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돌린 소비자에…국내서 짐 싸는 日 제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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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돌린 소비자에…국내서 짐 싸는 日 제품들
  • 김아령 기자 kimar@cstimes.com
  • 기사출고 2021년 04월 01일 0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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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슈에무라 메인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사진= 슈에무라 메인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컨슈머타임스 김아령 기자] 일본계 기업들이 하나둘씩 국내 시장을 떠나고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로 발발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2년째 지속된 가운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가 더해지면서 실적이 크게 하락한 탓이다.

또한 주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가치 소비' 바람이 불고 있다.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상품·브랜드엔 구매로 지지를 표현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불매운동의로 강력한 의사를 표현한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2019년 한국에 진출한 일본 소비재 기업 31곳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화장품 업종의 매출이 7.3% 감소하는 등 일본 브랜드가 전반적으로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 화장품 기업 로레알 그룹 소속 브랜드 '슈에무라'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지 16년 만에 철수하기로 했다.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매출 하락이 이어진 것이 결정적인 배경으로 알려졌다.

일본 메이크업 아티스트 우에무라 슈가 만든 '슈에무라'는 지난 2004년 로레알 그룹으로 인수됐으며, 2005년 한국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이후 2013년 전 세계 슈에무라 중 한국이 매출 2위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으나 2019년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에 따른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불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슈에무라는 로레알그룹에 속해 있지만 제품 생산은 일본에서 이뤄지고 있다. 

현재 슈에무라는 국내 77개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백화점 35개, 시코르 27개, 올리브영 9개 매장에 입점해 있다. 그러나 국내서 사업을 철수하기로 하면서 올해 9월 말까지 영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일본 브랜드인 DHC도 불매운동 중심에 서 있다. 2019년 자회사 DHC TV 방송에서 '독도는 예로부터 일본 영토다', '일본이 한글을 통일시켜 지금의 한글이 탄생했다' 등의 망언을 했다. 1년 뒤인 지난해 12월 요시다 요시아키 DHC 회장은 홈페이지에 공개한 메시지에서 재일 한국인과 조선인을 비하하는 '존'(조센징)이라는 단어를 써 반일감정이 격화됐다.

DHC는 한 때 국내에서 연매출 470억원을 올린 인기 브랜드로 꼽힌다. 그러나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일면서 올리브영을 비롯해 랄라블라, 롭스 등 H&B 스토어에서 선제적으로 판매를 중단했다. 쿠팡과 11번가, G마켓, 옥션, 위메프, 티몬 등도 현재까지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이후 DHC코리아가 사과문을 올렸지만, 요시다 회장의 지속적인 한국 비하 발언으로 현재 인터파크, 롯데온, G마켓 등 다수 유통 채널에서 제품이 노출되지 않고 있다.

이 외에도 불매 운동으로 인해 카메라 업체 '올림푸스'에 이어 자동차 회사 '닛산'과 '인피니티'가 한국 사업을 철수했다.

불매운동과 내수 불황이 겹치면서 국내 진출 일본 브랜드들이 맥을 못추고 있는 가운데 국내서 짐싸는 일본계 기업들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 국민 10명 중 7명이 불매 운동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을 정도로 일본산 제품의 대체제를 찾는 사회적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올해도 지속되고 있어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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