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SBS ·스카이라이프 '혈투' 김연아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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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SBS ·스카이라이프 '혈투' 김연아는 없었다
  • 김한나 기자 hanna@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05월 06일 0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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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와 KT스카이라이프 간 재송신 대가 분쟁이 10일째를 맞이 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SBS가 스카이라이프에 고화질(HD)채널신호를 끊으면서 해당방송 채널에서는 검은색 배경 화면에 방송 중단을 알리는 안내 문구만 나오고 있다. 스카이라이프가 수도권의 HD 방송에 대해 SBS에 일정 금액의 가입자당 요금(CPS)을 지불하기로 돼 있지만 세부 계약 내용에 대한 입장 차이로 생긴 갈등이 곪아 터진 것이다.

이에 따른 피해 시청자가 수도권에만 120만명을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HD 방송 대신 일반화질(SD) 방송으로 SBS를 시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양사는 "SBS가 조건안을 거부해 최종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스카이라이프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등의 '책임 떠넘기기'만 계속할 뿐 갈등 봉합에는 뒷전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양사가 책임소재를 두고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는 동안 피해는 애꿎은 소비자들에게 돌아갔다.

스카이라이프 가입자들은 지난달 29일부터 열린 김연아 선수의 '2011 ISU 모스크바 세계피계스케이팅선수권대회'도 HD로 감상하지 못했다. 이 경기는 하필 SBS의 독점 중계였고 국민적인 관심이 집중된 경기였던 탓에 피해자들의 아우성도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일 현재까지도 이렇다 할 합의점은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다. 양사가 시청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음을 방증한다.

지상파 방송과 스카이라이프 간 재송신 분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어서 소비자들의 '분노게이지'를 끌어 올린다.

MBC도 지난달 14일 재송신문제와 관련해 HD 송출을 중단하는 파행 끝에 일주일 만에 극적으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에도 가입자 120만명은 협상 테이블 위의 볼모에 불과했다.

소비자들만 억울하게 지방파 방송과 스카이라이프 간 신경전에 등이 터지고 있는 셈이다.

뿔난 소비자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다. 양사의 지루한 밥그릇 싸움을 관망하다 밥그릇을 깨는 것으로 사태에 종지부를 찍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SBS와 스카이라이프가 곱씹어봐야 하는 대목이다.

'피겨퀸' 김연아를 보다 맑고 깨끗한 화면으로 보는 것은 비용을 지불한 시청자들의 정당한 권리다. 어떤 이유로도 훼손돼서는 안 되는 성역(聖域)이다.

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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