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서 점차 사라지는 일회용품…소비자 '위생 우려'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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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서 점차 사라지는 일회용품…소비자 '위생 우려' 여전
  • 김아령 기자 kimar@cstimes.com
  • 기사출고 2021년 04월 13일 07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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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커힐이 호텔 내 일회용 플라스틱과 비닐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 도입하는 친환경 소재의 포장재(좌측)와 어메니티(우측) /사진=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제공
워커힐이 호텔 내 일회용 플라스틱과 비닐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 도입하는 친환경 소재의 포장재(좌측)와 어메니티(우측) /사진=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제공

[컨슈머타임스 김아령 기자] 전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환경 오염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국내 호텔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환경부의 일회용품 규제에 따라 내년부터 50실 이상 숙박업소에서 일회용 위생용품(어매니티)을 무료로 제공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그동안 소량의 일회용 용기에 선보인 샴푸와 바디워시 등을 대용량 용기에 넣어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업계는 정부 방침에 따라 일회용품 제공 중단에 동참하고는 있지만 고심이 깊다. 다수가 공동 사용하는 대용량 용기가 제공될 경우 위생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이다. 또 특급 호텔 방문 시 '기념품'으로 여겨졌던 일회용품이 사라지면서 고급 브랜드 체험 기회가 없어져 고객 유치 방향도 틀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호텔이 환경부 방침에 따라 비즈니스호텔 브랜드인 롯데시티호텔과 L7호텔에서 사용할 300mℓ 용량의 샴푸 용기를 주문 제작 중이다. 이르면 상반기 늦으면 하반기쯤 도입될 전망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현재 일회용 위생용품 재고 소진이 우선"이라며 "가지고 있는 일회용품을 버릴 수 없어 호텔별로 대용량 용기 적용 시기가 다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구체적인 운영 방향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환경부의 세부적인 지침 내용이 나오지 않아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 호텔은 "모든 일회용품을 대용량으로 바꿀 것인지, 아님 일반적으로 제공되는 비누, 빗 종류만 바꿀 것인지 여러안을 두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워커힐 호텔도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소형 일회용품을 없애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한다. 객실에는 일회용품 대신 대용량 용기를 도입하고, 고객이 체크아웃 후에도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소재의 일회용품을 비치할 계획이다.

포장을 최소화한 생분해성 소재의 슬리퍼로 교체하고, 세탁용 가방을 포함한 객실내 비닐 포장재도 종이·옥수수 전분 재질로 변경한다. 워커힐은 내년 4월까지 친환경 호텔 공식 인증을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또 새롭게 문을 여는 리버파크도 친환경 인증을 받을 계획이다. 이에 호텔 내 일회용 플라스틱과 비닐의 사용을 줄이고 에너지 절감에도 나설 방침이다.

'일회용품 퇴출'은 호텔업계가 오래전부터 다뤄온 문제 중 하나다. 예년부터 특급 호텔들이 종이나 사탕수수로 만든 빨대를 도입하는 등 플라스틱 감축에 나서고 있다. 일회용 위생용품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대용량 용품을 함께 사용함에 있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공용으로 쓰는 용기는 찝찝하다. 그냥 개인지참으로 시책을 바꿔라", "불결하게 남이 쓰던 위생용품을 어떻게 사용하나. 얼마나 오래 비치되어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고 거기에 뭘 집어넣었는지도 모른다", "코로나 시대에 위생용품을 같이 쓰라니 이게 말이 되나"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호텔들은 환경 문제를 생각하면 피할 수 없는 문제라는데 공감하면서도 투숙객 편의는 물론 고급 이미지로 먹고 사는 5성급 호텔에서 일회용 위생용품이 갖는 중요성에 대해 갑론을박이 여전하다. 위생용품을 놓고 소비자와의 격차를 좁히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 호텔 관계자는 "환경부가 규제를 도입하려는 의미는 지향한다"며 "다만 일회용품 제공 중단이 서비스 측에서 무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에 절충안과 고객이 어느정도 수용할 수 있는지 중점이 잘 맞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일회용품 지급이 중단돼 고객들이 많이 아쉬워하는 부분은 사실"이라면서도 "환경보호를 위한 의도로 지급 중단 조치를 설명드리면 대부분 수긍하시는 편이다. 따로 어매니티 정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그것을 구매하는 고객도 늘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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