그 불씨는 여전히 어딘가에 남아있을 것이다.

유통가의 총성 없는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당장 가격 인하에 따른 매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납품가마저 인하될 가능성이 크다. 대형마트의 최저가 주도권 경쟁 속 납품업체들이 총알받이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